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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를 당하는 순간부터 교사는 혼자가 된다. 교권침해든 악성민원이든 아동학대 신고든, 제도는 그 사안을 교사 한 사람에게 파편 단위로 떠안겨 왔다. 조사를 받고, 진술서를 쓰고, 때로는 소송까지 감당하는 일을 사실상 개인이 고립된 당사자로서 혼자 견뎌야 했다.

최근 민주연구원(이경아 연구원)이 내놓은 교육활동보호국 신설 제안은 바로 이 지점을 건드린다. 교사를 민원과 분쟁의 '직접 상대'에서 떼어내고, 국가와 기관이 공식적·법률적 대응 주체가 되도록 책임을 옮기겠다는 설계다.

나는 이 방향성에 분명히 의미가 있다고 본다. 교권 보호 논의가 그동안 머물러 있던 자리에서 한 걸음 나아간 지점이고, 교사를 분쟁의 당사자에서 분리한다는 원칙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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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진짜 관건은 조직도를 어떻게 그리느냐가 아니다. 책임을 떠안게 될 기관에, 그 책임을 실제로 감당할 법적·인적 역량을 부여하느냐에 있다.

보호국과 센터, 현장지원팀이라는 이름만 신설하고 전담 인력을 새로 충원하지 않는다면, 책임은 교사 개인에게서 '소멸'하는 것이 아니라 관리자와 행정실로 주소만 옮겨갈 뿐이다.

이미 수업과 담임과 행정업무를 떠안고 있는 사람들에게 위원회와 서류 업무가 추가로 얹히는 구조라면, 우리는 그것을 '명패만 거는 행정'이라 부를 수밖에 없다. 부담이 사라진 게 아니라 이동한 것이고, 결국 교사도 관리자도 함께 지치는 또 하나의 제도가 된다.

부산의 사례가 이 우려를 뒷받침한다. 부산은 교육활동보호지원센터가 이미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이 센터는 교사의 지도 권한을 사전에 지켜주거나 침해를 예방하기보다는, 사안이 벌어진 뒤의 '회복 지원'에 머물러 있다.

예산이 넉넉하지 않아 피해 회복 신청 절차와 승인 요건도 까다로운 편이다. 그래서 이 센터를 법정기구로 격상한다는 제안에 대해서도, 명칭과 법적 지위가 바뀐다는 사실 자체보다 그 안에 무엇을 담느냐를 먼저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제안이 실효를 가지려면 법안에 반드시 강제력 있는 조건이 명문화되어야 한다. 첫째 예산의 하한선, 둘째 전담 정원의 의무 배치, 셋째 기관이 실제로 개입하고 조치할 수 있는 권한. 이 세 가지가 법으로 강제되지 않는다면, 컨트롤 타워는 또 하나의 '보고서용 통계'를 생산하는 기구로 남을 것이다.

사실 컨트롤타워라는 명목상의 역할은 지금도 교육부가 쥐고 있다. 문제는 권한의 부재가 아니라, 현장의 목소리를 실제로 반영하고 책임지게 만드는 구속력의 부재다. 누가 컨트롤타워인지를 한 번 더 선언하는 일로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방향은 옳다. 교사를 고립된 개인으로 방치해 온 구조를 국가책임 체계로 전환하자는 문제의식에는 전적으로 공감한다. 그러나 그 책임 이전이 선언에 그치지 않으려면, '누가 책임지는가'를 넘어 '책임질 기관에 무엇을 줄 것인가'까지 법으로 못 박아야 한다. 그 구체성이 빠진다면, 부담의 주소만 바뀐 채 모두가 지치는 제도가 하나 더 늘어날 뿐이다.

그동안 교육부와 교육청은 보고서에 채울 통계와 홍보 가능한 실적 앞에서는 빠르게 움직였다. 반면 과밀학급이나 특수교육처럼 생색나지 않는 영역의 투자는 번번이 뒤로 밀렸다. 이번 제안이 선언과 조직 신설에서 멈추는지, 아니면 예산과 정원의 강제 조항으로까지 이어지는지를 우리는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

교사 보호가 진심이라면, 그 진심은 조직도가 아니라 예산서와 정원표에서 확인될 것이다.

#교권보호국#참교육#공교육#교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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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제와 혐오의 논리를 넘어서 개인의 입장이 모두 존중받는 세상을 꿈꾸고 있습니다. 현직교사로서 교사노조연맹, 부산교사노조, 중등교사노조의 일원으로서 공교육정상화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교사노동조합연맹 대의원 -중등교사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 -부산교사노동조합 대변인 겸 부위원장 -부산 기장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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