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총과 국가보안법폐지국민행동, 석권호석방대책위원회, 이정훈무죄석방대책위원회 등은 7일 오후 1시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국가보안법 구속자 사면 및 수사중지, 공소취소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김래곤
국가보안법 폐지를 요구해 온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이 국가보안법 구속자 전원 사면과 수사 중단, 공소 취소를 촉구하며 전국적인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민주노총과 국가보안법폐지국민행동, 석권호석방대책위원회, 이정훈무죄석방대책위원회 등은 7일 오후 1시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국가보안법 구속자 사면 및 수사 중단·공소 취소 촉구 및 범국민 서명운동 기자회견'을 열고 "내란 청산과 민주주의 회복은 국가보안법 피해자들의 석방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가자들은 "윤석열 정권은 '반국가세력 척결'과 '종북' 프레임을 앞세워 국가보안법 사건을 연이어 만들어냈으며, 이러한 공안정국 조성이 결국 12·3 내란을 정당화하는 정치적 기반으로 활용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최근 잇따른 재판에서 이른바 간첩단 사건의 핵심 공소사실이 무너지거나 무죄 판결이 선고되고, 관련 피고인들이 보석으로 석방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며 "국가보안법 사건의 실체와 수사 과정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지난해 정부가 전국건설노동조합과 화물연대 조합원, 농민, 노점상 등 184명을 특별사면한 점을 언급하며 "반노동·반민중 탄압을 바로잡기 위한 사면이 국가보안법 사건 피해자들에게는 단 한 명도 적용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가보안법으로 구속된 이들에 대한 전원 사면과 함께 현재 진행 중인 국가보안법 사건의 수사를 중단하고 공소를 취소해야 한다"며 "8·15 광복절을 계기로 전국적인 사면 촉구 서명운동을 전개해 국민적 여론을 모아 나가겠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서는 국가보안법 사건의 문제점을 사례별로 제시하며 윤석열 정부 시기 공안수사의 부당성을 집중 제기했다.
참가 단체들은 2022년 이후 제주·창원·전북 등에서 진행된 이른바 '자주통일민중전위 사건', '민주노총 간첩단 사건', '제주 간첩단 사건', '창원 간첩단 사건' 등을 언급하며 "정권의 정치적 위기 속에서 공안정국을 조성하기 위해 국가보안법이 남용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민주노총 사건 항소심에서 피고인 6명 가운데 4명이 무죄를 선고받았고, 창원과 제주 사건에서도 관련자들이 모두 보석으로 석방됐으며, 하연호 전북민중행동 대표 사건 역시 재판부가 '대한민국에 실질적인 해악을 미칠 위험성이 있는지는 알 수 없다'고 판단했으면서도 실형을 선고해 판결의 모순성이 지적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충북 사건에서는 항소심에서 이적단체 구성 등 주요 혐의가 일부 무죄로 변경돼 형량이 크게 감경됐고, 이정훈 연구위원 사건에서도 항소심 재판부가 북측 공작원으로 지목된 '고니시'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한 국제사실조회를 실시하고 보석을 허가한 점을 거론하며 "국가보안법 사건 전반에 대한 객관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합법 정당인 민중민주당에 대한 이적단체 구성 혐의 수사와 평양시민 김련희씨 사건 역시 국가보안법의 구조적 문제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제시됐다. 참가자들은 "국가보안법이 사상과 표현의 자유는 물론 귀향을 희망하는 인도적 행위까지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차은정 석권호석방대책위원의 사회로 이성철 국가보안법 피해자들을 위한 기독교대책위 사무국장, 이정훈 국가보안법피해 당사자, 함재규 민주노총 부위원장, 주재석 자주연합 상임대표, 평양시민 김련희 씨, 신동훈 세월호 제주기억관 운영위원장이 차례로 규탄발언을 했다.

