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를 바꾸는 일에는 늘 누군가의 헌신이 있다. 그러나 그 일을 해온 공익활동가들은 종종 낮은 처우와 높은 업무 강도 속에서 소진되고, 그 이름은 변화의 그늘에 가려져 왔다. 이런 공익활동가들을 사회가 함께 응원하고 그 가치를 인정하자는 취지로 기획한 '2026 공익활동가주간'이 오는 6월 29일 막을 올린다.
공익활동가주간은 6월 29일(월)부터 7월 3일(금)까지 닷새간 전국 곳곳에서 진행되는 행사다. 주최 측은 이를 "공익활동가의 지역·영역·세대를 잇는 사회적 지지와 연대의 플랫폼"으로 규정한다. '세상의 변화에는 늘 공익활동가가 있습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공익활동가에 대한 존중과 지지를 바탕으로 사회적 인정문화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올해 행사는 공익활동가사회적협동조합 동행, 사단법인 시민,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지리산이음, 한국사회혁신가네트워크, 한국시민사회지원조직네트워크, (사)솔라시추진단으로 구성된 추진위원회가 함께 꾸린다. 프로그램은 심포지엄, 대화테이블, 응원밥상, 사진전, 쉼표캠프, 연결마당, 인터뷰, 솔라시포럼 등 크게 8개 갈래로, 정책 논의부터 식탁과 휴식, 기록과 전시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펼쳐진다.
행사 곳곳에는 활동가의 '소진'이라는 문제의식이 흐른다. 동행은 행사에 앞서 '공익활동가의 번아웃 경험과 업무환경 조사'를 진행했다. 휴식·돌봄·연구 지원 프로그램들도 '낮은 처우와 높은 업무 강도로 인한 번아웃'을 공통의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 단순한 격려에 그치지 않고, 활동의 지속 가능성을 개인의 몫이 아니라 시민사회 전체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로 다루겠다는 문제의식인 셈이다.
문을 여는 정책 마당, 심포지엄
주간의 첫날인 6월 29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심포지엄이 열리면서 닷새의 막을 연다. 주제는 '국가-시민사회 관계, 정책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때: 민간위탁·보조금 제도의 현실과 개선 방안'이다.
시민사회는 지역사회 문제 해결과 공공서비스 영역에서 적지 않은 역할을 맡아 왔지만, 현행 민간위탁·보조금 제도는 개별 사업의 수행을 중심으로 설계돼 시민사회의 자율성과 지속 가능한 운영 기반을 충분히 보장하지 못한다는 것이 주최 측의 진단이다. 심포지엄은 이재명 정부 출범 1년과 민선 9기 출발점을 맞아, 이러한 제도 현실을 짚고 공익활동 활성화를 위한 개선 과제를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비영리조직의 운영을 가로막는 제도 구조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넓히고, 시민사회를 단순한 공공서비스 수행기관이 아니라 정책의 파트너로 바라보자는 관점 전환을 제안하는 데 목적이 있다.
발제와 토론은 두 개의 세션으로 진행된다. 세션 1에서는 성공회대 사회과학연구소 조철민 연구위원이 '국가-시민사회 관계, 새로운 정책 패러다임이 필요한 이유'를 짚고, 법무법인 디엘지 공익인권센터 염형국 센터장이 보조금 제도, 사단법인 시민 정책위원인 전규해 변호사(온율)가 민간위탁 제도의 현실과 개선 방안을 발제한다.
세션 2 종합토론은 한국YWCA연합회 조은영 회장을 좌장으로, 광주광역시시민사회지원센터 이기훈 센터장, 한국마을연합 마을정책연구소 손우정 소장, 사회적협동조합 한강 염형철 공동대표가 참여해 청중 질의응답과 함께 진행된다. 행사는 전국 활동가와 정책 입안 관계자 등 약 80명 규모로 열리며, 온라인 생중계를 병행한다.

