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26년 6월 1일부터 12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114차 국제노동기구 총회에서는 플랫폼 경제에서 양질의 노동에 관한 협약인 제193호 협약이 찬성 406표, 반대 8표, 기권 36표라는 압도적인 비율로 채택되었다. 이로써 디지털 경제의 확산 속에서 법적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플랫폼 노동자들을 위한 구속력 있는 국제 기준이 처음으로 마련되었다. ⓒ ILO 제공
국제노동기구(ILO)가 전 세계 플랫폼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최초의 국제 협약을 확립했다.
지난 2026년 6월 1일부터 12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114차 국제노동기구 총회에서는 플랫폼 경제에서 양질의 노동에 관한 협약인 제193호 협약이 찬성 406표, 반대 8표, 기권 36표라는 압도적인 비율로 채택되었다. 이로써 디지털 경제의 확산 속에서 법적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플랫폼 노동자들을 위한 구속력 있는 국제 기준이 처음으로 마련되었다.
플랫폼 노동자 국제 기준 마련돼... 최저임금, 단체교섭권, 작업중지권 등 보장할 권리로 명시

▲이번에 채택된 제193호 협약은 공식 및 비공식 경제에 속하는지 여부를 불문하고 모든 디지털 노동 플랫폼과 노동자에게 적용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협약의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고용 지위를 판단할 때 계약의 형식이 아닌 실제 업무 수행과 보수 지급 방식 등 사실관계를 우선시해야 한다는 이른바 '사실 우선의 원칙(primacy of facts)' 규정이다. 실제 현장에서의 지휘 및 통제 여부가 노동자 권리 보장의 기준임을 짚은 것이다. ⓒ ILO 제공
이번에 채택된 제193호 협약은 공식 및 비공식 경제에 속하는지 여부를 불문하고 모든 디지털 노동 플랫폼과 노동자에게 적용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협약의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고용 지위를 판단할 때 계약의 형식이 아닌 실제 업무 수행과 보수 지급 방식 등 사실관계를 우선시해야 한다는 이른바 '사실 우선의 원칙(primacy of facts)' 규정이다. 실제 현장에서의 지휘 및 통제 여부가 노동자 권리 보장의 기준임을 짚은 것이다.
또한 모든 플랫폼 노동자에게 결사의 자유와 단체교섭권, 직장 내 폭력 및 괴롭힘으로부터의 보호, 안전하고 건강한 노동 환경 등 핵심 노동 기본권을 보장하도록 명시했다. 노동자의 생명이나 건강에 급박하고 심각한 위험이 있을 때 부당한 결과를 겪지 않고 작업을 중지할 권리도 포함되었다.
무엇보다 이번 협약은 플랫폼 기업의 핵심인 알고리즘에 대한 강력한 통제 장치를 마련했다. 플랫폼 기업은 업무 배분이나 평가에 알고리즘이 미치는 영향을 채용 전에 사전 고지해야 하며, 노동자의 업무 접근성에 불이익을 주는 중요한 결정에는 서면 설명을 제공하고 적절한 인적 개입을 보장해야 한다.
아울러 고용 관계에 있는 플랫폼 노동자에게는 법정 최저임금 이상의 보수를 제때 전액 지급하고 업무상 발생한 경비를 보상하도록 규정했다. 부당한 계정 정지를 금지하고, 노동자가 자신의 개인정보에 대한 접근과 정정, 삭제를 요구할 수 있는 데이터 보호 권리도 신설되었다.
노동계 "노동 역사에 남을 위대한 진전이자 역사적 이정표" 환영의 뜻 밝혀

