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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애들을 무서워하면 세상은 망하는 겁니다."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 1화에서 나화진(김무열 분) 교권보호국 감독관이 한 말이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허구라는 걸 알면서도 이 한마디 대사가 시청자에게 주는 울림은 컸다. 특히, 정당한 생활지도 권한조차 행사하지 못하는 현장 교사들 중에는 현실에서 느끼는 무력감이 보기 좋게 박살나는 장면에 박수를 친 사람도 있을 것이다.

드라마 <참교육> 한 장면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 3화에는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들 탓에 생활지도를 포기했던 수학 교사가 교권보호국의 도움으로 고등학생 인플루언서를 제압하는 장면이 나온다.
드라마 <참교육> 한 장면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 3화에는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들 탓에 생활지도를 포기했던 수학 교사가 교권보호국의 도움으로 고등학생 인플루언서를 제압하는 장면이 나온다. ⓒ 넷플릭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함무라비 법전의 정신이나 '거울 치료'라는 자기 객관화 지향 문제 해결 방식이 최고라고 칭송할 의도는 전혀 없다. 폭력을 폭력으로 다스린다는 발상은 드라마에서나 가능한 설정일 뿐이며, 교육의 본질에서 벗어난 잘못된 처방임에는 한 치의 틀림도 없다. 다만, 교사에게 학생을 지도할 실질적 권한이 없는 지금의 현실이 바뀌어야 한다는 사실 또한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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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이 무섭다는 어른이 늘고 있다. 교권이 추락하면서 학교를 떠나는 교사도 많아졌다. 2024년 7월 국회 교육위원회 백승아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교권침해 피해 사례는 1만4213건이었고, 이로 인한 연가·특별휴가·병가·전보·휴직은 2023년 한 해에만 2965건에 달했다.

2023년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이후 '교권 보호 4법'이 개정돼 보호자의 교육활동 존중 의무가 명시되고 교원의 정당한 생활지도가 법적으로 보호받는 장치가 마련됐지만, 교사는 여전히 쥐꼬리만큼 부여된 권한을 움켜쥔 채 태산 같은 의무를 다하려 날마다 발버둥친다.

의무는 있고 권한은 없다?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초·중·고 교사는 107명에 이른다. 박두용 교사유가족협의회장은 지난 6월 KBS와의 인터뷰에서 "교사들이 계속해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이유는 의무는 있는데 권한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학생 간 다툼이 발생하면 교사는 이를 해결할 의무가 있는데 권한이 없다 보니 정당한 생활지도 행위조차 소송으로 번지고 심지어 처벌까지 받는 사례가 있으니 극심한 고통을 겪는다는 것이다.

최근에 언론을 통해 알려진 유치원 교사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세종시의 한 유치원 교사가 친구에게 물건을 던지는 등 과격하게 행동하던 아이를 말리는 과정에서 아이의 팔에 멍을 들게 했다는 이유로 2025년 3월, 1심에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은 사건이 세상에 알려졌다.

오는 15일 항소심이 열릴 예정인데, 검찰은 "피해 아동의 진술과 팔에 든 멍 등에 비추어 교사의 정당한 행위로 보기 어렵다"며 징역 6개월을 구형하였다. 한편, 기소된 교사의 변호인은 "피고인의 행위는 학대의 고의가 없는, 피해 아동과 주변 아이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소극적 제지였을 뿐이다. 교육활동에 의한 정당한 행위였으므로 위법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가 교사의 '신체적 학대'가 인정된다며 벌금형을 선고한 데 대하여, 전교조는 체벌이 아닌 정당한 생활지도까지 아동학대로 처벌하면 교육활동이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2심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법부가 이번 사건에 어떤 판결을 내놓느냐가 향후 교육권이 설 자리를 결정할 수도 있다는 절박감이 묻어난다.

전교조대전지부 신은 지부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대통령부터 교육부장관, 교육감에 이르기까지 말로는 늘 교사가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겠다고 선언하지만 현실은 갈 길이 멀다"라며 "교사가 처벌이 두려워 정당한 생활지도권조차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교육이 가능하도록 조속히 법과 제도를 바꿔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교조세종지부 기자회견 지난 5월 13일 전교조세종지부는 대전지방법원 앞에서 세종 A유치원 교사의 항소심 무죄 판결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왼쪽에서 두 번째가 박영환 전교조 위원장, 세 번째가 이상미 세종지부장).
전교조세종지부 기자회견지난 5월 13일 전교조세종지부는 대전지방법원 앞에서 세종 A유치원 교사의 항소심 무죄 판결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왼쪽에서 두 번째가 박영환 전교조 위원장, 세 번째가 이상미 세종지부장). ⓒ 전교조세종지부



기자회견에서 발언한 이상미 전교조 세종지부장은 "위험을 방치하면 방임이 되고, 적극적으로 교육하면 학대가 되는 이 모순적 상황에서 교사는 도대체 어떻게 아이들을 지도해야 합니까?"라고 울분을 토했다.

이 지부장은 7일 오후 통화에서 "이번 판결은 강원도 현장체험학습 사고 관련 판결 만큼이나 교육현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사법부가 올바른 판단을 내려 교육권과 생활지도권이 바로 서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오는 15일 대전고등법원에서 열리는 세종 A유치원 교사 아동학대 혐의 항소심 선고 결과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교육부 교권보호국은 비현실이지만, 사법부 항소심 판사는 교사가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답답한 현실을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참교육#세종유치원교사#아동학대#아동학대항소심#생활지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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