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7.14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https://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26/0714/IE003647114_STD.jpg)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7.14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 연합뉴스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3.0%로 대폭 올렸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세계적인 반도체 호황에 따라 잠재성장률도 3%, 수출은 세계 4강, 1인당 국민소득 5만 달러 시대를 열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이른바 '3·4·5 비전'이다.
대신 반도체에 집중된 성장세가 경제 전반에 확산되지 않을 경우 중소기업 등 산업과 지역, 계층 간 양극화가 오히려 심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를 위해 청년,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 모두의 성장을 추진하고, 금융과 공공, 재정, 세제 등으로 구조 혁신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정부는 14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을 보고했다. 정부가 내건 구호는'3·4·5 비전'이다. 장기적으로 잠재성장률을 3%대로 끌어올리고, 한국을 세계 4대 수출국으로 도약시키며, 국민소득 5만 달러 시대를 앞당기겠다는 것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13일 언론사 경제부장단 간담회 자리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이 굉장히 좋고, 1~5월 경상수지 흑자가 이미 작년 연간 흑자를 넘어섰다"며 "이런 추세를 감안해 성장률3%를 꼭 달성해보자는 목표를 세웠고, 수출 4강과 소득 5만불까지 묶어 3·4·5라는 목표치를 설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임기 내에는 3·4·5가 달성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도전성과 실현 가능성을 함께 고려해 제시한 목표"라고 강조했다.
30년 만에 가장 높은 경상GDP 성장률… 3% 성장, 세계 4위 수출국, 5만 국민소득 목표
실제로 정부 통계치를 보면,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보다 1.8%, 전년 같은 기간보다3.8% 성장했다. 지난 4월 기준으로 한국 수출액 순위는 일본과 이탈리아를 제치고 세계 7위에서 5위로 올라섰다. 5월까지 경상수지 흑자도 1413억 달러로, 지난해 연간 흑자 1231억 달러를 이미 넘어섰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해 실질 GDP 성장률 전망을 당초 2.0%에서 3.0%로 1.0%포인트 높였다.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교역조건이 개선되면서 경상 GDP 성장률은 12.3%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1996년 이후 3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는 기존 전망 1350억 달러의 두 배가 넘는 2900억 달러로 제시했다. 통관 기준 수출 증가율은 4.2%에서 40.0%로 상향했다. 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중동전쟁 이후 유가 상승 등을 반영해 2.1%에서 2.6%로 높였다. 취업자 증가 폭은 건설업 부진과 4~5월 고용 둔화를 고려해 기존 16만 명에서15만 명으로 낮췄다.
정부는 올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4만 달러에 이르고, 높은 경상성장률이 이어지면 중장기적으로 5만 달러 진입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도 명목 GDP 증가와 세수 개선에 힘입어 50.6%에서 47.0%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물가·환율·금리 '3고' 관리… 공급망과 에너지 자립 강화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6 하반기 경제성장전략 당정협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남소연
이날 공개된 정부의 하반기 경제성장 전략은 크게 세 가지다. 하나는 거시경제의 안정적 운영과 공급망, 에너지 자립이다. 둘째는 글로벌 초격차 성장동력을 육성하고 지방 주도 성장이다. 마지막으로 양극화 해소와 구조개혁 등이다.
우선 경제 안전망을 위해 경제 부처와 기관중심의 회의체가 만들어진다. 기존 F4(재정경제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와 함께 산업통상부, 국토교통부 등도 참여한다. 또 하반기에 공공기관의 투자도 늘리고, 정책금융도 638조 4000억 원으로 약 5조 원 확대한다. 반도체 호황으로 발생하는 추가 세수는 청년과 차세대 성장산업, 지방, 교육 등에 투입하기 위해 '미래대응기금'도 신설된다.
