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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세진 작가의 디카시 디카에세이 강연 글쓰기 동아리 회원 20여 명의 열기가 가득하다
천세진 작가의 디카시 디카에세이 강연글쓰기 동아리 회원 20여 명의 열기가 가득하다 ⓒ 박향숙

시가 사진을 만난다면 또는 사진이 시를 만난다면... 새로운 문학장르로 떠오른 '디카시와 디카에세이'를 공부하는 마당이 지난 10일 군산책방 봄날의산책에서 열렸다. 천세진 작가(문화비평가이자 시인)가 들려주는 인문학 강좌에서 '디카시와 디카에세이의 미학'이라는 주제의 강연이었다. 이날 참여한 사람들은 '디카시와 에세이 쓰기'를 자발적으로 하는 동아리 회원들이기도 하다.

"사진 속에 담겨야 할 본질은 시간, 공간, 인간의 관계망 입니다. 이 세 가지 요소와 사진을 찍는 내 존재가 서로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연관성이 있어야 합니다. 또한 사진을 멀리 있는 대단한 풍경이나 인물을 담고 서사적인 글을 쓰기보다는 가까운 풍경, 내 주변의 사물 하나하나에서 구체적이고 사실적인 이야기를 발견해 내는 일이 중요합니다."

올해 출간하고 싶은 글집의 장르를 디카에세이로 결정하면서, 사진과 에세이를 어떻게 표현하면 좋은지를 배우고 싶었다. 군산을 주제로, 특히 책방과 주변의 장소, 만나는 사람들, 책방지기 4년 동안 담긴 작은 이야기들을 사진을 통해 에세이로 쓰고 싶은 계획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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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디카시공모전을 경험하면서 디카시가 단순히 사진을 묘사하는 것이 아님을 배웠는데, 디카에세이 역시도 사진이라는 이미지를 어떻게 하면 문학 속으로 끌고 들어와서 상관성을 맺어야 하는가가 공부할 내용이었다. 특히 사진을 찍고자 하는 대상을 선택할 때 제시된 기준점은 큰 도움이 되었다.

- 강렬한 사진은 아무리 좋은 글이라도 글의 진실을 가둘 수 있으니 평범한 배경사진이 좋다.
- 의도적, 인위적인 정물 배치(작위)를 피하고, 사물이나 인간의 삶이 담긴 순간을 포착한다.
- 자신이 진심으로 애착을 느끼는 대상을 선택한다. (예: 최민식 작가의 부산 자갈치시장)
- 정지된 정물화보다는 살아 움직이는 듯한 생동감(동물화-動物化)을 부여한다.

글을 쓸 때 가장 고민 되는 것 중 하나가 '제목달기'다. 사진이 글과 함께 제시되다 보니, 사진 설명식 제목이 아닌 그 너머에 있는 글의 중심에 부합하는 제목을 정하기는 여간 쉽지 않다. 어떤 글이든지 제목은 문패이면서 동시에 글 전체를 나타내는 강력한 상징이기에 좋은 제목을 붙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명사형, 그것도 추상이 가미된 제목보다는 가급적이면 동사를 기반으로 한 제목짓기에 공감했다.

디카시-경로당부르스(강리원회원) 생을 또 다른 생을 부르는 이치를 꽈리열매를 통해 보여준 회원의 눈길이 아련하다
디카시-경로당부르스(강리원회원)생을 또 다른 생을 부르는 이치를 꽈리열매를 통해 보여준 회원의 눈길이 아련하다 ⓒ 박향숙

디카시를 스스로 공부하고 있는 동아리 회원들이라서 그런지 강사의 설명이 바로 흡수되고 적용되는 체감도가 매우 높았다. 진짜 바위가 아닌 플라스틱 조형물인 바위의 구멍을 보고 제시한 <내부 고발자-고미경 회원>, 다 여문 꽈리열매 한쌍을 표현한 <경로당부르스-강리원 회원>, 풀잎을 오르는 거미의 모습은 <가면놀이-박정희 회원>, 어느 봄날 새벽시장 길거리 채소바구니를 표현한 <봄값-전재복 회원> 등은 제목의 신선함이 좋다라는 평가가 있었다.