▲한국교회인권센터와 국가보안법 피해자들을 위한 기독교대책위 사무국장 이성철 목사가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 ⓒ 김래곤
한국교회인권센터와 국가보안법 피해자들을 위한 기독교대책위 사무국장 이성철 목사는 "오늘 이 자리에 모인 것은 국가보안법으로 구속되고 수사·재판을 받고 있는 이들의 삶과 시간을 더 이상 빼앗지 말라는 국민의 요구를 전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재명 정부는 국가보안법 사건에 대한 수사를 중단하고 공소를 취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목사는 국가보안법이 단순한 법률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삶을 파괴하는 인권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보안법 사건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법 조항과 판결, 수사기관을 먼저 떠올리지만 그 끝에는 언제나 사람이 있다"며 "감옥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는 사람, 면회를 기다리는 가족, 재판 일정 하나에도 마음을 졸이는 동료들, 압수수색 이후 삶 전체가 감시와 의심의 대상이 되어 고립된 사람들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국가보안법은 한 사람의 몸만 가두는 것이 아니라 가족의 시간과 동료들의 일상, 공동체 전체를 흔들어 놓는다"며 "법정과 감옥에 묶인 사람들의 시간을 더 이상 국가가 빼앗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 목사는 현재 수감 중인 석권호씨와 하연호씨를 언급하며 국가보안법이 개인과 가족에게 남긴 상처를 설명했다.
그는 "석권호 집사의 삶은 국가보안법의 고통이 한 세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가족과 다음 세대의 시간까지 붙잡아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하연호 장로 역시 지역사회에서 생명과 평화, 통일의 가치를 실천해 온 인물로, 한 평 남짓한 독방에서도 평화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또 "한국교회는 지난 50년 동안 국가보안법 피해자들과 함께 기도하고 연대해 왔다"며 "억울하게 수감된 이들에게 해방과 자유가, 긴 수사와 재판을 견디는 이들에게는 두려움이 아닌 존엄이, 가족들에게는 고립이 아닌 연대가 함께하기를 바라며 싸워왔다"고 밝혔다.
이 목사는 "국가가 한 사람의 양심과 사상, 만남과 표현을 의심하고 처벌하는 현실은 더 이상 정당화될 수 없다"며 "국가보안법 구속자들을 즉각 사면·석방하고, 무리하게 진행된 수사와 기소를 중단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아울러 이날 시작된 범국민 서명운동에 대해 "감옥 안의 사람들과 법정에 선 사람들을 끝까지 함께하겠다는 우리 사회의 약속이자 선언"이라며 "종교인들도 국가보안법이 폐지되는 그날까지 피해자와 가족들의 곁을 지키며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국가보안법 피해자 이정훈 연구위원이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 ⓒ 김래곤
국가보안법 피해자 이정훈 연구위원은 발언을 통해 먼저 기자회견 참가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 뒤 "저의 사건은 국정원의 국가보안법 조작사건"이라며 "민주적 기본질서를 해쳤다는 실체와 근거가 전혀 없는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사건의 실체가 없으니 8년 전에 집필했던 저술물을 이적표현물로 규정해 기소한 것"이라며 "재판을 통해 반드시 무죄를 증명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국가보안법 폐지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국가보안법 폐지는 촛불 시민의 염원이자 개혁의 시작이면서 마지막 과제"라고 표명했다.
그러면서 "국가보안법 폐지 없는 민주주의는 거짓이며 가짜이고, 국가보안법 폐지 없는 자주 역시 가짜"라며 "무엇이 두려워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저하느냐"고 정부와 정치권에 반문했다.
이 연구위원은 끝으로 "이재명 정부는 8·15를 계기로 모든 국가보안법 사건에 대한 기소를 중단하고, 모든 양심수를 석방해야 한다"며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결단을 내려 달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함재규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 ⓒ 김래곤
함재규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국가보안법 구속자 석방·사면과 국가보안법 폐지 더는 미룰 수 없다"면서 국가보안법 구속자들의 즉각적인 석방과 사면, 국가보안법 폐지를 강력히 촉구했다.