생활물가는 농축수산물 전 품목을 대상으로 최대 규모의 할인행사를 추진한다. 이를 위해 예산 3500억 원을 추가 투입하고, 기존 명절 중심으로 발행하던 20% 할인 농산물상품권은 7월부터 11월까지 매달 200억 원 규모로 발행한다. 계란과 돼지고기, 고등어, 오징어 등 가격 불안 품목도 납품단가 지원과 수입 등을 늘린다. 하반기 전기·가스 등 중앙 공공요금은 동결하고, 지방 공공요금도 인상 시기를 늦추거나 분산하도록 지방정부와 협의하기로 했다. 매점매석과 반복 담합에는 과징금과 영업정지, 등록·허가 취소 등을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공급망 정책은 원유와 나프타, 요소, 브롬, 헬륨 등 특정 국가나 지역에 대한 수입 의존도를 낮춘다. 또 핵심 광물과 소재의 수입선을 다변화하고 비축도 늘리고, 재생에너지 확산과 에너지 효율 개선을 통해'K-공급망·에너지 자립'을 추진한다.
반도체·AI·바이오 집중 육성… '수출 4강' 도전
두 번째 성장 전략은 반도체 호황을 새로운 산업 성장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정부는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를 국가 차원의 3대 메가프로젝트로 추진한다. 서남권에 반도체 생산시설 4기를 새로 짓는 800조 원 규모의 프로젝트와 550조 원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 등도 포함됐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첨단 공정과 소재·부품·장비 경쟁력을 높이고, 전력과 용수, 도로 등 기반시설도 신속 공급하기로 했다. AI는 소버린 AI와 산업별 AI 전환, AI 공장 확산 등을 중심으로 지원한다. 로봇과 자율주행, 제조업을 결합한 피지컬 AI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한다. 제약·바이오는 세계 5강 진입을 목표로 내세웠다. AI를 활용해 신약 개발 기간을 줄이고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올해 4분기 마련한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 '중소·벤처기업 2030 글로벌화 수출 성장전략'을 통해 기업 발굴부터 현지 진출, 금융·보험까지 수출 전 과정을 지원한다. K-콘텐츠와 식품, 화장품, 방산, 원전, 조선, 바이오 등 경쟁력이 높은 품목도 국가별 맞춤형 지원을 강화한다. 정부는 현재 세계 5위 수준인 수출 규모를 장기적으로 세계 4위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또 지역별 주력산업과 대학, 연구기관, 기업을 연결하고, 지방 경제의 독자적인 성장동력을 만들기로 했다. 수도권 기업의 지방 이전과 지방 투자에 대한 세제·재정 지원을 확대하고, 지역별 AI·에너지·바이오·제조업 프로젝트도 추진한다. 지역에서 일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의료와 교육, 교통, 문화 등 정주 여건도 함께 개선한다. 인구감소지역에는 아동수당과 주거·생활 지원을 차등 확대하고, 지방정부가 산업과 재정정책을 보다 주도적으로 설계할 수 있도록 권한 이양도 추진할 방침이다.
청년·중소기업·취약계층에 성장 성과 확산... 양극화 해소와 구조개혁
마지막으로 양극화 해소와 구조개혁이다. 정부는 AI 확산으로 생산성이 높아지는 한편, 사무직과 반복 업무 중심으로 일자리가 빠르게 재편될 가능성에 대비하기로 했다. 직업훈련과 전직 지원을 강화하고, 청년이 AI와 첨단산업 분야에서 취업·창업할 수 있도록 교육과 금융지원을 확대한다.
청년미래적금 등 자산 형성 지원을 이어가고 주거·취업·창업 지원을 묶은 청년 대책도 마련한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는 정책금융과 채무조정, 재기 지원을 확대한다. 경영난을 겪는 소상공인이 폐업 이후 취업이나 재창업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전환 지원도 강화한다.
노동시장에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임금·복지 격차를 줄이는 방안을 추진한다. 고령층에는 노령연금 감액 축소와 주택연금 개선 등 다층적인 노후소득 보장 체계를 강화한다.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도 주요 구조개혁 과제다. 가계와 부동산에 집중된 자금을 첨단산업과 벤처, 지역기업으로 돌리고 국민성장펀드의 투자를 확대한다. 지난해 12월 출범한 국민성장펀드는 소버린 AI와 차세대 바이오·백신 설비 등에 현재까지 14조 6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승인했다.
구윤철 부총리는 "반도체 호황으로 높아진 성장률과 수출 실적을 경제구조 개혁의 기회로 활용할 것"이라며"'지금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성장 경로가 결정되기 때문에 지금이 구조개혁의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