▲이러한 ILO 협약 채택에 국내 노동계는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15일 한국노총은 성명을 내고 이번 협약 채택이 "플랫폼 노동자를 위한 최초의 국제노동기준이 마련되었다는 점에서 노동 역사에 남을 위대한 진전"이라고 환영했다. 민주노총도 16일 성명을 통해 이번 협약이 디지털 경제 시대 노동권 보장을 위한 역사적 이정표라며 적극적인 환영의 입장을 표명했다. ⓒ 한국노총·민주노총 제공
이러한 ILO 협약 채택에 국내 노동계는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15일 한국노총은 성명을 내고 이번 협약 채택이 "플랫폼 노동자를 위한 최초의 국제노동기준이 마련되었다는 점에서 노동 역사에 남을 위대한 진전"이라고 환영했다.
한국노총은 "이 협약은 계약의 형식이 아닌 실제 노동이 이루어지는 현장 실태에 따라 고용 지위를 결정한다는 '사실 우선의 원칙'을 성문화함으로써, 플랫폼 기업들이 교묘하게 책임을 회피해온 '노동자 오분류' 문제를 해결할 강력한 근거를 마련했다"며 "특히, 자동화 시스템 사용에 대한 사전 고지와 중대 결정에 대한 인간의 관여 보장 등 플랫폼 노동자 보호를 위한 명확한 기준을 수립하였다"고 평했다.
이어 협약이 "결사의 자유와 단체교섭권이 플랫폼 경제 내에서도 모든 권리의 전제가 되어야 함을 확인하였으며, 안전한 노동환경에 대한 권리와 폭력 및 괴롭힘으로부터의 보호를 명시하고 있다"며 "나아가 최저임금 미달 금지, 그리고 동일 분류 노동자와 차별 없는 사회보장 접근권을 규정함으로써 플랫폼 노동이 결코 '불안정한 저임금 노동'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도 16일 성명을 통해 이번 협약이 디지털 경제 시대 노동권 보장을 위한 역사적 이정표라며 적극적인 환영의 입장을 표명했다.
민주노총은 "전 세계 플랫폼 노동자를 위한 최초의 구속력 있는 국제노동기준이자, 디지털 경제 시대 노동권 보장을 위한 역사적 이정표"라며 협정의 사실 우선 원칙에 대해 "노동자가 어떤 계약서를 썼는지 보다, 실제 누구의 지휘·통제를 받으며 일하는지가 권리 보장의 기준임을 국제사회가 확인했다"고 보았다.
또한 "결사의 자유와 단체교섭권을 다른 모든 권리의 전제로 명시하고 플랫폼 노동자 모두에게 보장하였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알고리즘이라는 불투명한 사용자를 처음으로 책임의 영역으로 끌어냈다. 알고리즘에 의한 임금 차별과 불투명한 보수 산정을 더 이상 묵인하지 않겠다는 국제사회의 선언"임을 분명히 했다.
ILO 협약 실효성 갖기 위해선 정부 비준 필요... 노동계, 협약 비준 및 관련 입법 촉구

▲만약 이번 ILO 협약을 정부가 비준하면 플랫폼 노동자에 대해서도 법정 최저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현재 진행 중인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노동계는 870만 명에 달하는 특수고용직·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에게도 최저임금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경영계는 극구 반대하고 있다. 이미 지난 11일, 제5차 최저임금위원회 전체회의 표결에서 재적위원 27명 가운데 15명이 반대해 배달 라이더, 학습지 교사 등 도급제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은 무산된 상황이다.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제공
이렇듯 플랫폼 노동자를 위한 ILO 협약은 채택되었으나 협약이 한국 사회에서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정부의 비준이 필요하다. 국제 노사정 기구인 ILO는 각 국가별로 정부에 2표, 사용자 대표에 1표, 노동자 대표에 1표를 부여하고 있다. 한국 정부와 노동자 대표는 이번 협약에 찬성표를 던졌으나 한국 사용자 대표인 경총은 반대표를 행사해 8개의 반대표 중 하나였다.
만약 이번 ILO 협약을 정부가 비준하면 플랫폼 노동자에 대해서도 법정 최저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현재 진행 중인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노동계는 870만 명에 달하는 특수고용직·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에게도 최저임금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경영계는 극구 반대하고 있다.
이미 지난 11일, 제5차 최저임금위원회 전체회의 표결에서 재적위원 27명 가운데 15명이 반대해 배달 라이더, 학습지 교사 등 도급제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은 무산된 상황이다.
이에 양대 노총은 한국 현실의 열악함을 지적하며 정부와 국회의 책임 있는 행동을 한목소리로 요구했다. 한국노총은 "정부가 이번 협약의 취지를 존중하여 ILO 제193호 협약을 조속히 비준하고, 일하는 사람 기본법과 노동자 추정제를 조속히 입법하는 등 국제 기준에 부합하도록 국내법을 신속히 정비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또한 "한국 정부는 ILO 제193호 협약을 조속히 비준하고 국내법과 제도를 국제기준에 맞게 정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