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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부터 오는 11월까지 부천시 원미구 상동 상동도서관 상주작가로 활동 중인 양진채 소설가를 <부천뉴스>가 만났다. 6월 23일 오전 10시 열린 장편소설 <언제라도 안아줄게> 북토크 현장에서다.
지난 5월부터 오는 11월까지 부천시 원미구 상동 상동도서관 상주작가로 활동 중인 양진채 소설가를 <부천뉴스>가 만났다. 6월 23일 오전 10시 열린 장편소설 <언제라도 안아줄게> 북토크 현장에서다. ⓒ 정재현

지난 5월부터 오는 11월까지 경기 부천시 원미구 상동 상동도서관 상주 작가로 활동 중인 양진채 소설가를 <부천뉴스>가 만났다. 23일 오전 10시 열린 장편소설 <언제라도 안아줄게> 북토크 현장에서다. 아래 일문일답은 이날 북토크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 상동도서관에 대한 느낌을 전한다면?

"나는 올해 5월부터 11월까지 상동도서관 상주작가로 와 있다. 상동도서관에 와서 제일 놀란 건 도서관 그 자체였다. 보통 도서관이라고 하면 열람실 중심으로 생각하는데, 여기는 공간이 주는 느낌도 다르다. 시민들이 편하게 와서 머물 수 있는 문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문학전문도서관이라는 점이 나한테는 굉장히 의미 있게 다가왔다. 이런 공간에서 글을 쓰고 시민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게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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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을 배경으로 작품을 쓰는 이유가 있다면.

"2008년에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등단 나이가 마흔이 넘어서였다. 늦게 등단하다 보니 고민이 많았다. 잘 쓰는 작가들은 너무 많고, 나는 무엇으로 기억될 수 있을까 계속 생각했다. 가진 것도 없고, 특별한 인맥도 없고, 남들처럼 엄청난 경험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결국 내가 가진 가장 큰 자산은 인천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인천에서 태어나고 자라고 살아왔으니까 그 도시를 작품의 무대로 삼기로 했다. <변사기담>도 그렇고 <언제라도 안아줄게>도 인천을 배경으로 썼다. 소설집도 가능하면 인천을 담으려고 했다. 그렇게 인천을 쓰다가 이제는 부천까지 진출하게 됐다."

- 지난해 말 출간한 <언제라도 안아줄게>를 설명해달라.

"<언제라도 안아줄게>는 1978년 동일방직 똥물 투척사건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다. 이 소설을 노동 운동 소설로만 읽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쓰고 싶었던 건 여성 노동자들의 청춘이었다. 사건으로만 보면 굉장히 비장해 보일 수 있다. 그런데 그분들도 다 스무 살 안팎의 평범한 청춘들이었다. 하숙방에서 까르르 웃고, 서로 놀리고, 연애도 하고 싶고, 예뻐 보이고 싶고, 가족들 걱정하는 사람들이었다. 나는 그 모습을 복원하고 싶었다. 우리가 역사를 이야기할 때는 늘 투쟁과 사건만 기억한다. 그런데 그 사건 속에 사람이 있었다. 나는 그 사람을 쓰고 싶었다."

"왜 우리는 인간답게 살 수 없을까, 그 질문이 시작이었다"

 책표지
책표지 ⓒ 강

- 동일방직 여성들과 소설 속 인물들은 어떤 사람들이었나.

"동일방직 여성 노동자들은 대부분 가족을 먹여 살리려고 공장에 들어온 사람들이었다. 오빠 학비를 대주려고, 동생 공부 시키려고, 집안 살림을 돕기 위해서 어린 나이에 공장에 들어왔다. 여성 노동자가 훨씬 많은 공장이었는데도 노동조합은 남성들이 장악하고 있었다. 탈의실도 제대로 없었다. 밥 먹을 시간도 넉넉하지 않았다. 기계를 멈출 수 없으니까 허겁지겁 밥을 먹고 다시 뛰어가야 했다. 그런 환경에서 일하면서도 왜 우리는 인간답게 살 수 없을까 하는 질문을 하기 시작한 거다. 도시산업선교회나 가톨릭노동청년회 같은 곳에서 노동자의 권리와 인간다운 삶에 대해 배우면서 여성 노동자들이 성장해 나간다. 나는 그 과정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했다.

사실 이 소설에는 내 삶이 많이 들어 있다. 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우전자 공장에 들어갔다. 처음 만든 게 선풍기였다. 그래서 지금도 선풍기 정도는 고칠 수 있다. 그때 노동자로 살았던 시간은 길지 않았다. 길어야 3~4년 정도다. 그런데 나는 지금도 왜 스스로를 노동자라고 생각할까 하는 질문을 한다. 지금은 소설가라고 불리고 다른 이름으로도 불리지만, 내 안에는 여전히 노동자라는 정체성이 남아 있다. 아마도 청춘의 가장 중요한 시기에 노동과 노동 운동을 경험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 경험이 내 삶 전체를 규정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 동일방직 사건의 시작은?

