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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년 2월 2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서 나희석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 부장검사가 서민경제 교란사범 집중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6년 2월 2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서 나희석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 부장검사가 서민경제 교란사범 집중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이정환

사조동아원 ○○○ : "저기 삼화, 대선, 한탑, 이 XX들은 진짜 열받아."
대한제분 ○○○ : "대가리 XXX 짱박히고 앉아 가지고 공짜로 받아 X먹고."

14일 열린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류지미 판사) 공판 과정에서 공개된 '갑'들의 통화 녹음 내용이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대선제분과 한탑 측은 이날 공판에서 "사조동아원·대한제분·CJ제일제당 등 주요 제분사들 주도로 이뤄진 합의 내용을 일방적으로 통보받았다"면서 "담합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지난 2월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나희석 부장검사)는 6조 원 규모의 밀가루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사조동아원, 대한제분, 삼양사, 대선제분, 삼화제분, 한탑 등 제분사 6곳과 이 회사들의 전·현직 대표와 임원 등 20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CJ제일제당은 리니언시(자진신고 감면제도)를 적용 받아 검찰 기소대상에서는 제외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들 6개 업체와 CJ제일제당에 대한 총 6710억 원의 과징금 부과 사실을 지난 5월 밝힌 바 있다.

대선제분 "농심은 메이저 3사와 우선 협상", 한탑 "우린 꼴찌 중에 꼴찌"

 사진은 지난 2월 20일 서울 한 대형마트 밀가루 판매대 모습.
사진은 지난 2월 20일 서울 한 대형마트 밀가루 판매대 모습. ⓒ 연합뉴스

6월 11일 열린 첫 공판에서 "대형업체들이 정한 합의 내용을 전달받았을 뿐 직접 가담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던 대선제분과 한탑 측은, 이날 2차 공판에서는 PT 방식의 변론을 통해 자신들의 입장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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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변론에 나선 대선제분 측은 "(라면·음료제조업체) (주)팔도에 대한 공급가격 담합은 인정하며 깊이 반성한다"면서도 "다른 담합 합의 경우는 대형 제분사들 주도로 성립됐고, 합의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다"는 종전 입장을 되풀이했다.

대선제분 측은 "제분시장에서는 대형 제분사들과 농심 사이에 이뤄진 공급 가격이 B2B거래(기업 간 거래)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며 "농심은 메이저 3사와 우선 협상을 한다. 마이너사는 독립된 협상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선제분 측은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가장 낮은 가격으로 공격적으로 경쟁한 회사"라고 강조했다.

한탑 측은 "꼴찌 중에 꼴찌 사업자"라는 표현을 써가며 "단독으로 공급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없는 회사"라는 점을 부각했다. 한탑 측은 "외형적으로 공급가격이 비슷한 추세였다는 것만으로 담합이라고 볼 수 없다"며 "대형 제분사들 합의에 동의하겠다거나 수용하겠다고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한탑 측은 팔도에 대한 담합은 일부 인정하면서도 "내부 원가 분석을 통해 독자적으로 가격을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이들 업체의 입장은 앞서 열린 첫 공판에서 공소 사실을 대부분 인정했던 사조동아원·대한제분·삼양사 등과는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이다.

사조동아원 임원 "삼화, 대선, 한탑, 이 XX들은 진짜 열받아"
 지난 5월 20일 공정거래위원회는 '7개 제분사 밀가루 담합 적발 제재' 보도자료를 통해 사조동아원 ○○○과 대한제분 ○○○의 2021년 7월 26일 통화 녹음 내용 등을 공개했다.
지난 5월 20일 공정거래위원회는 '7개 제분사 밀가루 담합 적발 제재' 보도자료를 통해 사조동아원 ○○○과 대한제분 ○○○의 2021년 7월 26일 통화 녹음 내용 등을 공개했다. ⓒ 공정거래위원회

그래서 이날 공판에서 특히 눈길을 끌었던 것은 PT 과정에서 소개된 사조동아원·대한제분·CJ제일제당 소속 전·현직 임원들의 검찰진술조서나 공정거래위원회 진술확인서 내용이었다.

대선제분 측은 소속 임원의 공정위 진술 확인서를 근거로 자사 대표가 대형 제분사들의 합의 내용을 전해듣고 "우리가 호구냐"고 화를 냈다고 전하는가 하면, "마이너사를 합의 상대로 인식하지 않고 프리라이더(무임승차자) 정도로 본 것"이라며 사조동아원 임원 ○○○과 대한제분 임원 ○○○의 2021년 7월 26일 통화 녹취 내용 일부도 언급했다. 해당 내용은 다음과 같다.

대한제분 ○○○ : "최대 수혜자는 사조네."

사조동아원 ○○○ : "왜 사조예요?"

대한제분 ○○○ : "양이 제일 많으니까 최대 수혜자 사조고, 공짜로 먹는 XX들은 다 다수 있고 완전히 그냥..."

사조동아원 ○○○ : "저기 삼화, 대선, 한탑, 이 XX들은 진짜 열받아."

대한제분 ○○○ : "대가리 XXX 짱박히고 앉아 가지고 공짜로 받아 X먹고."

해당 녹취는 공정위가 지난 5월 보도자료를 통해 "삼화제분, 대선제분, 한탑 등 하위 3사들이 대한제분, 사조동아원, CJ제일제당 등 상위 3사들이 먼저 가격 인상을 합의하면 이에 편승하여 손쉽게 가격 인상을 실행하는 등 수익을 극대화"한 근거로 밝힌 내용이기도 했다. 대선제분 측은 이 녹취를 대형 제분사들의 일방적인 통보를 보여주는 상황으로 제시한 셈이다.

사조동아원·삼양사 측 진술에 의문 제기한 한탑

한편 한탑 측은 PT 변론 과정에서 사조동아원 임원과 삼양사 전 대표 진술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한탑 측 대리인은 삼양사 전 대표의 자필 진술서에 "'검찰과 공정위에 감면 신청을 했다. 성실한 협조를 하고 있다'는 내용이 있다"면서 "이는 (삼양사가) 설탕 담합 사건과 전분당 담합 사건에 대해서도 조사받고 있는 상황에서 조사기관에 협조적으로 진술해야만 살 수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한탑 측은 "사조동아원 ○○○씨의 경우 합의안 전달 사실을 처음에 부인했다가 나중에 번복했다"면서 "적극적으로 검찰 수사에 협조할 수밖에 없었다. 추후 증인신문 과정에서 밝혀져야 할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다음 공판에서는 한탑 측이 지목한 사조동아원 ○○○씨의 증인 신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밀가루담합#대선제분#한탑#사조동아원#CJ제일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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