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13일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첨단산업 전력·용수 공급 인프라 혁신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정부가 신규 원자력발전소와 소형모듈원자로(SMR) 추가 건설 방안을 공식화 했다. 용인·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첨단산업 육성에 따른 급격한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아울러 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원전을 포함한 전력 공급 기반을 확충하는 이른바 '에너지 믹스' 전략을 본격화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1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첨단산업 전력·용수 공급을 위한 인프라 혁신전략'을 발표하면서 "신규 원전과 소형 모듈 원자로(SMR) 도입 여부를 전문가 의견과 국민 공론화 과정을 거쳐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김 장관은 "용인과 호남 반도체 산단, 그리고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확정적으로 늘어날 전기 수요만 약 30GW(기가와트)이고, 잠재 수요까지 합하면 40GW가 넘는다"며 "여기에 내연차의 전기차 전환 등을 더하면 2040년까지 약 50GW 이상의 전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다"고 했다.
정부는 이미 11차 전기본 계획에 대형 원전 2기와 SMR 1기 건설 계획을 담았지만, 첨단산업 전력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하면서 추가 원전 건설 가능성까지 공식 의제로 올린 것이다.
다만 정부는 원전 확대와 함께 재생에너지 보급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장관은 "내년에는 햇빛소득마을 태양광을 본격화하고 공장 지붕 태양광도 의무화하겠다"며 "그동안 사용 후 남는 전기를 상계 처리했던 가정용 태양광은 현금 정산으로 바꿔서 이른바 '개인별 햇빛소득연금'으로 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내연차의 전기차 전환 속도도 더 높이겠다. 신규 법인 차량의 손비 처리 기준을 내연차와 차등화하고 전기 전환 지원금 신설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첨단산업의 또 다른 핵심 기반시설인 용수 공급 대책도 제시했다. 김 장관은 "용인과 호남 반도체 산단에는 하루 약 200만t의 물이 추가로 필요하고 신규 산업 수요까지 고려하면 100만t 이상이 더 필요하다"며 "동복댐 증설 등 새로운 물그릇을 만들고, 발전용·농업용 등으로 나뉜 댐을 통합해 다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기능을 고도화하겠다"고 말했다. 또 광역상수도 전면 정비와 하수처리수의 산업용수 재이용 확대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전기요금 체계 개편 필요성도 공개적으로 논의됐다.

▲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의 답변을 듣고 있다. ⓒ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김 장관의 보고를 받은 뒤 "물가 부담이나 국민의 소득 문제가 없다면 사실 가정용 전기 요금을 조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전기요금 체계를 좀 바꿔야 한다. 전력이 남아도는 시간에 싸게, 피크 타임으로 부족할 때는 비싸게"라고 짚었다.
이에 김 장관은 산업용 전기요금은 이미 시간대별 요금제로 전환됐지만 가정용은 기존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보통 산업용 전기 요금이 더 싸고, 가정용 전기 요금이 비싼 게 세계적인 추세다. 왜냐하면 기업은 국제 경쟁력을 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우리의 산업용 전기 요금이 킬로와트(KW)당 180원이고, 중국이 120원대"라고 말했다. 또 가정용 전기 요금은 "150~160원"이라면서 "산업이 훨씬 비싼 전기 요금을 물고 있어서 국제 경쟁력을 하는 철강이나 석유화학이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가정용 시간대별 차등요금제 도입과 관련해 김 장관은 "제주에서 시작해 전국으로 확대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취약계층 보호 방안도 함께 주문했다. 그는 "전기 요금을 전면적으로, 가정용을 올린다고 하면, 전기 요금 체계 자체에는 누가 고소득자인지, 저소득자인지 알 수 없다"면서 "결국 (저소득층에는) 바우처 제도를 도입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연간 약 8000억 원 규모인 전기요금 바우처 예산에서는 "너무 적다. 나중에 한 번 정책 토론을 해봐야 할 것 같다"고 관련 예산 확대 필요성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