디카시작품-내부고발자(고미경회원) 가짜 바위로 진짜와 가짜의 경계를 보여준 회원의 눈초리가 매섭다
디카시작품-내부고발자(고미경회원)가짜 바위로 진짜와 가짜의 경계를 보여준 회원의 눈초리가 매섭다 ⓒ 박향숙

디카시와 디카에세이가 아무리 새로운 장르라 해도 문학의 본질을 보이고자 하는 점에서는 동일할 것이다. "문학이란 결국 살아내는 나의 이야기를 쓰는 것이며 내 존재가 세상의 다른 것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다"라는 강사의 말에 동의한다. 글쓰기에 천부적으로 타고난 사람일지라도 자기의 이야기가 없는 글은 바람 부는 날 떨어진 풋감처럼 떫은 맛과 모양을 보여줄 뿐이다.

길거리 자전거포에 서 있는 대여용 자전거들이 찾아온 사람들과 주고받는 이야기를 사진에 담은 이순화 회원의 글은 그 자신이 살아온 삶의 진실이 묻어나서 좋았다. 좋은 사진 찍으러 멀리 나가지 않았어도, 어려운 표현 하나 없이도 자신 내면의 이야기를 유추할 수 있다는 평가였다.

형식상 5줄 이내의 행으로 시를 마무리 해야 한다는 디카시와는 달리, 디카에세이는 글 쓸 공간이 좀 더 여유로워서 내가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글 형식이다. 내가 제출한 작품은 얼마 전 감자수확을 할 때 포착했던 씨감자 모습이었다. 나도 한번 디카시 형식으로 글을 써볼까 시도했지만 감수성과 압축성을 동시에 요구하는 '시 짓기'에는 용기가 나지 않았다.

씨감자(엄마감자)를 위로하는 달팽이 디카에세이의 주제로 어린감자들을 내보낸 씨감자의 한 생을 표현했다
씨감자(엄마감자)를 위로하는 달팽이디카에세이의 주제로 어린감자들을 내보낸 씨감자의 한 생을 표현했다 ⓒ 박향숙

지난 4월 말에 심었던 씨감자 한 알이 두 달여 시간을 지나오면서 땅속에서 뻗어 나간 줄기가 아기를 수유하는 엄마의 탯줄처럼 보였다. 씨감자 역시도 어린 감자들을 수유하고, 이내 세상 밖으로 나서게 한 그 역경의 모습은 우리를 키우면서 치열하게 살아온 친정엄마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게다가 어느 어린 감자는 아직도 엄마 젖을 빠는 듯한 모습으로 씨감자 줄기에 달라 붙어 있었는데 둘의 이별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때마침 딱딱하게 주름진 씨감자 등껍질 위로 올라오는 달팽이 한 마리에 내가 투사되어, 그의 노고를 위로하고 감싸주고 싶기도 해서 짧은 에세이 형식의 글을 쓰고 사진을 덧붙였다. 나의 첫 '디카에세이'작품 <엄마감자>를 제출했다.

"글집을 만들 때는 개별 작품의 완벽함에 집착하기보다 전체를 관통하는 내적 사유와 자신만의 철학이 드러나야 합니다. 또한 상상력과 감각, 사유의 배치가 균형을 이루어야 하며, 사물이 가진 갇힌 물성에 매몰되지 않고 그것이 상징의 도움을 받아 어떻게 확장되는지 드러내야 합니다"라고 강사는 말했지만 사실 이 말이 완벽히 이해하기 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러나 이왕 시작한 공부이니, 한 단계씩 배우며 글을 써보자는 회원들이 응원 속에서 신선한 경험의 시간이었다. 최소한 사진을 활용한 시나 에세이를 쓸 때는 모든 시각적 감각과 이미지를 사진에 온전히 맡기고, 글로 사진의 내용을 그대로 설명하거나 중복해서 간섭하지 말고, 사진에서 출발하여 바깥으로 흘러나가는 자기 이야기를 써야 한다는 점을 기억한다.

#디카시#디카에세이#군산인문학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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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과 희망은 어디에서 올까요. 무지개 너머에서 올까요. 오는 것이 아니라 '있는 것'임을 알아요. 그것도 바로 내 안에. 내 몸과 오감이 부딪히는 곳곳에 있어요. 비록 여리더라도 한줄기 햇빛이 있는 곳. 작지만 정의의 씨앗이 움트기 하는 곳. 언제라도 부당함을 소리칠 수 있는 곳. 그곳에서 일상이 주는 행복과 희망 얘기를 공유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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