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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특혜 혐의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특혜 혐의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유동규 피고인, 하나하나 질문하세요."
"오늘 증인은 증거인멸교사 관련해서 부른 겁니다. 엉뚱한 방향에 대해 질문하는데, 증거인멸교사와 관련해서 질문하세요."

10일 서울고등법원 형사6-3부(재판장 민달기) 심리로 열린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항소심 공판. 이날 302호 법정에서 가장 자주 들린 목소리는 재판장의 제지와 피고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질문이었다.

증인석에는 유 전 본부장의 전 변호인이었던 김아무개 변호사가 앉았다. 애초 증인신문은 휴대전화 폐기와 관련한 증거인멸교사 사건이 핵심 쟁점이었다. 그러나 실제 신문은 유 전 본부장이 오래전부터 제기해 온 이른바 '감시 변호사' 의혹에 상당 부분 집중됐다. 재판부는 질문이 본래 심리 범위를 벗어난다며 여러 차례 제지했다.

"위에서 보내서 왔다"... 다시 꺼낸 유동규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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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전 본부장이 가장 집요하게 물은 것은 2021년 자신과 김 변호사가 처음 만났던 경위였다.

유 전 본부장은 서울구치소 접견과 영장실질심사 당시 김 변호사가 "위에서 보내서 왔다", "도와드리라고 해서 왔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위'는 사실상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측을 의미하는 취지였다.

그러나 김 변호사의 답변은 단호했다. 그는 '코리아경기도주식회사에서 근무했던 이아무개씨의 부탁을 받아 유 전 본부장의 지인과 가족들이 궁금해 하는데 연락할 방법이 없어 안부를 확인하기 위해 찾아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장심사를 앞두고 찾아간 이유에 대해서도 "2021년 9월부터 언론에서 대장동 보도가 이뤄지고 관심사안이었다"며 "10월 3일에 찾아가면 검찰에서 무슨 근거로 영장 청구하는지 사실관계 궁금했고 곧 영장심사하는데 '나도 참석해서 볼 수 있냐'고 문의드렸던 거고 본인(유동규)이 '여러 변호사 와서 도와주면 좋죠' 그래서 현장에서 선임계를 작성했다"라고 말했다.

결국 "위에서 보냈다"는 취지의 말은 한 적도, 할 이유도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 변호사의 답변이 이어지자 유 전 본부장은 "거짓말해도 됩니까"라고 언성을 높였다. 김 변호사 역시 "뭐가 거짓말이냐"고 맞받았다. 이어 유 전 본부장이 다른 질문으로 넘어가자 재판장은 "물었으면 기다리세요. 하나하나 질문하세요"라며 신문을 정리했다.

"감시 변호사였다" vs. "유동규 속마음은 알 수 없다"

유 전 본부장은 전아무개 변호사 선임 경위도 집중적으로 문제 삼았다. 자신이나 사실혼 배우자가 요청한 변호사가 아니라 이재명 측에서 보낸 '감시용 변호사'였기 때문에 검찰 조사 입회도 거부했다는 주장이다.

반면 김 변호사는 전혀 다른 경위를 설명했다. 2022년 가을 위례 사건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유 전 본부장이 변호인을 구하지 못해 극심한 불안감을 호소했고, 사실혼 배우자 박씨 역시 변호사를 구해달라고 부탁해 전 변호사를 연결하게 됐다는 것이다.

유 전 본부장은 "내가 요청한 변호사라면 왜 검찰 조사에 들어오지 못하게 했겠느냐"면서 "그쪽에서 보낸 걸 알기 때문에 감시가 의심돼 제가 거부한 거 모르냐"라고 다시 목소리를 높였다. 재판장이 "그쪽이라고 하면 추상적"이라고 지적하자 유 전 본부장은 "이재명 쪽을 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그런 사실은 유동규의 속마음이라 알 수 없다"며 "전 변호사는 조사에 참여하려 했지만 유동규가 원하지 않는다고 해서 참여하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전 변호사가 검찰청에서 조사 참여를 요구하며 항의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종합하면 이날 유 전 본부장은 '감시 변호사' 의혹을 입증하기 위한 질문을 이어갔지만, 새로운 자료가 제시되거나 증인의 진술이 바뀌는 장면은 나오지 않았다. 재판부도 "오늘 증인은 증거인멸교사와 관련해 부른 것"이라며 신문 범위를 거듭 환기했다.

"휴대전화 버리라고 했다"... 증인은 부인

이날 증인신문의 본래 쟁점은 휴대전화 폐기 경위였다. 유 전 본부장은 김 변호사가 사실혼 배우자 박씨에게 "휴대전화를 빨리 버리라"고 말했다고 추궁했다.

그러나 김 변호사는 이를 전면 부인했다. 박씨와 통화한 사실은 있지만 휴대전화를 버리라고 말한 적은 없고, 관련 이야기를 나눈 사실도 없다고 답했다. 오히려 2022년 10월 검찰로부터 "박씨가 휴대전화를 이미 버렸다고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처음 상황을 알게 됐으며, 이후 박씨에게 사실관계를 확인했다고 증언했다.

유 전 본부장은 같은 취지의 질문을 반복했지만 김 변호사의 답변은 달라지지 않았다.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 남소연

놓쳐서는 안 되는 점은 유 전 본부장이 이날 거듭 제기한 의혹은 최근 민주당 최고위원에 출마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도 직접적으로 연결된다는 점이다.

김용 전 부원장의 뇌물 및 정치자금 혐의 사건에서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의 진술을 핵심 근거 가운데 하나로 제시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대장동 개발업자 남욱 변호사는 법정에서 "(2013년 위례 사건 당시) 김용·정진상에게 돈이 전달됐다는 이야기는 (2022년) 검찰 조사 과정에서 처음 들었다"는 취지로 기존 진술 일부를 번복했고, 유동규 개인 채무와 관련한 추가 증언도 이어졌다. 대장동 본류 사건 1심 재판부도 남욱이 건넨 (2013년) 3억 1000만 원에 대해서도 "유동규가 수수한 뇌물"이라고 판단하면서, 당시 남욱이 이를 김용이나 정진상에게 전달될 돈으로 인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결국 유 전 본부장의 진술을 둘러싼 신빙성과 그 진술을 뒷받침하는 객관적 증거는 여러 재판에서 계속 검증 대상이 되고 있다. 이날 항소심 법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유동규#대장동#김용#남욱#항소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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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moviekjh) 내방

법조팀 취재기자. 오늘도 애국하는 마음.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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