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충남 내포신도시에 위치한 충남도서관. <걸스토크>를 비롯한 10권의 책이 다시 열람실에 비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책은 사진 촬영을 위해 약간 앞쪽으로 빼놓았다. ⓒ 이재환
'금서 논란'을 일으키며 열람실이 아닌 별도의 장소에 보관됐던 성·인권 관련 도서들이 제자리를 찾았다.
충남도서관에 따르면 8일 해당 도서들에 대한 '원상 복구' 결정이 이루어졌다. 열람 제한 조치가 이뤄진 지 약 3년 만이다.
앞서 2023년 9월 충남도는 <Girls' Talk 걸스 토크> 등 10권의 도서에 대해 열람 제한 조치를 내렸다. 당시 김태흠 전 충남지사가 일부 보수단체의 요구를 받아들여 "도서관에서 해당 책들을 빼라"라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하지만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해 8월 해당 조치가 시민의 알 권리를 침해한다며 충남도에 시정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해당 도서들을 원상 복구할 것을 권고했지만, 충남도는 최근까지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박수현 충남지사 취임 이후 변화가 생겼다. 취임 일주일 뒤인 지난 7일, 충남도 정보서비스과(충남도서관)는 국가인권위원회에 '권고사항 이행계획'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충남도서관 관계자는 "원상 복구 결재가 이루어졌다. 10종의 책은 모두 열람실에 비치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8일 오전 충남도서관 열람실에는 해당 도서들이 다시 비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원상 복구 환영, 사춘기 소녀들에게 도움 돼"
'금서 조치' 해제 소식이 전해지자, 충남 시민사회와 해당 도서의 작가도 환영의 뜻을 밝혔다.
<Girls' Talk 걸스 토크>의 이다 작가는 <오마이뉴스>에 보낸 입장문에서 "늦게나마 책에 대한 오해가 풀리게 되어 기쁘다. 책은 제가 어릴 때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책을 어른이 된 뒤 만든 것"이라며 "예전의 저처럼 혼란스러운 시절을 보내고 있을 사춘기 소녀들에게 이 책이 도움이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충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도 이날 성명을 통해 "원상 복구를 환영한다"고 했. 단체는 "이번 결정은 특정 도서에 대한 행정적 제한이 시민의 알 권리와 정보접근권을 침해하고 공공도서관의 자율성과 전문성을 훼손했다는 국가인권위원회 권고를 뒤늦게나마 이행한 것"이라며 "특정 민원을 이유로 법률상 근거 없이 시민의 알 권리를 제한했던 잘못을 바로잡는 당연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시민사회에서는 '정권이나 단체장의 변화에 따라 도서 접근권 문제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진숙 충남인권교육활동가 모임 부뜰 활동가는 "책이 돌아온 것은 환영한다. 하지만 남겨진 과제가 있다"며 "혐오 세력들이 아동·청소년의 책과 정보에 접근할 권리를 빼앗은 사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일이 정치권력을 매개로 이루어졌다는 점은 상당히 심각한 문제다. 더 이상은 혐오가 정당한 민원처럼 취급되어선 안 된다. 차별금지법 제정과 같은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6월 29일 김선태 박수현 인수위 대변인은 "국가인권위원회의 제안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헌법기관이나 국가기관이 존재하는 이유가 있는 만큼 기관의 의견과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 그런 점을 충분히 고려해 조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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