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7월 8일 터키 앙카라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 당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며 이란의 해상을 다시 봉쇄하겠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각)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이 있건 없건 개방되어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란 선박이나 이란의 고객들이 출항하거나 입항하는 것만 '이란 봉쇄'를 재개한다"라며 "다른 모든 국가는 호르무즈 해협을 공정하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중순 이란과 종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해제했던 대이란 해상 봉쇄를 재개한다는 것이다. 당시 미국은 이 봉쇄를 통해 이란이 석유 판매로 얻던 하루 5억 달러의 수입을 차단할 수 있었다고 말한 바 있다.
트럼프 "미국이 호르무즈 수호자... 비용 받아야"
트럼프 대통령은 아울러 "미국은 앞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수호자'로 불리게 될 것"이라며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불안정한 지역의 안전과 안보를 제공하는 데 필요한 모든 비용을 모든 화물 운송에 20%의 요율을 적용해 보상받겠다. 관련 절차와 체계 구축은 즉시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의 민간 선박에 대한 공격을 막아주는 대가로 돈을 받아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어떻게 안전을 제공하는지, 20%의 요율이 어떻게 산정되는 것인지 등 구체적인 방안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우리는 그동안 무상으로 해협을 지켰지만, 이제부터는 그 대가로 엄청난 돈을 받을 것"이라며 "이제 우리가 호르무즈 해협을 장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전날에도 이란과 11시간 동안 협상을 치른 끝에 모든 것이 합의됐다고 봤지만, 이란 협상단이 일부 내용을 수정하겠다는 입장을 바꿨다면서 "우리는 이란과 종전에 합의했고, 이미 합의가 완료됐는데 그들이 파기했다"라며 "이란은 수십 년간 약속을 어겨왔다"라고 이번 사태의 책임이 이란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란은 47년간 미국 대통령들을 이용해 왔다. 모든 대통령이 이용당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그들은 점점 더 강력해졌다"라며 "내가 한 일을 47년 전에 해야 했다"라고 강조했다.
유엔 국제해사기구 "해협 통행료, 법적 근거 없어"
그러나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상선에 통행료를 부과하는 것을 비난하던 미국이 안전 보장을 내세워 자신들이 돈을 받겠다고 나선 것에 국제사회가 동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CNN방송은 "미국의 많은 동맹국들이 호르무즈 해협 통과에 비용을 지불하는 것에 난색을 표할 것"이라며 "지난 2월 미국이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기 전에는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데 어떤 제약도 없었다는 불만이 나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이는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의 최근 발언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라며 "공화당 일각에서도 이란과의 전쟁으로 얻는 것이 무엇인지 의문을 제기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을 난처하게 만들 수 있다"라고 전했다.
루비오 장관은 이달 초 기자들에게 "어떤 나라도 국제 수로에서 통행료나 요금을 부과할 수 없다"라며 "호르무즈 해협도 마찬가지이며, 그것이 현행 국제법"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와 관련해 "더 자세한 내용을 기다리고 있다"면서도 "국제 항해에 있어 해협 통과 통행료를 부과하는 것에 단호히 반대한다는 우리의 입장을 일관되다"라며 "해협을 통과한다는 이유만으로 의무적인 통행료를 부과할 법적 근거는 없다"라고 못 박았다.
한편, 미군은 이날 이란의 잠수함과 함정 정비 시설을 타격하면서 처음으로 공격용 해상 드론을 작전에 투입했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성명을 통해 "다수의 일방향 공격 드론을 동원해 이란의 잠수함 및 함정 정비 시설을 성공적으로 타격했다"라며 "이는 미군이 전투 작전에 해상 돈을 배치한 첫 사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작전은 이란이 상선을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약화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