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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너무 기분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모니터링을 마친 뒤 참가자가 남긴 짧은 소감이었다. 또 다른 참가자는 "너무 즐거웠습니다. 앞으로 모임에 자주 나오겠습니다, 울산에서도 뵙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두 시간 남짓한 탐조였지만, 참가자들에게는 도시에서 공존을 선택한 제비를 새롭게 만나는 시간이었다.

대전환경운동연합 탐조모임 '새나래'는 지난 10일 대전 서남부터미널과 정림동, 방동저수지 일원에서 제비와 귀제비 시민모니터링을 진행했다. 이번 모니터링은 도시에서 사람과 가장 가까이 살아가는 여름철새인 제비와 귀제비의 번식 현황을 확인하고, 시민들의 관찰 기록을 도시 생물다양성 보전 자료로 축적하기 위해 마련됐다.

 서남부터미널의 제비를 보고 있는 모습
서남부터미널의 제비를 보고 있는 모습 ⓒ 이경호

제비와 귀제비는 봄이면 우리나라를 찾아와 번식한 뒤 가을이면 남쪽으로 떠나는 대표적인 여름철새다. 두 종 모두 사람 가까이에서 살아가지만, 건축 양식의 변화와 오래된 건물의 철거 등으로 번식 공간이 점차 줄어들고 있어 지속적인 관찰과 보호가 필요한 종이다. 특히 도시에서는 제비와 귀제비는 더 보기 힘들다. 먹이부족과 둥지재료 처마도 사라지면서 특히 살아가기 힘든 종이다. 대전에서 얼마 남지 않은 제비와 귀제비를 대전환경운동연함은 꾸준히 모니터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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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조사지는 서남부터미널이었다. 하루에도 수많은 시민들이 오가는 이곳 건물 처마에는 예상보다 많은 제비들이 둥지를 틀고 살아가고 있었다. 조사 결과 모두 20개의 둥지가 확인됐으며, 이 가운데 6개 둥지에서는 알을 품거나 새끼를 키우는 포란과 육추가 진행되고 있었다. 특히 건물 네 방향의 처마를 골고루 이용하고 있는 모습은 서남부터미널이 제비들에게 안정적인 번식 공간이 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공간에서도 제비는 오랫동안 사람과 공존하며 살아가고 있다"며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우리 주변에도 이렇게 많은 제비들이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소 직전의 제비모습
이소 직전의 제비모습 ⓒ 백은영

두 번째 조사지는 정림동 삼정하이츠아파트였다. 이곳에서는 5개 동에서 모두 20개의 귀제비 둥지가 확인됐다. 귀제비들은 건물 외벽 중간의 처마 구조를 따라 여러 개의 둥지를 나란히 만들고 번식하고 있었다. 집단으로 번식하는 귀제비의 생태적 특성이 그대로 드러난 현장이었다. 참가자들은 제비와 귀제비의 둥지 모양과 번식 장소의 차이를 직접 비교하며 관찰하는 시간을 가졌다.

마지막 조사지는 방동저수지 앞 작은 마을이었다. 오래된 주택들이 남아 있는 이곳에서는 제비와 귀제비가 같은 마을 안에서 함께 번식하고 있었다. 조사 결과 제비 9둥지와 귀제비 9둥지 등 모두 18개의 둥지가 확인됐다. 처마가 있는 오래된 주택들이 여전히 야생조류에게 중요한 번식 공간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시민모니터링에서는 모두 58개의 둥지가 기록됐다. 종별로는 제비 29둥지, 귀제비 29둥지가 확인돼 두 종이 대전 도심에서 비슷한 규모로 번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직박구리와 알락할미새, 후투티, 칡때까치, 밀화부리, 쇠백로, 중대백로 등 다양한 조류도 함께 관찰되면서 도심과 하천, 농경지가 어우러진 지역의 생태적 가치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참가자들은 둥지의 위치와 번식 상태를 기록하고, 주변 환경을 함께 살펴보며 직접 참여했다. 정리된 기록은 대전환경운동연합이 구축하고 있는 '대전 제비둥지 서식지도'에 반영되어 장기적인 도시 생태 변화와 제비의 번식 현황을 분석하는 기초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대전제비둥지지도 : https://www.google.com/maps/d/edit?mid=1N_mtQAaSYQmC_f0XZczC9pEAYRrp4vM&usp=sharing)

 대전 제비모니터링 현황 지도 모습
대전 제비모니터링 현황 지도 모습 ⓒ 대전환경운동연합

대전환경운동연합은 시민들의 제보를 바탕으로 제비둥지 서식지도를 꾸준히 갱신하는 한편, 제비 배설물 받침대 보급사업도 함께 추진하며 사람과 제비가 공존하는 도시 만들기에 힘쓰고 있다. 제비가 번식할 수 있는 공간을 지키고, 시민들이 그 모습을 기록하는 활동은 단순한 탐조를 넘어 도시 생물다양성을 보전하는 중요한 실천이 되고 있다.(제비모니터링 링크 : bit.ly/제비둥지)

모니터링을 마친 뒤 참가자들은 "도심 가까이에 이렇게 많은 제비와 귀제비가 살아가는 줄 몰랐다", "앞으로 길을 걷다가도 처마를 한 번 더 올려다보게 될 것 같다"며 입을 모았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처마 아래에는 여름을 살아가는 작은 생명들이 있다. 그 생명들을 발견하고 기록하는 일은 결국 도시가 자연과 얼마나 조화롭게 공존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앞으로도 시민들과 함께 제비와 귀제비의 삶을 기록하며, 사람이 새와 함께 살아가는 도시의 가능성을 하나씩 넓혀갈 계획이다.

#제비#귀제비#둥지#멸종#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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