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재범도 많다는 거잖아요. 그런데 이거(조사) 한 번 하는데 몇 달씩 걸리고 이런다는 거 아니에요? 인력을 늘려야죠. 지금 위반 투성이라 그거 거둬내려면 초기에는 에너지도, 비용도, 인력도 많이 들거든요. 제가 많이 뽑으라고 하잖아요. 인력 늘리시고요." (2026년 2월 3일 국무회의, 이재명 대통령)
올해 상반기 두 차례에 걸친 공정거래위원회 인력 증원 규모가 4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일 행정안전부가 공고한 '공정거래위원회와 그 소속기관 직제 일부개정령안 입법예고'를 보면, 경제분석 기능 강화와 불공정행위 사건과 조사 등을 위한 인력 205명이 늘어난다. 한시적으로 증원되는 중점조사기획단 인력 33명까지 더하면 조사 인력 238명이 보강되는 것이다.
2025년 공정위 정원의 60% 넘는 규모

▲2026년 2월 12일, 공정거래위원회가 CJ제일제당·삼양사·대한제당 등 3개 설탕 제조·판매업자에 대해 법 위반행위 금지명령과 가격변경 현황 보고명령 등 시정명령을 내리고, 총 4083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제당사 3곳은 지난 2021년 2월부터 2025년 4월까지 총 8회에 걸쳐 설탕 판매가격 변경의 폭과 시기 등을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 CJ제일제당의 브랜드 백설과 삼양사의 큐원 등 설탕 제품이 진열돼 있다. ⓒ 뉴시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16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국무회의 이후 행정안전부·기획재정부와 협의를 진행해서 관계 부처와 협의가 완료됐다"며 "대통령께서 조사 인력 증원에 대해 여러 차례 말씀하셔서 올해 초에도 167명 규모의 증원이 이뤄진 바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작년 말 기준 공정위 총 인원이 650명 정도"라며 "굉장히 큰 규모의 증원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계자 말 등을 종합하면 올해 상반기에만 405명이 증원되는 것으로, 이는 2025년 공정위 정원의 60%를 넘는 규모다.
공정위 조사관 증원은 이른바 좌우를 가리지 않고 그동안 그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은 당선 이후 공정위 조사국 부활을 추진했는데, 당시 보도를 보면 공정위는 인수위 업무보고를 통해 "기업 부당내부거래 조사는 일반 불공정거래 조사와 달리 지원 객체 및 주체, 총수 일가 거래 등 대상이 방대한데 현재 1개 과 수준에도 못 미치는 인력이 맡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한 것으로 나타난다.
문재인 전 대통령 취임 초기에도 공정위 조사관 증원은 주요 화두였다. 당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가 대기업 조사를 총괄하는 기업집단국 신설 방침을 밝히면서 "기업에 대한 조사·분석 능력을 정상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2016년 말 기준 535명이었던 공정위 정원은 2017년 말 기준 630명으로 100명 가까이 늘어났다.
2017년 말 630명까지 늘어난 뒤 2025년 정원은 650명이었으니, 약 8년 동안 공정위 인력 증원은 사실상 답보 상태였던 셈이다.
담합 사건 검찰에 가기까지 평균 3년 6개월

▲2026년 2월 3일,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공정위 조사 인력 부족에 따른 부작용은 지난 2월 개최된 국무회의에서도 언급됐다. 특히 정성호 법무부장관은 "2021년 이후 공정위 고발 사건 중 조사기간이 보통 1년 6개월에서 4년"이라며 "굉장히 고질적으로 장기화가 되다 보니 공소시효가 다 돼서 (검찰로) 갖고 오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정무위원회)의 '2017년 1월 ∼ 2026년 2월 부당공동행위(담합) 고발사건 처리 현황'을 분석한 <이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공정위가 담합(부당공동행위) 사건을 검찰에 고발하기까지 걸린 기간은 평균 3년 6개월로, 최근 10년 간 공정위가 사건을 검찰에 넘긴 시점에 남아있던 공소시효는 평균 1년 5개월"이었다.
한편 지난 4월에는 공정위 위원을 현행 9명에서 11명으로 증원하는 내용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당시 공정위는 "1997년 이래 변동이 없었던 공정위 위원이 30년 만에 증원됨에 따라 공정위 심의·의결이 보다 신속·내실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