함 부위원장은 최근 인사청문회 과정와 6.3지방선거에서 불거진 '주적' 논란을 언급하며 "국민을 이념으로 갈라치기 하는 낡은 정치가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진정한 위협은 내란과 외환을 획책하며 국가를 전쟁과 혼란으로 몰아넣은 세력"이라며 "국가반역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은 윤석열 사단과 이를 떠받친 극우 내란세력"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은 국가보안법 실적주의와 마녀사냥의 희생양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윤석열 정부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무리하게 기소한 석권호 동지는 지금도 감옥에 갇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몸을 가둘 수는 있어도 사상과 양심의 자유까지 가둘 수는 없다"며 "사상의 자유는 누구도 침해할 수 없는 기본권"이라고 강조했다. 또 "사건의 실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면 국가는 즉시 폭력을 멈추고 피해자들의 권리를 원상회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함 부위원장은 "사상의 자유가 보장되고 평화의 길을 가로막지 않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석권호 동지를 비롯한 국가보안법 구속자들에 대한 석방과 사면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유엔 자유권위원회와 유엔 인권이사회도 국가보안법이 국제인권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폐지를 권고해 왔다"며 "최소한 국가보안법 제7조부터라도 즉각 폐지하고, 국회는 하반기 회기에서 국가보안법 폐지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국가의 역할은 다양한 사상과 의견을 억압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보장하고 사회 발전의 토대로 삼는 것"이라며 "생각과 말을 처벌하는 국가보안법은 다양성과 민주주의 시대에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는 구시대의 악법"이라고 비판했다.
함 부위원장은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라는 말처럼 국가보안법 피해자들은 너무 오랫동안 정의를 기다려 왔다"며 "이재명 정부는 국가보안법 피해자들의 석방과 사면, 그리고 국가보안법 폐지라는 가장 빠른 정의를 결단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끝으로 그는 "이제 국가는 국가보안법 피해자들에게 진정한 가족의 품이 되어야 한다"며 "국가보안법 구속자들의 즉각적인 석방과 사면, 국가보안법 폐지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주재석 자주연합 상임대표가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 ⓒ 김래곤
주재석 자주연합 상임대표는 규탄발언을 통해 "지금은 인공지능(AI) 시대"라며 "인공지능에 국가보안법이라는 재갈을 물릴 수 있는가. 국가보안법으로 재갈을 물린다면 인공지능이 제대로 발전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되지도 않는 굴레를 씌우고 있는 것이 현재의 국가보안법"이라며 국가보안법이 표현과 연구, 사상의 자유를 제약하는 시대착오적 법이라고 성토했다.
또한 국가보안법의 역사적 배경에 대해서는 "이 법은 사실 미국의 한반도 정책의 산물"이라며 "대표적인 사례가 한미상호방위조약과 국가보안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은 국가보안법을 통해 미국에 반대하거나 비판하는 이들을 탄압해 왔다"고 지적했다.

▲평양시민 김련희 씨가 국가보안법으로 15년째 가족과 생이별한 현실을 호소하며 법원의 조속한 무죄 선고를 촉구했다. ⓒ 김래곤
평양시민 김련희씨는 국가보안법으로 15년째 가족과 생이별한 현실을 호소하며 법원의 조속한 무죄 선고를 촉구했다.