▲지난해 6월 30일 '2025 공익활동가주간'의 일환으로 진행된 시민사회 활성화 심포지엄에서 참가자들이 종합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 사단법인 시민
전국에서 이어지는 대화와 만남
심포지엄이 정책의 마당을 연다면, 주간 내내 전국 곳곳에서는 활동가들이 직접 마주 앉는 대화의 자리가 이어진다. 10여 개 지역에서 동시다발로 열리는 대화테이블은 '공익활동가의 삶과 활동', '시민사회 제도정책', '영역 간 대화와 협력'을 주제로, 활동가들이 각자의 일상과 고민을 털어놓고 제도·정책을 논의하며 영역의 경계를 넘어 협력의 실마리를 찾는 공론장이다.
서울·경기·부산·충북·대구·경북·제주·강원·충남에서 마련되며, 지역별 세부 일정과 장소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순차 안내된다. 마지막 날인 7월 3일에는 전국에서 오간 이야기를 한자리에 모으는 온라인 공유회가 열려, 흩어져 진행된 대화를 하나의 흐름으로 잇는다.
같은 기간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시민사회 공동의 문제를 함께 풀어가는 공론장을 연다. 2025년 시민사회활성화위원회가 진행한 '시민사회 공동의 문제 해결을 위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활동가 50~60명이 시민사회가 마주한 위기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공유하고, 그 원인을 진단한 뒤 공동의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3단계로 이어진다. 영역·역할·연차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활동가들의 문제의식을 폭넓게 수렴하는 자리다.
지역별 교류의 장인 연결마당도 빼놓을 수 없다. 활동가대회와 한마당의 형식으로, 한 지역의 활동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의 안부를 묻고 경험을 나누며 더 단단한 연대를 확인한다. 7월 2일 충북활동가대회와 경기도공익활동가대회, 7월 3일 광주활동가한마당이 예정돼 있으며, 세부 내용은 홈페이지를 통해 추후 안내된다.
서로를 응원하고 돌보는 자리
활동가들이 서로를 직접 환대하고 돌보는 프로그램도 주간의 한 축을 이룬다. '공탁(공익활동가를 위한 식탁)'은 존중과 연대의 마음을 담은 음식을 함께 만들어 나누는 응원밥상이다.
2024년부터 이어져 온 대표 프로그램으로, 한 명 한 명의 사회적 기여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환대하는 모습을 안팎으로 나눔으로써 공익활동가에 대한 사회적 인정문화를 넓히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참여 규모도 지난해 18팀에서 올해 25팀 안팎으로 늘었다. 선정된 팀에는 식재료비와 셰프 인건비, 공간대관료 등이 지원되고 앞치마와 테이블 세팅 용품 등으로 꾸린 '공탁 키트'가 제공된다. 6월 22일부터 7월 3일까지 전국 곳곳에서 밥상이 차려지며, 그 현장의 이야기와 후기는 공식 홈페이지에 차곡차곡 쌓인다.

▲지난해 '2025 공익활동가주간'에 열렸던 '공익활동가를 위한 식탁(공탁)'의 현장 모습. ⓒ 공익활동가주간 추진위원회
활동가의 마음건강을 정면으로 다루는 자리도 있다. 동행은 7월 1일 '공익활동가의 자기돌봄'을 주제로 대화테이블을 연다. 활동가의 소진을 막기 위한 자기돌봄이 더 이상 개인의 몫에 머무를 수 없으며 시민사회 전반의 역할과 과제로 다시 정의돼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프로그램이다. 사전에 진행한 '활동가 마음건강 기초조사' 설문을 바탕으로, 참여자 20명 안팎이 마음건강을 해치는 요인을 함께 짚고 개인적·조직적 차원의 개선 방법을 논의한다. 이날 모인 이야기는 향후 '활동가 맞춤형 자기돌봄 가이드북' 제작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잠시 현장을 떠나 숨을 고르는 '쉼표캠프'는 두 갈래로 진행된다. 하나는 7월 2일부터 4일까지 제주에서 열리는 '공익활동가 런케이션'이다. 활동가들이 현장을 잠시 벗어나 휴식으로 에너지를 채우는 동시에 새로운 영감을 얻어 활동의 동력을 회복하도록 돕는 자리로, 제주소통협력센터와 원도심 일대에서 한국시민사회지원조직네트워크 유관단체 소속 활동가들이 함께한다.
