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가 긴급회의를 열고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
정부가 50여 년간 유지해 온 내국세 연동 20.79%의 교육재정 교부율을 뜯어고쳐 성장률 연동 방식으로 바꾸려고 하자, 전국의 시도 교육감들이 한목소리로 "미래교육 포기 행위다", "교육에 쓰는 돈 아끼려다가 더 비싼 값을 치르게 된다"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재정 당국이 교육재정 재량적 판단? 교육 자주성 침해"
10일,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는 긴급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성명서를 내놨다. 전국에서 세종시 교육감협의회 대회의실로 모인 교육감들이 "미래교육의 안정적 발전을 위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수호!"라는 펼침막을 들고서다.
교육감협의회는 이날 오후에 낸 성명에서 "충분한 사회적 합의 없이 반세기 넘게 유지되어 온 교육재정의 근간을 재정 당국이 일방적으로 바꾸려는 시도에 단호히 반대한다"라면서 "교육재정은 단순한 재정 효율성의 문제가 아니라 헌법적 가치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내국세 연동이라는 안정적 법정 재원 구조는 교육의 자주성,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한 헌법적 가치를 뒷받침해 온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라는 것이다.
이어 교육감협의회는 "교부금 산정 방식이 매년 재정 당국의 재량적 판단에 좌우되는 구조로 바뀐다면, 교육재정의 안정성은 그해 국가 재정 형편이라는 변수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라면서 "이는 교육을 재정 논리의 하위 항목으로 전락시키고, 헌법이 보장한 교육의 자주성을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응책'이란 재정 당국의 주장에 대해 교육감협의회는 "병력이 감소한다고 국방비를 단순히 줄일 수 없듯, 학령인구 감소를 교육재정 축소의 직접적 근거로 삼는 것은 단순한 산술로 복잡한 교육 현실을 재단하겠다는 것"이라면서 "돌봄과 안전, 디지털·미래교육 등 교육 선진국으로 도약해야 할 현시점에서, 교육재정을 줄이겠다는 것은 곧 미래교육을 포기하겠다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교육감협의회는 "재정 당국은 '교육청 곳간이 넘친다'라고 주장하지만, 시도교육청 적립 기금은 4년 만에 85.9%(21.4조 원→3.0조 원)로 급감했다"라면서 "당장 2027년부터 부채를 발행해야 할 시도교육청이 한두 곳이 아니다"라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교육감협의회는 "정부의 유아교육·고등교육·평생교육 투자 확대 방향 자체는 환영한다"라면서도 "다만 이는 교부율 20.79%를 허무는 방식이 아니라 지방자치단체·교육청·대학이 함께하는 구체적 협력 청사진 위에서 예산이 투입되어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10일,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가 세종시 사무실에서 긴급 회의를 열고 있다. ⓒ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
정근식 회장 "아이들 교육 위한 교육재정, 결코 흔들려선 안돼"
끝으로 교육감협의회는 "교육에 쓰는 돈을 아끼는 나라는 결국 더 비싼 값을 치르게 된다"라면서 "교육감협의회는 내국세 연동과 교부율 20.79%라는 근간을 흔들려는 그 어떤 시도에도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날 긴급회의를 주재한 정근식 교육감협의회장(서울시교육감)은 모두 발언에서 "아이들의 배움과 성장에 필요한 교육재정만큼은 결코 흔들려서는 안 된다"라면서 "교육재정은 단순한 예산 항목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를 세우는 기반"이라고 결의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