김씨는 재판 과정에서 "2011년 중국으로 병 치료를 하러 나왔다가 탈북 브로커에게 속아 남측에 들어오게 됐다"며 "사랑하는 가족들과 15년째 헤어진 채 살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8년 동안 여권을 발급해 주지 않았고, 문재인 정부에서 여권이 발급되자마자 출국금지 조치를 내려 지금까지 여행의 자유를 박탈당한 채 법정에 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국가보안법이 자신의 가족과 고향에 대한 마음마저 범죄로 만들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국가보안법은 북에 있는 가족과 친척, 동료들을 모두 원수로 여기고 미워하라고 강요한다"며 "북에서 교육받고 보고 들었던 모든 것을 거짓이라고 말하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딸에게서 받은 편지를 공개한 일과 페이스북에 고향을 그리워하는 글을 올린 것조차 국가보안법상 고무·찬양으로 문제 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귀향을 위해 스스로 국가보안법 위반 사실을 신고했던 사연도 공개했다. 그는 "간첩이 되면 강제추방될 수 있을 것이라는 어리석은 생각으로 탈북자 명단을 수집해 자수했지만, 경찰과 검찰은 이를 자신들의 출세와 욕망을 위해 국가보안법을 적용하는 데 이용했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국가보안법 뒤에 가려진 채 짓밟히고 있는 인간의 존엄을 돌아봐야 한다"며 "재판부가 하루빨리 무죄를 선고해 사랑하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김씨는 현재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으며, 자신의 귀향 의사와 가족을 향한 그리움이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8. 국가보안법 사건에서 최종 무죄를 확정받은 신동훈 세월호제주기억관 운영위원이 수사기관의 기소 과정과 국가보안법 적용의 문제점들을 폭로하고 있다. ⓒ 김래곤
국가보안법 사건에서 최종 무죄를 확정받은 신동훈 세월호제주기억관 운영위원장은 수사기관의 기소 과정과 국가보안법 적용의 문제점들을 폭로하였다.
그는 "국가보안법은 통일운동이나 사회운동을 하는 사람들에게만 적용되는 법이라고 생각했고, 자신처럼 평범한 사람이나 과거에 활동했던 사람과는 관계없는 법이라고 여겼다"며 "그 생각이 잘못됐다는 것을 직접 사건을 겪으며 알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자신이 기소된 경위를 설명하며 수사의 타당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2017년 9월 캄보디아에서 만나기로 했던 사람을 끝내 만나지 못했다"며 "그런데도 당시 현장에서 어떤 사람과 눈빛을 주고받았다는 이유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눈빛을 교환했다는 사실만으로 간첩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면 국가정보원은 무당이냐"고 반문하며 수사 논리를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가택 압수수색 과정에서도 혐의를 뒷받침할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압수수색에서 아무런 증거가 나오지 않았고, 검찰이 제시한 보고문과 지령문 어디에도 제 이름은 없었다"며 "그럼에도 검사는 사전에 증거를 인멸했을 가능성이 있고, 확보되지 않은 다른 보고문이나 지령문에는 이름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항소를 제기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사건은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며 "증거가 없다는 사실보다 존재하지 않는 증거의 가능성을 근거로 기소와 항소가 이어진 것은 개인으로서는 도저히 반박하기 어려운 논리였다"고 주장했다.

▲국가보안법으로 수감 중인 석권호씨의 편지를 아들이 낭독하고 있다. ⓒ 김래곤
국가보안법으로 9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대구교도소에 수감 중인 석권호씨가 옥중서신을 통해 국가보안법 폐지를 촉구했다.
석 씨는 편지에서 "감옥에서 주는 시간으로 살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하루 한 시간도 허투루 보내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그는 "지난 2월 두 동지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국정원과 경찰의 납득하기 어려운 재판 과정을 지켜봐야 했다"며 "얼마 전 두 동지가 무죄 판결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서야 큰숨을 내쉴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고생하셨다는 말과 함께, 국정원과 검찰이 다시 항소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당분간 더 고생하시라는 말밖에 하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석 씨는 현재 1943년부터 1953년까지 한반도 현대사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일제강점기 말기와 해방, 미군정, 분단과 전쟁, 반공체제의 형성 과정을 살펴보며 "현재 대한민국 사회를 규정하고 있는 역사적 출발점과 그 실마리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역사적 고찰 끝에 국가보안법이 한국 사회의 갈등과 적대 구조를 형성한 핵심 요소 가운데 하나라고 주장했다.
