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29일 서울 목동 야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1회전 서울 배재고와 광주제일고 경기. 배재고 선수들이 더그아웃에서 응원하고 있다. ⓒ 강릉야구tv
야구부 학생 선수들의 '5·18 혐오 가무' 사건으로 출전 정지 6개월을 받은 서울 배재고가 8일 대한체육회에 재심을 신청했다. 재심 신청서는 이효준 배재고 교장 명의로 냈다. 이 교장이 지난 6일 학생 선수들과 함께 피해 학생들이 있는 광주제일고를 방문해 '눈물 사과'한 지 이틀 만이다.
배재고 사건과 비슷한 미국 학생 선수 사건에 감독 해임, 출전 제한
이런 상황에서 학생 선수들의 인종 차별 행위에 대해 해외에서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8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민주연구원의 이경아 연구위원(교육정책학 박사)이 최근 낸 보고서의 참고자료 <해외 학생 선수 혐오·차별 사건과 대응 사례>를 살펴봤더니, 그 해답이 담겨 있었다.
이 연구위원은 최근 미국·일본·영국·독일·이탈리아·스페인·호주 7개국 소속 학생 선수들의 10개 혐오·차별 사건을 종합 정리했다. 해당 나라의 관련 보고서와 언론 보도 등을 직접 수집, 분석한 것이다.
이 내용을 보면 미국에서는 2022년 한 해에만 학생 선수 단체 채팅방에서 인종 차별 표현을 사용한 '아마도어고 풋볼팀 사건'과 학생 선수들이 흑인 학생을 대상으로 노예 경매를 재현한 '리버밸리고 풋볼팀' 사건이 벌어졌다.
당시 아마도어고 사건이 터지자 풋볼 시즌 경기가 전면 취소됐다. 관계자들은 직무에서 배제됐다. 리버밸리고 사건에서는 시즌 포기가 결정됐다.

▲해외 학생 선수 혐오·차별 사건과 대응 사례. ⓒ 이경아 연구위원
또한 미국에서는 2020년 애머스트대 학생 선수 사건도 벌어졌다. 선수들이 경기 중 인종차별 구호를 사용해 문제가 됐다. 이번 배재고 사건과 비슷하다. 이 사건으로 감독이 해임됐고, 해당 팀은 보호관찰 대상이 됐다. 다음 시즌 경기 출전 제한 조치도 내려졌다.
지난해엔 일본 고료고 야구부 사건이 있었다. 운동부 안에서 벌어진 집단 괴롭힘이 사회 문제가 된 것이다. 이에 대해 해당 학교는 고교야구대회에서 자진 철수했고, 지도자에 대해서는 징계 조처했다. 학교에 대한 개혁 조치도 단행됐다.
2020년 독일에서는 유소년 선수들의 인종 차별 발언이 확인되자, 경기를 중단하고 반인종주의 교육이 강화됐다. 이 나라에서 2024년에 비슷한 차별 발언이 다시 확인되자, 학생 선수들에 대한 경기 중단 처분이 내려졌다.
스페인에서는 2023년 학생 선수들의 경기에서 인종 차별적 응원이 문제가 됐다. 가해 관중은 징역형을 살아야 했다.
이경아 "배재고 사건 역시 혐오 문화 학습 과정 전반 성찰해야"
이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해외에서는 학생 선수들의 혐오 표현과 차별 행위를 단순한 개인 일탈이 아니라 팀 문화와 학교 공동체 문제로 접근하는 경향이 강하다"라면서 "학생 개인에 대한 징계에 그치지 않고 시즌 취소, 대회 철수, 지도자 책임 부과, 다양성·인권교육 강화 등 조직 차원의 개입을 병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 연구위원은 "배재고 사건 역시 학생 개인의 일탈 여부를 넘어 학교 운동부 문화와 혐오 문화의 학습 과정 전반을 함께 성찰해야 하는 과제를 제기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