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태정 대전시장이 민선9기 출범 후 첫 확대간부회의를 8일 주제한 가운데, "매몰비용이 발생하더라도 정리할 사업은 과감히 정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 대전시
허태정 대전시장이 민선9기 출범 후 첫 확대간부회의에서 민선8기 대형 문화예술 인프라 사업을 강하게 비판하며 "매몰비용이 발생하더라도 정리할 사업은 과감히 정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허 시장은 8일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민선9기 새 슬로건인 '모두 행복한 대전, 온통 행복한 시민'을 언급하며 "시민들로부터 신뢰받는 시정을 만들기 위해 함께 뛰어달라"고 공직자들에게 당부했다. 이날 회의에서 허 시장은 재정혁신, 미래성장, 시민 체감 행정을 민선9기 핵심 방향으로 제시했다.
특히 허 시장은 올해 대전시 재정 부족분이 5400억 원을 넘어선 상황을 "심각한 재정 위기"라고 규정하며, 지출 규모 삭감과 적극적인 세입 재원 발굴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민들이 시 재정에 대해 더 이상 걱정하지 않도록 공직자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재정 건전성 확보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 시장의 질타는 민선8기 대형 시설 건립 중심의 문화예술사업으로 향했다. 그는 "인수위 과정에서 문화관광국이 아니라 '문화예술 관광 건설국 같다'는 표현이 있었다"며 "문화예술 관련 사업들이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니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지만, 문화예술관광국이 가장 역점을 둬야 할 일은 도시의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데 지금은 콘텐츠보다 시설을 설치하는 데 사업이 집중돼 있고, 관련 예산도 어마어마하게 투입될 예정"이라며 대표 사례로 제2문화예술복합단지 사업을 거론했다.
허 시장은 "보고를 받아보니 공연장은 B/C가 0.15이고, 미술관은 0.013이 나오는 자체 검토 보고서를 올려 이 사업을 추진하라고 결정한 사람도 문제지만, 이런 사업을 하는 데 아무런 이의 제기가 없었다는 것이 너무나도 신기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민들의 요구가 있고 도시의 문화예술 진흥을 위해 필요한 시설이라고 하더라도, 5000억 원이 드는 이 사업을 정부 허가 없이 못 한다는 걸 뻔히 아는 공무원들이 B/C 0.013이 나오는 사업을 하겠다고 시민들에게 발표한 것은 시민들을 속이는 것 아니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허 시장은 이 같은 사업들이 민선8기에 적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사업들이 지금 비일비재하게 있다는 것"이라며 "대전시장이 인사권자이고 지시가 크게 법에 위반되지 않으면 집행할 책임도 있지만, 옳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말할 수도 있어야 한다"고 공직자들에게 주문했다.
이어 "도저히 할 수도 없거나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겠다고 시민들에게 발표하고, 시민들은 다 이 사업을 하는 줄 알고 있다"며 "이런 일들이 민선9기에서는 반복되면 안 된다는 점을 간부 여러분들이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 시장은 문화예술관광국을 향해 "매몰비용이 발생하더라도 우리가 여기서 사업을 정리해야 할 것들을 정확하게 분석해 각 사안별로 다시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허태정 대전시장이 민선9기 출범 후 첫 확대간부회의를 8일 주제한 가운데, "매몰비용이 발생하더라도 정리할 사업은 과감히 정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 대전시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대한 주문도 이어졌다. 허 시장은 최근 이재명 정부의 3대 메가 프로젝트 발표와 관련해 "정부 프로젝트와 대전을 어떻게 연계할지 지금부터라도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AI 관련 위원회를 조속히 구성해 대전이 가진 강점을 살려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각계 전문가들과 함께 계획을 수립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공직자들에게 "정부 정책에 맞춰 따라가는 행정이 아니라, 대전만이 할 수 있는 사업을 기획해 먼저 제안하는 방향과 자세로 바꿔야 한다"며 미래 먹거리 산업의 근본적 재설계를 주문했다.
이 밖에도 허 시장은 대전 응급의료체계 개선사업, 청년특별시 대전 실현을 위한 청년정책 추진계획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또한 민선8기 70세 이상 대중교통비 수요 예측 오류에 따른 예산 낭비 문제, 불공정한 공무원 인사 시스템, 재정·법률적 기반을 무시한 3칸 굴절버스 도입, 원동 대전관광공사 건물 매입 문제 등에 대해서도 빠른 시일 안에 정확히 진단하고 개선 방안을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허 시장은 제10대 대전시의회 개원을 앞두고 시의회와의 협력도 당부했다.
그는 "민선9기 시정의 중심은 시민"이라며 "시민들의 삶을 개선하고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속도감 있게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 효능감 있는 시정 운영을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민선9기 첫 확대간부회의는 유튜브를 통해 일반 시민에게도 생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