석 씨는 "국가보안법이 제정된 이후 지금까지 간첩과 빨갱이, 불순분자로 몰려 죽거나 갇히고 사상 검증을 당한 사람이 기백만 명에 이를 것"이라며 "반공체제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 자신의 생각을 숨긴 채 살아온 사람이 기천만 명에 달하는 현실은 암울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는 전쟁과 분열, 냉소와 혐오, 적대와 폭력을 조장하는 국가보안법이라는 피 묻은 실타래를 끊어내야 한다"며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해 앞장서는 모든 동지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나 역시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국가보안법이 폐지되는 날이 오면 구속된 동지들이 깔아놓은 자리를 거두며 감옥문을 나서겠다"고 밝혀 국가보안법 폐지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편지 말미에서 석씨는 "앞서간 이들이 있었기에 그 발자국이 길이 되었고, 그 길을 따라 오늘에 이르렀다"며 "동지들과 함께하겠다. 모두 건강을 살피며 한결같은 마음으로 앞으로 나아가자"고 연대의 메시지를 전했다.

▲11. 기자회견 요구안을 청와대에 전달하고 있다. ⓒ 김래곤
참가자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국가보안법 구속자 사면과 국가보안법 폐지를 촉구하는 요구안을 정부에 전달했다.
참가자들은 공동성명에서 "국가보안법으로 구속된 이들은 범죄자가 아니라 자주와 평화, 통일과 민주주의를 위해 활동해 온 사람들"이라며 "양심수를 감옥에 가둔 채 민주주의와 사회대개혁을 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국가보안법 즉각 폐지 ▲국가보안법 구속자 전원 특별사면 및 석방 ▲국가보안법 사건 수사 즉각 중단 및 공소 취소를 정부에 요구하며, 올해 8·15 광복절을 앞두고 전국적인 서명운동과 사면 촉구 운동을 본격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기자회견 전문이다.
<국가보안법 구속자 사면 및 수사 중지·공소 취소 촉구 기자회견문>
지난 5월 27일 열린 <검찰의 무리한 국가보안법 기소 규탄과 석권호·김영수 등 국가보안법 구속자 석방 촉구> 기자회견에는 국가보안법 폐지 투쟁을 전개해 온 시민사회단체들이 집결했습니다.
참가자들은 이른바 '민주노총 간첩단 사건'은 피고인 6명 가운데 4명이 무죄 판결을 받은 실체 없는 사건이자, 내란을 정당화하기 위해 조작된 '민주노총 간첩 만들기 사건'이라고 규정하고 국가보안법 구속자 석방과 국가보안법 폐지를 촉구했습니다.
지난 2025년 8월 7일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사회민주당, 기본소득당 소속 의원들은 8·15 광복절 특별사면을 앞두고 윤석열 정부 시기 노동 탄압으로 사법처리된 노동자와 노점상에 대한 사면·복권을 강력히 촉구했습니다.
이에 이재명 정부는 전국건설노동조합과 화물연대 조합원, 농민, 노점상 등 184명에 대한 특별사면을 단행했습니다.
우리는 이 사면이 국민주권 정부가 과거 정권에서 저질렀던 반노동자ㆍ반민중적 행위를 바로잡는 출발이라고 보고 이러한 조치를 적극 환영했습니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윤석열 정권이 '반국가세력 척결'을 내세우며 종북몰이로 내란·외환을 정당화하려는 과정에서 국가보안법으로 구속되거나 수사를 받고 있는 이들이 단 한 명도 사면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윤석열 정권하에서는 가히 '간첩 전성시대'라고 할 만큼 국가보안법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습니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최근 5년간 경찰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 피의자 수는 총 151명에 달합니다. 이는 국가보안법이 얼마나 많은 국민들의 삶을 감시하고 통제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윤석열 정권의 12·3내란은 "종북 반국가 세력을 일거에 척결한다"는 명분 하에 자행되었습니다. 윤석열은 지난 2월 25일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최후진술에서도 '간첩'이라는 표현을 무려 25번 언급했습니다.
