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리산연석회의 지리산난개발 철회 기자회견 ⓒ 최상두
지방선거가 끝나고 새롭게 임기를 시작한 경남 지리산권 자치단체장들의 '지리산 개발 공약'을 두고 지역 시민사회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면밀한 생태적 분석이나 재원 마련 대책도 없이 선거용으로 남발된 '난개발 공약'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리산지키기연석회의와 지리산사람들, 산청난개발대책위, 진주환경운동연합, 하동참여자치연대, 함양시민연대, 함양난개발대책위, 수달친구들 등 지리산권 환경·시민단체들은 2026년 7월 8일 공동 기자회견문을 발표하고 "책임 없는 무분별한 난개발 공약을 즉각 철회하고 생태적인 공약으로 전환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이 비판하는 대상은 경상남도지사를 비롯해 산청군, 하동군, 함양군 등 지리산권 안팎의 자치단체장들이다.
관광도로 1호 '지리산 풍경길' 두고 또 터널?... "지리산 생태축 무너질 것"

▲지리산연석회의 난개발 기자회견 ⓒ 최상두
시민단체들에 따르면, 이번 선거 과정에서 산청군과 하동군 후보들은 지리산 벽소령을 관통하는 도로와 터널 개설을 공약했다. 여기에 더해 산청군에서는 단독으로 지리산 중산리에서 뱀사골을 잇는 12km 길이의 관통 터널과 지리산 덕산댐 건설까지 공약으로 나왔다.
함양군과 경상남도지사 역시 예외는 아니다. 시민단체들은 '대한민국 관광도로' 국내 1호로 지정될 만큼 아름다운 조망을 자랑하는 '지리산 풍경길(오도재 도로)'이 버젓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오도재 터널'을 뚫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일부 함양 주민들은 이 사업이 결국 지리산 벽소령 도로와의 연결을 염두에 둔 포석이 아니냐는 의심까지 하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이러한 공약들을 "황당하고 부끄러운 일"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확한 재원 마련 대책이 빠져 있는 데다, 도로 개설은 기초지자체만의 추진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단순 선거용 '허위 공약'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이들은 "지리산은 국가와 국민이 함께 '이곳만은 지키자'고 약속한 국립공원이자 미래 세대에게 온전하게 돌려줘야 할 자연유산"이라며 "벽소령을 관통하고 케이블카와 댐을 만들게 된다면 백두대간으로 이어지는 생태축이 무너지고 오래도록 지켜온 지리산의 생태적 가치는 난도질당할 것"이라고 성토했다.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은 지속 가능한 삶"
단체들은 자치단체장들의 통찰을 요구했다. 자연환경은 현 세대의 소유물이 아니라 잠시 빌려 쓰는 것인 만큼, 미래 세대에게 파괴된 유산이 아닌 아름다운 지리산과 강, 숲을 물려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리산연석회의 난개발 기자회견 ⓒ 최상두
이날 경남 지리산권 시민사회단체들은 단체장들을 향해 다음과 같은 요구사항을 밝혔다.
하나, 지리산 난개발 공약을 즉각 철회하고, 면밀한 생태적 분석 없이 남발한 공약에 대해 공식 사과하라.
하나, 기후위기 시대에 산림을 파괴하는 지리산 벽소령 및 관통 도로 공약을 즉각 철회하고 생태적 공약으로 전환하라.
하나, 산청군과 하동군은 벽소령 도로·터널 및 지리산 관통 터널 사업의 구체적 내용과 추진 성격을 명확히 공개하라.
하나, 벽소령 관통 도로에 관한 경제성 분석 자료를 공개하고, 자료가 없다면 당선만을 위해 만든 허위 공약임을 인정하고 사과하라.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최상두씨는 수달친구들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