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지난 4월 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에너지 대전환 추진 계획'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이정민
"섬진강은 우리나라에서 네 번째로 긴 강이자, 5대강 중 가장 우수한 수생태계 건강성을 확보하고 있다.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섬진강을 만들기 위해 '유역 통합관리'를 강화하겠다."
17일 섬진강 현장 점검에 나서는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의 말이다. 그는 여름철 본격적인 홍수기(6월 21일~9월 20일)를 앞두고, 이날 상류 댐에서 하구까지 본류 전체 구간을 점검한다. 섬진강 유역 전반의 치수와 이수, 생태 관리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가 담긴 행보다.
기후부에 따르면, 김 장관은 이날 최상류인 전북 임실 섬진강댐을 시작으로, 남원 섬진강홍수통제출장소, 전남 곡성 침실습지, 섬진강·보성강 합류부, 구례 수달생태공원, 경남 하동 송림공원, 최하류인 전남 광양 배알도수변공원까지 이동하며 섬진강 본류 전체를 둘러본다.
이번 일정은 지난 2020년 기습적인 폭우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던 섬진강 유역의 홍수 대응 체계를 점검하는 동시에 섬진강이 가진 독보적인 생태적 가치와 지속가능한 관리 방안을 함께 확인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는 것이 기후부 설명이다.
섬진강댐 3억톤 '물그릇' 비운다

▲옥정호 섬진강댐 (붕어섬 독재 기점 약 20km 위치) ⓒ 임실군청
첫 방문지인 섬진강댐에서 김 장관은 댐 시설 운영 현황과 용수 공급 체계, 수질 관리 상황을 점검한다. 또 오는 21일부터 시작되는 홍수기 대응 계획을 보고받는다.
1965년 준공된 섬진강댐은 국내 최초의 다목적댐이다. 동진강 유역과 섬진강 하류에 생활·농업용수를 공급하는 동시에 홍수 조절 기능도 맡고 있다. 정부는 올해 홍수기 하류 지역 피해를 줄이기 위해 약 3억 톤 규모의 홍수조절용량(물그릇)을 미리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김 장관은 최근 반복되는 집중호우와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관계기관 간 유기적인 협력을 주문할 예정이다. 영산강홍수통제소와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수력원자력, 한국농어촌공사 등이 댐·저수지·하천을 연계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또 여름철 수온 상승과 강우로 녹조 원인 물질 유입이 증가하는 상황을 고려해 장마 전 야적퇴비 덮개 설치와 수거 등 선제적인 대응도 강조할 계획이다.
이어 방문하는 남원 섬진강홍수통제출장소에서는 하천 관리와 홍수 대응 체계를 점검한다. 섬진강은 2020년 8월 집중호우 당시 유역 전체에서 4008억 원 규모의 피해가 발생했고, 8명이 숨졌으며 주택 2940동이 침수되는 등 큰 상처를 남긴 곳이다. 당시 이재민만 4362명에 달했다. 김 장관은 같은 피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빈틈없는 대응과 국민 안전 확보를 주문하고, 현장에서 홍수 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침실습지·수달서식지 방문... "습지는 가치 있는 탄소저장고이자 자연댐"

▲현장방문 이동경로 지도 ⓒ 기후에너지환경부
이날 현장 점검의 또 다른 핵심은 '생태 보전'이다. 김 장관은 전남 곡성의 국가 지정 습지인 침실습지를 찾아 관리 현황을 살핀다. 섬진강 중·상류에 위치한 이곳은 자연형 하천습지로, 다양한 법정보호종이 서식하고 있다. 생물다양성을 인정받아 2016년 1월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김 장관은 "습지는 탄소를 흡수하는 가치 있는 '탄소저장고'인 동시에, 수원을 함양하고 조절하는 '자연댐'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자리에 나온 영산강유역환경청 등 관계기관에 적극적인 보전을 당부할 예정이다.
이후 보성강과 섬진강이 만나는 합류부에서는 지역 환경활동가들과 만나 환경·역사적 가치와 관리 방향에 대한 의견도 청취한다.
이어 구례 수달생태공원에서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수달의 서식 환경을 점검한다. 이 일대는 수달 보호를 위해 2001년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됐으며 다양한 보호종이 살아가는 대표적 생태 공간이다. 이곳에서 수달생태공원 조성 취지를 점검하고, 지방정부의 지속적인 관리와 관심을 요청할 예정이다.
하굿둑 없는 자연하구... 염해 방지·기수생태계 감시 강화 주문
하류 쪽으로 이동해 도착한 하동송림공원에서는 섬진강 하구 기수역(바닷물과 민물이 섞이는 구역) 관리 문제를 살핀다. 이 일대는 담수와 해수가 만나는 지역으로 재첩 서식지로도 알려져 있다. 김 장관은 이곳에서 과거 염해(소금기 피해) 사례를 보고받고, 유량과 염분 변화 등 환경 요인을 종합적으로 감시하는 체계를 강화할 것을 주문할 예정이다.
마지막 일정이자 이날의 최종 목적지인 광양 배알도수변공원에서는 섬진강 하구의 기수생태계를 점검한다. 섬진강은 한강과 함께 하굿둑이 없는 국내 대표 자연하구로, 강과 바다가 자연스럽게 만나는 환경이 유지되면서 높은 생태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한편 기후부 이번 현장 점검을 계기로 홍수 대응과 수질 관리, 생태 보전을 하나의 유역 관리 체계 안에서 연계하는 정책 추진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