윤석열은 "북한을 비롯한 외부 주권 침탈 세력과 우리 사회 내부 반국가 세력이 연계해 국가안보와 계속성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며, "간첩들이 가짜뉴스, 여론조작, 선전·선동으로 우리 사회를 갈등과 혼란으로 몰아넣고 있다"며 내란을 정당화 했습니다.
이처럼 윤석열 정권하에서 진행된 일련의 간첩사건들은 모두 12·3 내란을 준비하기 위한 정지작업의 일환으로 이루어졌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결국 간첩은 암약하는 것이 아니라 권력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점이 드러났습니다.
'간첩 전성시대'는 실제 간첩이 득시글하는 국가가 위기에 처했다는 의미가 아니라, 박정희·전두환 군사독재 시절 횡행했던 억압적 통치가 되살아났음을 의미했습니다.
간첩단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간첩단의 구성원도 존재할 수 없습니다. 최근 재판 결과 전국적으로 제기된 이른바 간첩단 사건들이 조작됐거나 부풀린 사건으로 드러난 만큼, 여전히 간첩단의 수괴로 내몰려 구속돼 있는 국가보안법 사건의 양심수들도 모두 석방돼야 합니다.
헌법상 북을 괴뢰국가로 규정하는 영토조항은 그 대상의 괴뢰성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 사회가 반북 적대감에 사로잡힌 이상(異常)사회임을 자각하게 합니다.
이러한 영토조항과 이에 근거한 국가보안법이 아니라면 회합·통신 자체는 범죄가 될 수 없습니다. 범죄는 회합·통신 자체가 아니라, 이를 통해 테러, 암살, 방화, 납치 등 반사회적 범죄를 모의하거나 실행한 행위입니다.
그러나 국가보안법으로 구속된 이들은 범죄자라기보다 이 사회의 자주와 평화, 통일,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해 온 사람들이며, 이 사회의 빛과 소금 같은 존재들입니다.
내란 청산과 사회 대개혁은 양심수 석방과 국가보안법 철폐에서부터 시작돼야 합니다. 양심수를 감옥에 가둔 채 이 사회의 민주주의를 말할 수는 없습니다.
이는 지금 내란 청산을 바라는 국민적 열망에 부응하고, '주적' 논란을 앞세워 재결집을 시도하는 국민의힘과 극우 반공세력의 정치적 기반을 약화시키는 한편, 적대적으로 대립하고 있는 남북관계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이에 우리는 이재명 정부가 2025년 노동자·농민·노점상에 대한 대대적인 특별사면의 취지를 이어받아, 현재 국가보안법으로 구속된 이들을 전원 사면하고, 국가보안법 사건으로 기소되거나 수사를 받고 있는 이들에 대해서는 수사를 중단하고 공소를 취소할 것을 촉구합니다.
우리는 사회 각계각층의 단체들과 함께 국가보안법 폐지와 양심수 석방, 사면투쟁에 앞장서며, 구속자 석방뿐만 아니라 국가보안법의 폐해를 국민들에게 널리 알려 나갈 것입니다.
아울러 올해 8·15 광복절을 맞아 <국가보안법 구속자 사면 및 수사 중단·공소 취소>를 위한 전국적인 서명운동에 광범위하게 돌입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이 사회의 자주와 민주, 진보를 염원하고 국가보안법 폐지를 바라는 국민의 뜻을 하나로 모아 나갈 것입니다.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1. 반민주 악법, 국민 통제 악법 국가보안법을 즉각 폐지하라!
2. 이재명 정권은 국가보안법 구속자들을 전원 사면 석방하라!
