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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7 정상회의와 유럽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환영나온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2026.6.18
G7 정상회의와 유럽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환영나온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2026.6.18 ⓒ 연합뉴스

6·3 지방선거가 끝나고 더불어민주당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당대표 간의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온 듯하다. 시작은 선거 결과에 대한 해석이었다. 정 대표는 지방선거를 승리로 규정했지만 이 대통령은 승리로 규정하지 않았다.

또한 정 대표는 "정권은 짧지만 국민은 영원하다"라는 말을 해서 친명계가 부글부글했다. 최근 이같은 민주당 상황에 대해 들어보고자 지난 17일 서울 국회의사당역 근처에서 하헌기 전 민주당 상근부대변인과 만났다. 다음은 하 전 부대변인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명·청 갈등? 당대표가 대통령에게 들이받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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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거 후 명·청 갈등이 수면 뒤로 올라오는 거 같은데 어떻게 보세요?

"저는 이걸 명·청 갈등이라고 명명하지 않아요. 당 대표께서 대통령에게 들이받은 거라고 생각해요. 이게 세력 간 싸움인 건지는 잘 모르겠어요. 민주당이 똘똘 뭉쳐서 대통령과 갈등을 벌이는 것도 아닌 것 같고요."

- 그럼, 정 대표는 왜 그러는 걸까요?

"이해가 잘 안돼요. 임기 1년 차에 국정 지지율 60%인 대통령에게 저렇게 들이받는 경우를 본 적이 없어요. 그래서 심리학적 분석이 필요한 거 아닐까요."

- 소위 '친노·친문' 측과 이 대통령 측의 갈등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어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정청래 대표께서 언제부터 친문의 상징이었나요? 친문이라고 규정할 수 있는 정치인들은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속으로는 다르게 생각하고 있을 거예요. 문재인 정부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은 김경수 전 지사, 윤건영 민주당 의원 같은 분들이지 않습니까? 문재인 정부 때 정청래 대표를 친문의 상징이라고 평가한 언론이나 대중이 있었나요?"

- 이 대통령이 사실상 김민석 총리를 치켜세우며 당무에 개입하고 있다는 주장은 어떻게 보세요?

"그게 당무 개입이면 대통령이 '지난 1년간 우리 당 대표가 고생했다, 당을 잘 이끌어줘서 고맙다'고 한마디 해도 그것도 당무 개입이 되는 거잖아요. 대통령이 임명한 국무총리가 무탈하게 부처를 통할했으니 칭찬해 준 게 그렇게 이상한 일인가요? 그럼 깎아내렸어야 했다는 얘기인가 싶기도 하고요.

진짜 당무 개입이라면 윤석열 정부 때처럼 정무수석을 당에 보내서 협박하고, 권력을 활용해 연판장을 돌려 특정 의원을 찍어 누르고, 당헌·당규를 100% 개정하는 수준이어야 해요. 대통령은 그 어떤 것도 한 적이 없어요. 같이 일하던 국무총리가 퇴임한다고 하니 한번 칭찬해 준 거죠. 그런 칭찬은 대통령이 종종 합니다. 생중계 국무회의에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에게도 했고요. 그걸 당무 개입이라고 한다면 그건 너무 마타도어라고 생각해요."

- 왜 이 말이 나오냐면, 사실상 김민석 총리가 전당대회에 나가면 대표로 찍으라는 뉘앙스 아니냐는 거죠.

"그런 해석이 가능한 메시지라 하더라도, 당무 개입이라면 제도를 비틀거나 권력을 행사해야 하는 거예요. 단순한 정치적 평가를 당무 개입이라고 한다면, 대통령은 전당대회에 누가 나갈지 파악해서 그 사람들에 대해 어떤 의견도 말하지 말아야 한다는 비합리적인 주장이 되죠. 대통령도 정치인 한 명 한 명에 대한 정견이나 개인적 평가를 얘기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윤석열 정부처럼 제도를 흔들거나 권력을 썼을 때 비판하셔야 하는데, 그런 건 안 하셨잖아요."

- 정 대표는 차기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말아야 할까요?

