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뉴욕의 '뉴욕타임스 빌딩' 전경. ⓒ 윤현
미국 법무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새 전용기(에어포스원)의 보안 우려를 보도한 뉴욕타임스(NYT) 기자들에게 연방 대배심 출석을 요구하는 소환장을 발부했다.
NYT는 11일(현지시각) 자사 기자들이 오는 15일 연방 대배심 출석을 요구하는 소환장을 법무부로부터 받았다고 밝혔다.
소환장을 발부한 제이 클레이턴 뉴욕 맨해튼 연방 지검장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신임 국가정보국(DNI) 국장으로 지명한 인물이다.
일부 기자들은 직접 집으로 찾아온 연방 요원들로부터 소환장을 전달받았고, 소환장에는 구체적인 내용 없이 '연방 형법 위반 혐의'가 소환 이유로 적혀 있었다고 NYT는 전했다.
NYT "새 에어포스원, 보안 능력 부족"... FBI "기사 보류해달라"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튀르키예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 후 귀국하면서 카타르로부터 기증받은 새 에어포스원(보잉 747-8) 대신 옛 에어포스원을 이용한다고 공지했다.
이와 관련해 NYT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새 에어포스원의 첨단 미사일 방어 능력 등 보안 능력이 구형에 비해 부족했기 때문이며, 트럼프 대통령이 경호국의 권유에 따라 옛 에어포스원에 탑승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앞서 미 연방수사국(FBI) 고위 당국자가 NYT에 국가안보를 이유로 기사 게재를 보류하고, 정보 출처 공개도 요구했으나 NYT는 거부했다.
NYT 변호인은 "연방 요원들이 기자들의 집 앞에 나타난 것은 헌법과 헌법이 보장하는 언론의 자유를 믿는 모든 미국인의 양심에 충격을 준다"라며 "정부의 불투명한 운영을 감시하는 언론의 역할을 위축시키려는 뻔뻔한 시도"라고 항의했다.
또한 "우리 기자들은 사실을 보도하고 미국 국민이 정부 운영 방식과 납세자의 세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알 권리를 옹호한다"라고 밝혔다.
언론계 반발... "트럼프, 역사상 유례 없는 언론 탄압"
언론계는 트럼프 행정부가 또다시 언론 탄압에 나섰다고 반발했다. 미 전국언론인클럽(NPC)은 성명을 내고 "연방 요원들이 기자들의 집까지 찾아와 소환장을 전달하는 것은 통상적인 법 집행이 아니다"라며 "수정헌법 제1조의 핵심인 언론 자유에 대한 이례적인 공격"이라고 강조했다.
개인 권리와 표현의 자유 재단의 수석 변호인 애덤 스타인바우도 "이 소환장은 모든 기자와 내부 고발자에게 말조심하지 않으면 누군가 와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게 될 것이라는 섬뜩한 메시지를 전달한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 들어 이런 비정상적인 일이 점점 더 흔하게 벌어지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은 현대 미국 역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언론 탄압을 벌여왔다"라며 "자신을 비판하는 언론 매체와 언론인을 공격하기 위해 소송을 제기하고, TV 방송 면허를 취소하겠다고 위협하면서 자기 뜻대로 조종하려 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법무부가 올해 초에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워싱턴포스트(WP) 기자들을 상대로 소환장 발부를 시도했다가 언론계의 강력한 반발과 법적 대응에 철회한 것을 언급했다.
반면에 법무부는 NYT 기자들에게 발부한 소환장에 대해 "기자들이 표적이 아니라 기밀 정보를 유출한 사람(관련 공무원)들이 표적"이라고 밝혔다.
또한 "우리는 언론이 수행하는 역할을 소중히 여기고 높이 평가하지만, 국가의 기밀을 맡은 사람들이 그 정보를 제대로 활용하도록, 즉 기밀 정보를 공유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법무부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