3. 국가보안법 수사를 즉각 중단하고, 공소를 즉각 취소하라!
2026년 7월 7일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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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위기 탈출용 공안탄압 저지 국가보안법 폐지 경남대책위/합헌정당탄압분쇄비상대책위/국가보안법폐지부산행동]
[첨부자료] 국가보안법 사건별 검토
1. 2022년 11월 9일 국가정보원과 경찰은 제주, 전북, 경남 창원·진주 등에서 '자주통일민중전위 사건'을 명목으로 진보 인사 8명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했습니다.
당시는 10월 29일 이태원 참사의 여파로 윤석열 정권이 심각한 국정 운영 위기를 겪으며 정치적 비판에 직면해 있던 시기였습니다.
당시 국가정보원과 검찰·경찰의 대대적인 국가보안법 사건 수사는 이태원 참사 이후 심화된 윤석열 정권의 정치적 위기를 공안탄압으로 전환하고, 국가정보원의 대공수사권 유지와 국가보안법 제2조 및 제7조에 대한 헌법재판소 위헌법률심판에서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2. 윤석열 정부 출범 약 8개월 만인 2023년 1월 18일 새벽, 국가정보원과 경찰은 이른바 '간첩단 사건' 수사를 명분으로 전국적인 대규모 압수수색에 나섰습니다.
동원된 수사 인력은 약 800명에 달했으며, 서울의 민주노총 본부를 비롯해 보건의료노조 사무실, 기아자동차노조 광주공장 사무실, 제주 세월호기억관, 관련 활동가들의 자택 등 전국 10여 곳이 동시에 압수수색 대상이 되었습니다.
3. 민주노총 간첩단 조작사건에 이어 2023년 3월에는 이른바 '자주통일민중전위 사건'을 '창원 간첩단 사건'으로 확대·조작해 4명을 국가보안법 위반과 범죄단체활동 혐의로 구속기소했습니다.
2023년 4월 5일에는 국가정보원과 경찰이 이른바 '제주지역 간첩단 사건'을 터뜨리며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했습니다.
그러나 대표적인 사건인 이른바 '민주노총 간첩단 사건' 항소심에서는 조직사건의 실체가 인정되지 않아 피고인 6명 가운데 4명이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또한 이 사건과 관련해 국가정보원장이 사건 관련자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면서 검찰의 기소가 무리했다는 점은 더욱 분명해졌습니다.
4. 이른바 '창원 간첩단 사건'에서도 검찰은 동영상 원본 대신 일부 장면을 캡처한 정지화면만을 증거로 제출하고, 원본 동영상은 변호인단과 재판부에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이로 인해 증거의 신빙성과 절차의 적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으며, 무리한 기소와 조작 의혹이라는 비판도 이어졌습니다.
결국 이 사건의 피고인들 역시 2023년 12월 7일 전원 보석으로 석방돼 현재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5. 소위 '제주 간첩단 사건'에서도 변호인단과 시민사회단체는 검찰이 제출한 일부 전자자료와 해외 메신저 기록에 대해 원본성이 충분히 확인되지 않았고, 작성 주체도 명확하지 않으며, 전체 맥락을 배제한 일부 내용만 증거로 사용됐다고 강력하게 비판했습니다.
