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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서울 목동 야구장에서는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1회전 서울 배재고와 광주 제일고 경기. 더그아웃에서 응원 중인 배재고 선수들의 모습.
29일 서울 목동 야구장에서는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1회전 서울 배재고와 광주 제일고 경기. 더그아웃에서 응원 중인 배재고 선수들의 모습. ⓒ 강릉야구tv

지난 6월 29일, 청룡기 고교야구대회 8회초. 광주제일고 야구부 학생들을 겨냥해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데이 콜"이라고 각각 선창한 서울 배재고 학생 2명은 다음과 같은 경위서를 썼다. 이 경위서는 사건 하루 뒤인 지난 6월 30일쯤에 배재고에 낸 것이다.

선창한 학생 모두 "즉흥적으로 나온 구호였다"

"8회 저희팀이 공격일 때... 광주 스타벅스 논란 등이 있어서 상대 팀이 광주제일고인 것을 틈타 그런 파이팅을 가게 되었습니다... 제가 스타벅스 발언을...즉흥적으로 나오게 되었던 거고 저희팀은 일베와 관련이 없습니다."('스타벅스 가야지' 선창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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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초 공격 때 제가 '탱크데이'라고 소리 질렀습니다. 그때는 스타벅스에서 탱크데이 이벤트를 했던 게 기억이 나서이고 5.18 사건과 관련이 있는지 몰랐습니다... 모두 즉흥적으로 가는 파이팅이고, 준비해 오고 그러지는 않습니다."('탱크데이 콜' 선창 학생)

혐오 구호를 선창했던 학생들은 한목소리로 '8회초에 즉흥적으로 했다'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내용은 그동안 관련 기관을 취재한 언론의 보도와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 이런 주장과 엇갈린 경위서를 낸 배재고 학생이 5명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교육청 한 관계자도 <오마이뉴스>에 "해당 구호가 8회초는 물론 그 이전에도 나왔다고 경위서에 적은 학생이 3명 정도인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8회초 전에도 여러 차례에 걸쳐 '스타벅스 가야지'나 '탱크데이'라는 말이 나왔다면, "즉흥적이었다"라는 배재고 일부 학생과 관련 기관의 주장은 사실과 다를 가능성이 있다.

다른 배재고 학생들이 쓴 경위서 내용은 어떤 것일까? 15일, <오마이뉴스>는 서울시교육청이 국회 교육위원회 강경숙 의원(조국혁신당)에게 최근에 보낸 배재고 야구부 학생 36명이 자필로 쓴 경위서 전체를 살펴봤다. 다음은 그 내용이다.

"2회인가 3회쯤에 갑자기 '스타벅스 가야지'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8회 공격 때 '가야지'도 하고...아까 2회 때 파이팅 내고 가서 바로 ○○○형이 '5.18 그 스타벅스 탱크' 이렇게 띄엄띄엄 들어서 유추만 하다가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넘어갔습니다."(배재고 야구부 학생1)

"경기 시작하고 얼마 안 돼서 우리 팀 더그아웃(선수 대기석)에서 '스타벅스'와 '탱크'라는 단어들이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 8회에 팀의 분위기를 올리려고 그 해서는 안 되는 발언을 했다."(배재고 야구부 학생2)

"목동구장에서 8회와 4회 때 파이팅을 갔다. 저도 그때는 '스타벅스'라는 파이팅이 뭔지 모르고 따라갔다."(배재고 야구부 학생3)

"경기 중반쯤에 ○○○이 파이팅을 '저기 스타벅스 빵야'라는 파이팅을 가서, 가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서 8회에 '스타벅스 가야지'라고 선창을 가서 애들이 다 같이 후창을 갔다."(배재고 야구부 학생4)

"6월 29일 (오전) 11시 30분경에 더그아웃에서 선창하는 사람의 말을 따라 하는 응원을 했는데 ○○○가 '스타벅스 가야지'라고 말해서 그 말을 따라 응원했다. 이후 6~7회에 접어들었을 때 ○○○가 '저기, 저기 스타벅스 빵야 빵야 빵야'라는 응원을 했다."(배재고 야구부 학생5)

*위에 '○○○' 표기한 인물은 배재고 쪽에서 이름을 가린 것이라, 같은 학생일 수도 있고, 다른 학생일 수도 있음.

이 경위서 내용을 분석해 보면, 배재고 야구부 학생 36명 가운데 5명은 8회초 '스타벅스 가야지' 발언 이전에도 관련 선창 또는 구호가 있었다고 거의 비슷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더구나 2명의 학생은 각각 "스타벅스 빵야"라는 구호도 외쳤다고 증언했다. 이 구호 형식은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것이다.

복수의 학생은 '스타벅스' 얘기가 나왔을 때 "더 이상 사용하지 말라"라고 서로 말린 정황도 경위서에 적어놓았다. 이런 점을 종합해 봤을 때,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은 그동안 알려진 8회초 전에도 "스타벅스 가야지" 또는 "스타벅스 빵야"란 구호를 외쳤을 가능성이 있다. "8회초에 즉흥적으로 나온 구호"가 아닐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또한 이 과정에서 서로 말리는 목소리도 나왔기 때문에, '스타벅스와 5.18이 관련 있는 줄 전혀 몰랐다'라는 주장 자체도 신빙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서울교육청도 "3명의 배재고 학생이 '8회초 전에도 스타벅스 구호' 내용 적어"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6월 30일 배재고 조사 뒤 만든 '확인된 사실 관계' 문서.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6월 30일 배재고 조사 뒤 만든 '확인된 사실 관계' 문서. ⓒ 서울시교육청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에 "우리가 파악한 바로는 배재고 야구부 학생 3명이 8회초 전에도 '스타벅스 구호'를 외쳤다는 경위서를 쓴 것은 맞지만, 이들의 글 내용과 형식이 정확하지 않아 신빙성이 떨어진다"라면서 "당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한 추가 조사 여부에 대해서는 내부 검토 중이다. 원래 교육청이 학생들까지 조사하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사건 발생 하루 뒤인 지난 6월 30일, 배재고에 직원 3명을 보내 장학지도(조사)에 나섰지만, 조사한 시간이 1시간 40분에 그친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더구나 서울교육청은 조사 과정에서 배재고 책임자인 이 학교 교장도 사건 당사자인 야구부 학생들도 만나지 않았다. (관련 기사: [단독] 서울교육청, 배재고 '1시간 40분 조사' 뒤 면죄부? https://omn.kr/2j1y9)

#배재고#518혐오#경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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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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