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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교육청이 배재고 장학지도 뒤에 만든 문서.
서울시교육청이 배재고 장학지도 뒤에 만든 문서. ⓒ 서울시교육청

상대(광주제일고) 코치가 먼저 듣고 심판에게 항의함. 배재고 수석코치(3루)는 직접 못 듣고 공수 교대(8회) 때 상대의 항의 내용 확인 후 학생들 훈계함. 8회 초 배재고 공격 시 (배재고) 지도자 위치는 수석코치: 3루, 일반코치1: 1루, 일반코치2: 투수불펜. 일반코치3: 화장실.

서울교육청 문서 "배재고 수석코치, (떼창) 직접 못 듣고 공수 교대 때 훈계"

이것은 서울시교육청이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 야구대회에서 학생들이 '혐오 가무' 행위를 벌여 논란이 된 배재고를 장학지도한 뒤 정리한 '확인된 사실관계' 문서 내용이다. "배재고 주장을 담았다"라는 게 이 교육청 관계자가 <오마이뉴스>에 내놓은 설명이다.

이 내용을 풀이하면 지난 29일 8회 초에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이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라고 떼창한 뒤 "탱크데이 콜"이라고 외쳤는데, 이 소리를 경기장에 있던 배재고 코치 4명이 (배재고 학생 선수들과 함께 있지 않았기 때문에) "직접 못 들었다"라는 얘기다. 그래서 '광주제일고 코치가 강하게 항의한 내용을 공수교대를 한 뒤에서야 확인했다"라는 주장이다. 따라서 학생 선수들의 혐오 떼창과 춤을 제때 제지하지 못할 만한 사정이 있었다는 것이다.

정말 그럴까? <오마이뉴스>는 당시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가 유튜브에 올린 당시 경기 실황 중계 장면을 살펴봤다.

 6월 29일 서울 목동 야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1회전 서울 배재고와 광주 제일고 경기. 더그아웃에서 응원 중인 배재고 선수들
6월 29일 서울 목동 야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1회전 서울 배재고와 광주 제일고 경기. 더그아웃에서 응원 중인 배재고 선수들 ⓒ 강릉야구tv

8회 초 배재고의 공격, 이 학교가 6- 2로 크게 이기는 상황. 1루쪽 더그아웃(선수 대기장)에 있던 30여 명 이상의 배재고 학생들은 떼창으로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를 외친다. 춤도 춘다. 이때 시각은 동영상 기준 2시간 55분 14초다. 곧바로 배재고 한 학생 선수가 "탱크데이 콜"이라고 외친다. 이런 혐오 가무 상황에서 관중석에서 나오는 응원 소리는 거의 없다. 온전히 배재고 학생들의 응원 소리만 들린다.

배재고 코치들은 '혐오 행위' 뒤 9분 44초 뒤에서야 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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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부터 2분 2초가 더 흐른 2시간 57분 16초에 배재고 더그아웃에서 "우우우"하는 야유 소리와 함께 "어젯밤 뭐했어, 어젯밤 뭐했노"라는 비아냥 소리를 한두 학생이 크게 외친다. 웃는 소리도 들린다. 광주제일고 투수가 넘어지자 이를 놀려댄 것이다.

이에 곧바로 광주제일고 수석코치가 "적당히 좀 하라"라고 배재고 학생들에게 목소리를 높인 뒤 누구인가를 겨냥해 "옆에서 뭐 하는 거야"라고 원망한다. 그런 뒤 3시간 4분 58초에 공수가 교대된다. 서울시교육청 조사대로라면 배재고 코치들은 '스타벅스 혐오 가무' 사건이 터진 뒤 9분 44초가 지난 다음에서야 훈계한 것이다.

이런 늑장 훈계 이유에 대해 서울시교육청 문서는 "(배재고 코치들이 더그아웃에 있지 않아) 직접 듣지 못했다"라고 주장한다. 정말 그럴까? <오마이뉴스>는 이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 3일 오후 서울 양천구에 있는 목동야구장을 직접 찾았다.

 지난 3일의 서울 목동야구장 경기 모습. 두 고교 선수들이 경기를 하고 있다. 빨간색 원이 1루 코치, 빨간 색 네모 부분이 1루 쪽 더그아웃(선수대기석)이다. (해당 사진은 배재고와 광주제일고 경기 사진이 아님.)
지난 3일의 서울 목동야구장 경기 모습. 두 고교 선수들이 경기를 하고 있다. 빨간색 원이 1루 코치, 빨간 색 네모 부분이 1루 쪽 더그아웃(선수대기석)이다. (해당 사진은 배재고와 광주제일고 경기 사진이 아님.) ⓒ 윤근혁

이 야구장은 중소형 구장이다. 따라서 더그아웃도 별다른 가림판 없이 경기장과 맞닿아 있어 휑하게 뚫려 있다. 이날 두 고교 선수단의 야구 경기 응원 소리는 관중석에서도 잘 들렸다.

배재고 주장대로 사건 당시 배재고 코치가 1루에 있었다고 할 때 그 거리는 어느 정도가 될까?

1루 코치의 위치는 배재고 더그아웃과 10~15m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았던 것으로 추산됐다. 홈과 1루 거리는 27.43m인데, 1루 쪽 더그아웃은 홈과 배재고 1루 쪽 중간쯤 파울라인 밖에 곧바로 있기 때문이다.

이런 거리에서는 보통 크기의 대화 내용도 또렷하게 들린다. 당시 배재고 학생들은 수십 명이 "스타벅스 가야지"라고 고함쳤다.

배재고 야구부 후원회의 한 인사(배재고 동문)는 <오마이뉴스>에 "관중석 응원 소리가 크지 않다면 더그아웃에 있는 학생 선수들의 응원 소리는 목동 야구경기장 어디에서든 잘 들린다"라면서 "그날 코치진들이 배재고 학생들의 응원 소리를 듣지 못했다는 것은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소리"라고 지적했다.

배재고 야구부 후원회 인사도 "코치진이 못 들었다고? 믿을 수 없는 소리"

<오마이뉴스>는 배재고 야구부 수석코치의 의견을 듣기 위해 배재고에 여러 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다만, 배재고 수석코치는 지난 6일 광주제일고에서 읽은 사과문에서 "승패에만 집중하느라 잘못된 응원 소리를 바로 파악하지 못하였고 제때 제지하지 못했다는 말은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도 너무도 잘 알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 학교는 이날 '눈물 사과' 뒤 이틀만인 지난 8일, 대한체육회에 자신들의 야구부가 받은 '출전 정지 6개월' 처분에 대해 재심을 신청했다. 4일 만인 10일에는 법원에 '이 처분이 부당하다'라면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추가로 냈다.

#배재고#혐오가무#배재고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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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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