또한 디지털 증거의 수집·보관·분석 전 과정에 대한 엄격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으며, 국가보안법을 적용하려면 단순한 접촉이나 의견 표명만으로는 부족하고,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위험이 입증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요건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음에도 국가보안법이 적용돼 표현의 자유와 사생활의 비밀, 적법절차와 방어권 등 헌법상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할 우려가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으며, 관련자 전원이 보석으로 석방되면서 검찰의 기소가 무리했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6. 하연호 전북민중행동 대표 사건도 마찬가지입니다. 2025년 12월 24일 항소심 재판부는 "대한민국에 실질적인 해악을 미칠 위험성이 있는지는 알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했음에도 불구하고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이에 대해 변호인단과 시민사회는 재판부가 실질적 위험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면서도 실형을 선고한 것은 판시 내용과 양형 사이의 정합성과 균형을 잃은 판결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또한 이는 국가보안법 사건에서 구체적인 국가안보 침해나 현실적 위험성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음에도 중형이 선고되는 사례가 반복될 경우, 국가보안법이 실제 위해행위에 대한 처벌을 넘어 정치적 표현의 자유와 사회운동을 위축시키는 수단으로 기능할 우려가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7. 2021년 5월 27일 문재인 정권 당시의 이른바 충북 간첩단 사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에게 징역 12년 등의 중형을 선고했으나, 항소심에서는 이적단체 구성 및 범죄단체 조직 혐의 등에 대해 일부 무죄가 인정되면서 징역 2년~5년으로 감형되었습니다.
특히 국가정보원과 검찰·경찰은 피고인들이 북측의 지령을 받아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활동을 했다고 기소했습니다. 그러나 공소사실의 주요 내용은 청주지역에서 F-35A 전투기 도입 반대 운동과 북측에 묘목 보내기 운동 등을 벌였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국가정보원과 검찰·경찰이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행위라고 주장한 내용이 실제로는 지역사회의 평화운동과 통일운동에 관한 활동이었음을 보여주며, 이는 공안기구의 기소 내용이 터무니없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8. 이정훈 연구위원은 2021년 5월 14일 국가보안법상 이적표현물 소지와 회합·통신 등의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이후 구속기간 만료로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던 중,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사건 발생 후 4년 6개월이 지난 2025년 11월 12일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습니다. 그러나 2026년 4월 14일 항소심 재판 도중 보석이 허가돼 현재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가 북측 공작원으로 지목된 '고니시'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 국제사실조회를 실시하고, 이정훈 연구위원의 보석을 허가한 것은 사건 조작 가능성을 염두에 두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 역시 북측 공작원으로 지목된 고니시의 사망설까지 제기되는 등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유령 공작원'을 근거로 한 조작 사건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남은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저술해 시중에서 합법적으로 판매되고 있는 『87, 6월 세대를 위한 주체사상 에세이』와 『북 바로알기 100문 100답』이 관련 사상과 정책을 분석한 학술연구서의 성격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적표현물로 판단됐다는 점입니다.
이처럼 이 사건은 조작 사건인 동시에 국가보안법이 인간의 양심과 사상, 나아가 생각까지 얼마나 억압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며, 국가보안법의 구조적 문제점을 드러낸 사건입니다.
9. 2024년 8월부터 국가보안법상 이적단체 구성 혐의로 압수수색을 받아온 민중민주당 한명희 대표와 한준혜 사무총장에 대해 검찰은 최근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범죄 혐의에 다툼의 여지가 있어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고,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영장을 기각했습니다.
창당 10주년을 맞은 합법 등록정당을 이적단체로 몰아 구속영장을 청구한 검찰의 공안수사는 정권이 바뀌어도 검찰의 반민중적 본성이 여전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10. 평양시민 김련희 씨는 남측에 입국한 뒤 합법적으로 귀향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가족과 고향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간첩이 되어서라도 돌아가겠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스스로 간첩 행세를 하며 귀향할 길을 찾기 위해 몸부림쳤습니다.
그는 실제 간첩 활동을 하려 한 것이 아니라 오직 가족과 재회하기 위한 절박한 마음과 잘못된 믿음 속에서 허위 자백과 행동을 했을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검찰은 이를 국가보안법상 잠입·탈출죄와 찬양·고무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기소했고, 현재 재판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사건은 국가보안법이 실제 15년째 한국에 억류되어 귀향하고자 하는 인도적 행위를 형사처벌의 삼는 반인도적 수단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국가보안법 구속자 사면 및 수사중단·
공소취소 촉구 범국민 서명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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