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여성노동자회의 여성노동전문상담실인 '평등의전화'는 매년 상담사례를 분석, 발간하고 있다. '평등의전화' 상담 활동가들은 6월 한 달 동안 '2025년에 접수된 상담 사례'를 분석해 여성 노동자의 현실을 되짚어보고자 한다. 이번 연재는 6월 1일부터 30일까지 총 다섯 편에 걸쳐 게재되며, 상담 현장에서 포착한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 성차별의 실태를 드러내고 실질적인 변화를 위한 대안을 모색한다.

여성노동자회 2025년 평등의전화 상담사례 분석에서 근로조건 상담 상세유형을 살펴보면, '산업재해 및 사회보험'이 23.6%에 이어 '임금체불'이 22.0% 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임금체불' 상담사례를 살펴보면, 몇가지 특징이 드러난다. 주로 여성 집중 업종인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 숙박 및 음식점업, 도소매업, 제조업, 협회·단체 및 기타 서비스업 등 여성 고용 비율이 높은 업종에 집중되어 있다. 특히 요양병원, 병원, 식당, 소규모 판매업, 공장, 돌봄 시설 등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했다. 이는 여성 집중 업종일수록 임금권 침해가 더욱 일상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을 보여준다.

임금체불은 1인 사업장, 5~9인 규모의 소규모 업체, 10명 미만의 공장, 20명 내외의 요양병원 등 소규모 사업장에서 많이 발생했다. 소규모 사업장은 노무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사업주가 노동조건을 직접 통제하는 경우가 많아 노동자가 문제를 제기하기 더욱 어렵다.

AD
특히 5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법적 보호가 상대적으로 취약해 노동자들이 제도 밖에 방치되는 경우가 많았다. 비정규직 여성노동자의 상황은 더욱 심각한데 계약직 여성 노동자, 숙박업 및 음식점업 종사자, 단순노무직, 환경미화 노동자들에게서 임금체불 사례가 두드러졌다.

임금 문제를 겪는 여성노동자들은 주로 40대 후반에서 50대, 그리고 60대 이상의 중·고령층이 많았으며, 10년 이상 장기근속한 예도 적지 않았다. 오랜 시간 일했음에도 퇴직금과 수당, 기본적인 임금조차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은 여성노동자의 취약한 위치를 드러낸다.

실제로 한 60대 여성노동자는 제조사업장에서 1년 6개월간 근무했지만, 사업주가 바뀌면서 '1년이 안 되었으니 퇴직금을 줄 수 없다'라는 말을 듣고 퇴직금을 받지 못했다고 상담했다. 또 70대 청소노동자는 10년 이상 근무하는 동안 연차수당을 한 번도 받은 적이 없었고, 퇴사를 앞두고 사업주에게 수당 지급을 요구했지만 제대로 답을 듣지 못했다.

무권리 상태 여성 노동자의 임금체불 사례도 다수

임금체불은 제도적 보호 자체가 부재한 상태에서 발생하기도 했다. 제도적 사각지대에 놓인 여성 노동자들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거나, 4대 보험에 가입되지 않았거나, 급여명세서가 불명확한 경우가 많았다.

심지어 급여에서 4대 보험을 공제했음에도 실제로는 납부되지 않은 사례도 있었다. '근로계약서 없이 12년을 근무했다'라거나 '4대 보험을 공제했지만 실제로는 미납 상태였다'는 사례도 있었다.

체불임금과 퇴직금을 받지 못한 노동자들은 마지막 수단으로 소송까지 고민하게 된다. 기다려도 지급되지 않아 법적 절차를 통해 해결하려는 상담사례가 많았으며, 이는 노동자가 개인의 힘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임을 보여준다.

노동자들이 소송까지 가지 않도록 체불임금의 신속한 지급과 행정적 개입이 필요하며, 법적 대응을 선택한 노동자들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 역시 강화되어야 한다. 또한 여성 노동자들에게 임금체불은 월급을 받지 못하는 것을 넘어 고용불안과 노후 불안, 그리고 제도적 보호의 부재가 동시에 작동하는 구조적 문제로 나타난다. 따라서 사업주의 일방적인 임금 지연과 퇴직금 미지급에 대한 강력한 행정조치와 근로감독, 그리고 소규모 사업장 노동자를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

한편 2026년 근로기준법 개정, 노동감독관 직무집행법 제정(4.7제정, 12.8 시행)으로 지방정부에 30인 미만 사업장 근로감독 권한과 이에 수반되는 사법경찰관리 직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되었다.

지방근로감독관 제도는 올해 하반기부터 시행하여 점차 확대할 예정이라고 한다. 기존 3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근로감독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예방적 차원의 지방 행정의 역할이 커지고 중요하다 할 것이다.

전국 여성 노동자의 69.1%(2024년 기준)가 30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고 있다. 지방근로감독관 제도는 여성노동자를 위한 노동행정이 확대된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소규모 사업장에 집중된 임금체불은 열악한 여성노동자의 삶을 위협한다. 이 제도가 여성 노동자의 노동환경이 제대로 마련되어 있는가에 대한 예방적 감독으로 그들의 삶이 안정되는데 기여하여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바다는 지역 여성노동자회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여성노동자회는 전국 11개 지역의 평등의전화에서는 근로조건, 직장 내 성차별, 성희롱, 모성권 침해, 직장 내 괴롭힘 등 여성노동자들에게 발생할 수 있는 상담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표번호(1670-1611)를 이용하면 전국 어디서 전화를 해도 가장 가까운 지역 상담실로 연결되어 상담받을 수 있습니다.


#여성노동#임금체불#여성노동자무권리상태#평등의전화#여성노동전문상담
댓글
연재

여성노동상담실 <평등의전화> 상담사례로 살펴본 여성노동자의 현실

바다 (kwwa) 내방

여성 노동자들이 노동을 통해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여성노동운동 단체입니다.



독자의견0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