"동일방직 사건은 여성 노조지부장이 탄생하면서 시작된다. 한국 최초의 여성 지부장이었다. 그 자체가 당시에는 굉장히 위험한 일이었다. 회사도 불편해 했고 권력도 불편해 했다. 노조 간부들이 연행되자 여성 노동자들이 마당에 나와 항의했다. 그런데 경찰이 들어오고 폭력이 시작된다. 무차별 폭행이 이어졌고 수많은 사람이 다치고 끌려갔다. 그 사람들은 혁명을 하겠다고 나온 사람들이 아니었다. 그냥 부당하다고 생각해서 목소리를 냈을 뿐이다. 그런데 세상은 그 목소리를 너무 잔인하게 짓밟았다."

- 동일방직 사건은 국가 공권력이 개입한 사건이라는 평가도 있다.

"1978년 똥물 투척 사건도 마찬가지다. 여성 노동자들이 투표를 하러 가는데 똥물을 퍼붓고 폭행을 하고 투표함을 부수고 선거 자체를 방해했다. 나중에 밝혀졌지만 회사만의 일이 아니었다. 국가 권력이 개입한 사건이었다. 결국 120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해고됐다. 그리고 다시는 공장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복직 판결을 받아도 복직 되지 못했다. 블랙리스트 때문에 다른 공장에서도 오래 버티기 어려웠다. 나는 이 사건을 자료로만 읽지 않았다. 그 사람들의 삶을 생각했다. 스무 살 남짓한 청춘들이 어떻게 그런 일을 견뎌냈을까. 그게 늘 궁금했다."

- 인천 답동성당의 종소리가 소설에 자주 등장한다.

"소설 속에서 종소리가 중요한 이유도 거기에 있다. 노동자들은 계속 이야기했다. 우리 얘기를 좀 들어달라고. 우리도 사람이라고. 그런데 아무도 들으려고 하지 않았다. 그래서 종을 울리게 했다. 세상이 들을 때까지. 사람들이 이 참혹함을 알 때까지. 누군가는 똥물을 뒤집어쓰고 울부짖고 있는데 다른 사람들은 너무 편안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다. 그게 내가 이 소설에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다. 내 삶만 괜찮으면 되는 게 아니라는 것. 나보다 어려운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 그것이 연대라고 생각한다."

"결국 사람에 대한 이야기"

 지난 5월부터 11월까지 부천시 원미구 상동 상동도서관 상주작가로 활동 중인 양진채 소설가를 <부천뉴스>가 만났다. 6월 23일 오전 10시 열린 장편소설 <언제라도 안아줄게> 북토크 현장에서다.
지난 5월부터 11월까지 부천시 원미구 상동 상동도서관 상주작가로 활동 중인 양진채 소설가를 <부천뉴스>가 만났다. 6월 23일 오전 10시 열린 장편소설 <언제라도 안아줄게> 북토크 현장에서다. ⓒ 정재현

- 왜 제목이 <언제라도 안아줄게>인가.

"제목은 사실 처음부터 떠올랐다. 그런데 너무 달콤한 제목 같아서 싫었다. 그래서 끝까지 다른 제목을 찾으려고 했다. 출판사하고도 계속 고민했다. 그런데 결국 다른 제목이 나오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생각해 봤다. 결국 이 소설은 싸움의 이야기가 아니라 사람의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상처 입은 사람들, 버텨낸 사람들, 서로를 붙잡아 준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그래서 결국 <언제라도 안아줄게>가 될 수밖에 없었다."

- 노동자의 삶을 글로 쓰지 않겠다고 마음먹은 적도 있었다고 들었다.

"노동운동을 하다가 현장을 끝까지 책임지지 못했다는 부채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 같은 사람이 그런 이야기를 쓸 자격이 있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민주화운동을 했던 분들을 인터뷰하고, 예전 동료들을 만나고, 노동의 역사를 다시 들여다보면서 결국 누군가는 기록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소설을 쓰게 됐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삶은 참 알 수 없는 것 같다. 내가 상동도서관 상주 작가가 되어 부천에 와 있을 줄도 몰랐고, 오늘 여기서 여러분을 만날 줄도 몰랐다. 인연이라는 게 그렇다. 지금은 그냥 스쳐 지나가는 만남 같지만 나중에는 어떤 의미로 남을지 모른다. 오늘 이 자리도 그런 인연 가운데 하나일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이런 만남들이 참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부천뉴스에도 실립니다.


언제라도 안아줄게

양진채 (지은이), 강(2025)


#상동도서관#양진채#북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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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말, 부천시민신문, 한겨레리빙, 경기일보 등을 거쳤고, 지금은 부천뉴스를 운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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