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긴급 최고위 향하는 국민의힘 지도부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정점식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번 회의에서 6·3 지방선거 당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벌어진 서울 선거에 대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재선거를 소청하는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 연합뉴스
결국 국민의힘이 '전면 재선거' 카드를 꺼내 들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선거소청을 제기하기로 한 것이다.
지방선거 이후 당 안팎의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장동혁 국민의힘 당 대표는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목표는 분명하다. 전국 재선거"라며 "소청은 시작일 뿐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국민의힘 지도부가 실제 법적 절차에 착수하면서, 사실상 부정선거 음모론에 편승해 '선거 불복'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소청은 시작일 뿐"... 국힘 지도부, 긴급 최고위서 만장일치 의결
▲정점식 "선거 소청, 정치적 유불리보다 참정권 훼손 이유로 결정"
유성호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와 김승수 원내운영수석부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유성호
국민의힘은 15일 오후 국회의사당 본관에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인해 유권자의 참정권이 침해된 투표소와 관련된 지역의 모든 선거에 대해 선거소청을 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는 오후 5시 30분께 시작해 약 30분 만에 끝났다. 브리핑에 나선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결론부터 말하면 전면 재선거를 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투표용지 부족한 곳 등 문제되는 곳, 인천·경기·광주전남·울산·서울 지역구로 해서 광역·기초단체장, 광역·기초의원, 광역·기초 비례의원 등 6.3 지방선거에서 문제되는 후보들이 포함된 범위로 전면 재선거를 (요구)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공보실은 이후 기자단에 "선거소청 대상은 전국 투표용지 부족 문제된 선거구 6곳, 서울·경기·인천·부산·울산·전남광주"라고 정정 공지했다. 대상 선거는 광역단체장 선거, 기초단체장 선거, 지역구 광역·기초의원 선거, 비례대표 광역·기초의원 선거 등이다. 교육감 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는 일단 제외됐다.
최 대변인은 당이 선거소청에 나선 배경에 대해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선거 공정성이라는 원칙을 중시했다"라며 "국민 참정권 침해, 민주주의 훼손에 대해 국민 목소리를 대변한다는 부분에 최고위원들의 공감대가 있었다"라고 전했다.
공직선거법상 지방의회의원 및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의 효력에 이의가 있는 정당이나 후보자, 선거인은 선거일부터 14일 이내 선거소청을 제기할 수 있다. 국민의힘이 "소청 기한이 이번 주 수요일(17일)"이라고 밝힌 이유이다. 중앙선관위 또는 시·도선관위는 소청 접수일부터 60일 이내에 결정을 내려야 한다. 이에 불복할 경우 10일 이내 선거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공직선거법 위반 사항이 있어도,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될 때에 한해 선거 무효가 결정된다.
최 수석대변인은 "소청권자는 당 대표이고, 최고위원회의를 거쳐 선거소청을 하게 됐다"라며 "의원총회를 거치지 않고, 당 대표가 소청권자로서 최고위 논의를 거친 것"이라고 부연했다.
결국 오세훈 당선된 서울도 포함... "서울시 빼고 할지 이견 있었다"

▲'서울 재선거 소청 논의' 긴급 최고위 참석하는 장동혁 대표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번 회의에서 6·3 지방선거 당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벌어진 서울 선거에 대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재선거를 소청하는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 연합뉴스
재선거를 두고 국민의힘 지도부와 원내지도부의 기류가 차이를 보였으나, 이날 최 수석대변인은 "원내대표께서 참석해 원내 의견도 전달해 주신 상황이어서 원내 의견도 충분히 반영했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날 논의에서도 의견이 온전히 일치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최 수석대변인은 '참석자 만장일치였느냐'는 질문에 "의견은 조금씩 다른 부분이 있어서 논의됐고, 결론에는 모두 동의했다"라고 답했다. '어떤 의견 차이가 있었느냐'는 물음에도 "범위나 (소청)하는 부분에서 법률적인 의견이나 견해가 달라서 의견을 충분히 듣고 관련 논의를 거쳐 결론냈다"라고 말했다.
특히 원내 의견과 관련해서는 "원내에서 서울시를 빼고 하는지, 안 빼고 하는지에 대해 이견이 있었다"라고 밝혔다. 이미 당선된 자당 서울시장까지 소청 대상에 포함하면서도, 지도부가 당사자 의견 수렴 여부조차 명확히 설명하지 못한 셈이다.
'당사자인 오세훈 서울시장이나 서울시당위원장과 논의 또는 통보가 됐느냐'는 질문에는 "그 부분은 오늘 논의 때 얘기 나오지는 않았다"라고 답했다. 이후 '당사자 의견 수렴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이 이어지자, 그는 "'있었는지 없었는지' 논의가 없었다. '없었다'고 단정하는 부분은 아니다"라며 "전반적 논의 과정은 계속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에둘러 말했다.
민주당 "명백한 선거 불복 행위... 당리당략을 위해 부정선거에 편승"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같은 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국민의힘의 재선거 소청은 선거 불복이자, 당리당략을 위해 부정선거에 편승한 구태"라고 비판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국민의힘이 오늘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서울, 경기, 인천, 부산, 울산, 전남·광주 등 6개 선거구에 대한 전면적인 재선거 소청을 졸속으로 의결했다"라며 "이는 6.3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주권자의 신성한 대의를 부정하고, 새로운 지방정부 출범을 앞둔 지역 사회에 극심한 혼란을 야기하는 명백한 선거 불복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는 장동혁 대표를 겨냥해 "그간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재선거 특별법'이라는 초법적 주장으로 극우 유튜버식 '부정선거 음모론'에 편승하며 국민을 선동해 왔다"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이번 기습 소청은 선거 부실 관리를 바로잡는 것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으며, 오직 지방선거 참패에 따른 당내 전면 사퇴 압박을 무마하고 지도부 붕괴 위기를 면피하려는 장동혁 대표의 무책임한 정략적 술수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공직선거법상 선거 무효는 엄격한 법리 검토를 거쳐 선거 결과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쳤음이 명백히 입증되었을 때 인정되는 법적 영역"이라며 "선관위의 관리 부실을 매섭게 처벌하는 것과 구체적인 사실 확인도 없이 선거판 자체를 뒤엎자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한 "국민 참정권 침해 사태는 국정조사를 통해 낱낱이 진상을 규명하고 반드시 제도적 쇄신이 이루어져야 한다"라며 "국민의힘은 국면 전환용 '묻지마 소청'과 위헌적 음모론 선동을 당장 철회하고, 국민이 명령한 국회 내 진상규명 절차에 즉각 동참하라"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