"제 개인적으로는 다음 당 대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여당 대표는 안정성이 정말 중요해요. 우리 사회에는 세대 갈등, 젠더 갈등, 계층 간 갈등 등 복잡한 갈등들이 있는데, 여당은 이걸 잘 대변해서 새로운 사회적 합의를 만들고 통합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게 정치의 본령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지금 당 지도부는 당내 지지층 분열을 소강시키려는 노력이나 통합을 위한 행보 없이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죠. 이런 상태에서 여당 대표가 되는 건 매우 위험하다고 봐요. 정청래 대표는 야당일 때 피아를 선명하게 구분해서 공격수를 자처하며 투사 역할을 해왔어요. 법사위원장을 하면서도 국민의힘에 끌려가지 않고 단호하게 상임위를 운영한 게 주요 동력이었죠. 하지만 여당 대표는 그런 식으로 하는 게 아니거든요. 그래서 다음 당 대표를 하기엔 불안한 요소들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출마는 당연히 본인의 자유죠."

- 민주당이 집권 야당 같다는 말에 동의하는 건가요?

"집권 세력으로서의 면모라기보다는 야당스럽다는 평가를 받을 만한 요소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 국민적 현안 중 하나가 선거관리위원회 사태인데, 국민의 참정권 침해와 관련된 부분이거든요. 여기에 민주당이 당력을 쏟고 있느냐? 저는 아니라고 봐요. 그 대신 당내 1인 1표제 같은 게 더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죠. 대표께서는 1인 1표가 민주주의라고 말씀하시는데, 왜 국가의 참정권 문제에는 이렇게까지 당력을 쏟지 않는 걸까요. 이런 모습들이 국민들에게 모순적으로 보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1인 1표제 하면 유튜버 힘이 제일 세져"

 하헌기 전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
하헌기 전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 ⓒ 하헌기 제공

- 1인 1표제는 당원의 주인은 당원이라 당원의 뜻대로 해야 한다는 것 아닌가요.

"저는 당원이 당의 주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당원은 당의 주체죠. 공당의 주인에 더 가까운 건 국민이라고 생각해요. 그 당에 사회적·국가적 지위와 특정 권한을 부여해 주는 건 당원의 숫자가 아니거든요. 300만 당원이 있어도 선거에서 국민이 선택하지 않으면 야당이 되고, 30만 당원이 있어도 국민이 선택하면 제1당이나 집권 여당이 되는 거예요. 국민이 선거로 선택해서 집권당이 됐는데 당원들이 알아서 다 한다고 하면 이치에 맞지 않죠.

국고 보조금으로 예를 들어보자고요. 민주당을 운영하는 건 당비보다 국고 보조금 비율이 훨씬 높아요. 국고 보조금은 세금이잖아요. 국민이 그만큼 권한과 자금을 준다는 의미인데, 선거 때 표만 받고 나서 국민을 무시하면서 당을 운영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1인 1표제는 장기적으로는 지양해야 한다고 봐요. 당원 구성이 국민 구성과 거의 흡사해질 때라면 1인 1표제로 민의에 가까운 당 운영이 가능하겠지만, 지금 민주당은 40·50대, 수도권, 호남 출신 당원이 가장 많아요. 1인 1표제를 하면 그쪽으로 편중될 수밖에 없죠. 국민의힘도 1인 1표제와 당원 주권주의를 하면서 영남 출신 중심 정당이 됐잖아요. 국가의 참정권과 당내 의사결정 구조를 똑같이 놓고 무조건 1인 1표가 가장 민주적이라고 하는 건 정당론의 기본을 모르는 얘기라고 생각합니다."

- 정 대표는 왜 1인 1표제를 주장할까요?

"국민의힘에서 1인 1표제를 하면 누가 제일 유리할까요? '윤어게인' 하는 사람이 제일 유리하겠죠. 당원이 그렇게 많이 구성돼 있으니까요. 전광훈 집단이 조직을 끌고 들어오면 김재원 최고위원 같은 사람이 되는 거예요. 민주당 당원과 국민의힘 당원이 같다는 얘기가 아니라 시스템 얘기를 하는 거예요.