다른 하나는 7월 2일 오후 한국여성재단 W나누리에서 열리는 '연구활동가 리트릿 캠프'다. 고립감을 느끼기 쉽고 연구를 이어갈 관계망과 지지 기반이 부족한 연구활동가 20명을 초대해, 정해진 주제 없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대화 테이블과 함께 식사를 매개로 한 관계 맺기의 시간을 마련한다. "요즘 가장 오래 붙잡고 있는 질문은 무엇인가요?" 같은 물음을 나누며, 연구를 지속할 심리적·관계적 토대를 다지는 데 초점을 둔다.
기록하고, 알리는 일

▲지난해 '2025 공익활동가주간'에 진행된 인터뷰 프로젝트 '변화를 만드는 사람들' 모음. ⓒ 변화를 만드는 사람들
활동가들의 시간을 기록하고 그 가치를 시민에게 알리는 프로그램도 주간을 빛낸다. 사진전 '활동이 가장 빛나는 순간'은 전국 활동가들이 현장의 한 장면을 사진과 짧은 이야기로 나누는 공모 전시다. 활동가의 일상은 흔히 '고군분투'나 '좋은 일'로만 그려지지만, 그 안에는 개인과 공동체가 함께 성장하는 빛나는 순간들이 있다는 데서 출발한 기획이다.
활동가 스스로 자신의 궤적을 돌아보며 자긍심을 확인하고, 시민에게는 공익활동의 현장을 시각적으로 전하며, 나아가 생생한 현장 기록을 향후 홍보·정책 자료로 아카이빙한다는 세 가지 목적을 담았다. 온라인 전시는 6월 29일부터 12월 31일까지 공익활동가주간 전용 갤러리에서, 오프라인 전시는 6월 29일부터 7월 31일까지 서울시공익활동지원센터 '보여주다'에서 만날 수 있다.
활동가 인터뷰 프로젝트 '변화를 만드는 사람들'은 운동이나 캠페인의 결과보다 그 일을 해온 사람 자체에 시선을 맞춘다. 올해는 '전환'을 키워드로, 다른 일을 오래 하다 활동가의 길을 택한 사람, 활동가로 오래 일하다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사람 등 저마다 다른 경로를 걸어온 이들의 일과 삶을 기록한다.
기획인터뷰 '활동가, 전환을 말하다'(10인)와 공모지원사업 '활동가 인터뷰 프로젝트'(25인) 두 갈래로 모두 35편 안팎이 만들어지며, 인터뷰어와 인터뷰이를, 또 독자와 인터뷰이를 잇는 연결의 매개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리산이음이 운영하며, 인터뷰 기사는 소셜임팩트뉴스와 오마이뉴스 등을 통해 공개된다. 기획인터뷰는 6월 중 순차적으로, 공모인터뷰는 공익활동가주간 기간에 맞춰 선보인다.
노동과 시민사회가 함께하는 연대 포럼 '솔라시포럼'도 주간 기간 중 전국에서 펼쳐진다. 영남·제주·호남·수도권·충청·강원 등 곳곳에서 활동가들이 자발적으로 기획하고 운영하는 개방형 포럼으로, 공익적 의제를 다루고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세션이라면 자유롭게 함께할 수 있다. 수도권 솔라시는 7월 3일 서울시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열린다.
누구나 함께하는 닷새
닷새 동안 이어지는 프로그램에는 활동가 당사자를 위한 자리와 시민 누구나 함께할 수 있는 자리가 어우러져 있다. 6월 29일 심포지엄은 현장 참석은 물론 온라인 생중계로도 만날 수 있고, 사진전은 온·오프라인 전시를 통해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7월 3일 수도권 솔라시포럼처럼 공익적 의제를 다루는 개방형 세션에도 자유롭게 함께할 수 있다. 자세한 일정과 참여 방법은 공익활동가주간 공식 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

▲2026 공익활동가주간 프로그램 소개 배너 ⓒ 공익활동가주간 추진위원회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소셜임팩트뉴스에도 실립니다.이 기사는 소셜임팩트뉴스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