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송영길, 김민석 의원이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제22대 후반기 국회 대비 국회의원 워크숍에 참석해 한병도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 유성호
더불어민주당의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대표 선출 방식인 '선호투표제'가 최대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유력 당권주자인 정청래 전 대표, 김민석 전 국무총리, 송영길 의원이 저마다의 유불리를 계산하며 복잡한 셈법에 들어간 모습입니다.
앞서 민주당 전당준비위원회(아래 전준위)는 지난 7일 사전에 1~3순위를 뽑는 선호 투표 방식을 당 대표 선거에 도입하기로 정했습니다.
선호투표제는 유권자가 투표용지 한 장에 자신이 원하는 후보를 3순위까지 매겨 기표하는 제도입니다. 만약 1순위 득표율을 합산했을 때 절반을 넘긴 승자가 없다면, 가장 적은 표를 얻은 후보가 탈락하게 됩니다. 이때 탈락자를 1순위로 지지했던 유권자들의 표는 버려지지 않고, 그들이 2순위로 선택했던 다른 후보의 득표로 자연스럽게 합산돼 과반 당선자가 나올 때까지 계산을 이어갑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결석투표를 위한 비용과 시간을 아끼기 위한 것"이라고 장점을 꼽은 바 있습니다(관련기사:
'선호투표제'가 뭐지? 권리당원 의문에 답한 이 대통령 https://omn.kr/2i59a).
정청래 "당헌·당규를 위반하며 할 수는 없다"... 김민석·송영길은 '찬성'
'친정청래계' 의원들은 선호투표제 도입에 제동을 걸고 나섰습니다. 당헌·당규 위반이라는 주장입니다. 지난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정복 최고위원과 이성윤 최고위원이 먼저 공개적으로 문제제기를 했습니다. 정 전 대표 체제에서 사무총장직을 지낸 조승래 의원 역시 페이스북에 "당헌 25조에 따르면 당대표 선출에는 결선투표 실시 등을 명기하고 있다"며 "시행하려면 당헌·당규 개정을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정 전 대표는 전준위 발표 직후에는 수용 의사를 밝혔지만, 이러한 반발이 나오자 "당헌·당규를 위반하면서 할 수는 없다"며 입장을 바꿨습니다.
정 전 대표 측이 뒤늦게 반발하고 나선 배경에는 김 전 총리와 송 의원 간의 '사실상 연대'에 대한 경계심이 깊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정 전 대표가 과반수를 못 얻으면, 2·3위 후보의 표가 합쳐져 역전 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선호투표제 과정 ⓒ 임병도
반대로 김 전 총리와 송 전 의원에게는 유리한 방식일 수 있습니다. 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두 후보의 지지층은 겹치는 부분이 많습니다. 따라서 1차 투표에서 과반이 나오지 않을 경우, 탈락한 후보의 2순위 표가 고스란히 살아남은 상대 친명 후보에게 흡수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는 강력한 팬덤을 지닌 정 전 대표를 견제하는 데 유리합니다.
김 전 총리와 송 전 의원은 이 제도의 도입을 찬성한다고 밝혔습니다. 김 전 총리는 "원칙적으로 당이나 전준위에서 룰이 정해지면 유불리를 떠나 그대로 존중하는 게 좋다고 본다"며 "그것을 가지고 치사하게 공방을 벌이는 일은 저는 없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반발하는 친청계를 겨냥해 "문제없는 룰을 자꾸 시비 거는 거라고 하면 전형적인 집단적 자기정치"라고 비판했습니다.
송 의원 역시 "두 사람 다 좋은데 누구를 찍을까, 사표가 되진 않을까 걱정하던 유권자의 고민을 해소하게 됐다"면서 "부담 없이 송영길을 찍을 분위기가 만들어졌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송 의원 측은 과거 대선후보 경선 시절을 언급하며 선호투표제가 민주당의 선진적인 개혁 제도임을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전준위는 당 일부의 문제제기에 따라 재논의를 했지만 '당헌·당규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면서 최고위에 판단을 넘겼습니다. 전준위가 정한 경선 룰은 최고위를 거쳐 당무위원회에서 최종 의결합니다. 만약 10일 최고위에서 부결되면 전준위에서 다시 논의해야 합니다.
어떤 룰이 최종적으로 확정되느냐에 따라 8.17 전당대회의 지형은 크게 요동칠 것입니다. 명분을 앞세운 공방 속에서 철저하게 실리를 챙기려는 세 후보의 수싸움은 후보 등록일이 다가올수록 더욱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