1인 1표제를 하면 가장 많은 구독자와 지지층을 가진 유튜버의 힘이 제일 세지는 거예요. 결국 화력 경쟁으로만 모든 게 결정될 수 있어요. 40·50대나 호남, 수도권 당원들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 영남권이나 20·30대 같은 더 다양한 계층의 민의가 정당에 들어와서 국민 민의에 좀 더 가까워지도록 하는 심도 있는 절차와 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런 논의를 너무 쉽게 지우는 경향이 있어요. 1인 1표제만이 곧 민주주의라고 단정하는 건 논의를 너무 협소하게 만드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 보완 수사권 문제도 있어요. 이재명 대통령은 숙의해야 한다는 입장인데 정청래 대표는 전면 폐지란 글을 SNS에 올렸어요.

"그게 사람들이 정 대표께서 대통령에게 들이받는다고 생각하게 된 가장 결정적인 계기예요. 타임라인을 보면 먼저 이 대통령께서 기자회견에서 보완 수사권 문제를 다음 전당대회의 핵심 의제로 두고, 본인은 제한적 보완 수사권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그걸 고집하지 않을 테니 국회에서 숙의해 보라고 했어요. 그러면 숙의를 하면 되잖아요. 그런데 어떤 논의도 없이 정 대표가 바로 보완 수사권 완전 폐지를 SNS에 올린 거예요.

그러자 해외 순방 중인 대통령이 막스 베버를 인용했죠. 딱 이런 상황에서 쓰는 얘기예요. 선의로, 신념으로 한 정책이라도 그 의도가 좋았다고 해서 나쁜 결과에 대한 책임이 없어지는 게 아니라는 거죠. 선한 의도로 했으니 책임이 없다는 게 아니라 결과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는, 신념 윤리와 책임 윤리에 관한 얘기죠. 보완 수사권 폐지가 선한 의도일 수 있지만, 그로 인한 결과가 국민 피해로 돌아가면 누가 책임 지느냐는 거예요. 그걸 숙고해 보라는 거거든요. 그래서 이 장면이 대통령에게 들이받은 걸로 인식되는 결정적인 계기라고 생각합니다."

- 15일 리얼미터의 주간 정례 여론조사 보면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 지지율에 앞선 결과가 나왔는데.

"민심이 민주당이나 정부 여당에 예전처럼 우호적이지 않고 심각한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여론조사는 여러 종류가 있어요. ARS로만 하는 조사도 있고 전화 면접으로 하는 조사도 있는데, 전화 면접 조사인 갤럽이나 NBS 같은 데서는 아직도 민주당이 우위예요. 그래서 여론조사 하나 둘만 펼쳐놓고 아전인수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장동혁 지도부 주류들은 이런 여론조사를 '봐라, 우리가 이렇게 잘하고 있으니 임기를 계속 가야 한다'는 지렛대로 쓰고 있거든요. 여론조사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비평해야지, 하나만 딱 펼쳐놓고 결론 내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 민주당 지지율의 변화 이유가 뭘까요?

"이유가 많죠. 국민이나 유권자, 당원, 지지층 입장에서 봤을 때 민주당이 지금 마음이 콩밭에 가 있다고 보일 것 같아요. 현안에 집중하지 않고 이재명 정부의 성공보다 당내 권력 투쟁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쓰고 있다는 거죠. 당내 권력 투쟁은 국민의 삶이나 정부의 성공과는 상관이 없거든요.

우리 당이나 고관여층은 다음 당권을 누가 가져가느냐, 지도부가 어떻게 구성되느냐가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좌우한다고 생각해서 몰입하는 분들이 많겠지만, 여론조사는 우리 당이나 지지층이 아니라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거잖아요. 일반 국민 입장에서는 당권 향방에 관심이 없어요. 지도부가 누구인지보다 여당답게 일하느냐 아니냐만 보고 있을 텐데, 최대 현안인 참정권 훼손 문제에 당력을 쏟지도 않고 부동산 문제 같은 것도 여당에서는 얘기를 안 하고 있죠. 이런 게 종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북의소리에도 실립니다.


#하헌기#민주당#명청갈등#당원주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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