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정점식 원내대표, 양향자 최고위원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양 최고위원은 회의에서 6.3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도부 총사퇴를 제안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정점식 원내대표, 양향자 최고위원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양 최고위원은 회의에서 6.3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도부 총사퇴를 제안했다. ⓒ 유성호

국민의힘 지도부가 재차 공개 충돌했다. 양향자 최고위원이 당을 '좀비'에 비유하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패배에도 버티기에 나선 장동혁 국민의힘 당 대표를 직격했다.

그러자 장 대표는 "국민의힘 지도부를 '좀비'라고 표현하는 것은 지지를 보내주신 국민들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불쾌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장 대표와 그를 위시한 당권파가 현 지도 체제 유지에 방점을 찍는 동안, 장 대표를 향한 비당권파의 비판과 압박도 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다가오는 의원총회가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양측의 감정 싸움도 연일 고조되는 그림이다.

전당대회 당시부터 선거 패배 시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했던 대표가 사퇴를 거부하며 버티는 동안, 보수 야당은 사실상 내전 상태로 돌입하는 모양새이다.

양향자 "국민의힘 지도부는 좀비 지도부" vs. 조광한 "철부지 정치꾼"

양향자 "국민의힘 지도부는 좀비 지도부" 유성호

지난번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이 총대를 매고 지도부 총사퇴를 제안한 데 이어(관련 기사: 사면초가 장동혁... 당내 사퇴 요구 분출에도 '잠실'만 찾는다 https://omn.kr/2inzz), 15일에는 양향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바통을 이어 받았다. 우 최고위원이 해외 일정을 이유로 불참한 가운데, 양 최고위원은 이날 공개 회의에서 "지도부 총사퇴"를 재차 제안했다.

AD
그는 "지난 6월 3일 선거가 끝난 후, 제가 이 최고위원 자리에 앉아 있을 것이라고는 차마 생각하지 못했다"라며 "정치는 결국 책임이다. 리더는 책임지는 사람"이라고 밝혔다.

양 최고위원은 "국민들이 지금 우리 당 지도부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라며 "책임을 회피하는 사람들로 보지 않겠는가. 자리에 연연하는 사람들로 보지 않겠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지금 우리 국민의힘 지도부는 좀비 지도부로 불린다"라며 "후임 지도부가 이를 바로잡고 당을 이끌 수 있도록 최대한 빨리 우리가 길을 비켜주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조광한 최고위원도 장 대표 엄호에 나섰다. 조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당의 일부 철없는 그룹들이 요즘 외계어로 열심히 떠들고 있다"라며 "무슨 근거로 앵무새처럼 똑같은 주장을 반복해서 시도 때도 없이 하는지 모르겠다"라고 힐난한 것이다.

조 최고위원은 2018년 지방선거와 비교해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광역단체장 4곳, 기초단체장 95곳, 재보궐선거 4곳에서 승리했다며 "두 배 이상의 성과가 있었다. 무슨 이유로 책임을 져야 하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또한 "당 대표는 전당대회를 통해 당원들이 선출했다"라며 "당이 국회의원들만의 전유물은 아니다"라고도 했다.

그는 "지금 올림픽공원에는 수많은 국민들이 모이고 있다"라며 "선거의 공정성, 민주주의에 대한 신뢰, 대한민국의 방향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라고 했다. 이어 "억지 주장을 하기 전에, 자기 존재감을 과시하기 전에, 먼저 그 목소리에 응답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장동혁 "좀비 표현, 국민 모욕... 재선거가 왜 음모론인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6.3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지도부 총사퇴 요구에 대해 "일에 선후가 있고 완급이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제발 지금은 올림픽공원에 모여서 우리를 향해 무엇이라도 하라는 시민들의 목소리에 집중할 때이다"라고 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6.3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지도부 총사퇴 요구에 대해 "일에 선후가 있고 완급이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제발 지금은 올림픽공원에 모여서 우리를 향해 무엇이라도 하라는 시민들의 목소리에 집중할 때이다"라고 말했다. ⓒ 유성호

장 대표 역시 이날 모두발언 말미에 마이크를 다시 잡고, 작심한 듯 반박했다. 잠시 침묵하던 그는 이내 강한 어조로 "지금 국민의힘 지도부를 '좀비'라고 표현하는 것은 그 지지를 보내주신 국민들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투표용지 사태에 대해서 특검 하나라도 우리가 마무리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는 것이 저희를 지지해 주는 국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는 주장이었다.

그는 "총사퇴하고 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그 공백 기간에 누가 이 문제를 가지고 싸울지 눈에 그려지지 않는가"라며 "일에 선후가 있고 완급이 있다"라고도 꼬집었다. "지금은 올림픽공원에 모여서 우리를 향해 무엇이라도 하라는 시민들의 목소리에 집중할 때"라는 지적이었다.

특히 본인의 거취와 관련해서도 "제 거취는 제가 당 대표가 되고 나서부터 오늘까지 끊이지 않고 제기되었던 문제"라며 "당 지지율이 내려갈 때는 장동혁의 책임이고, 올라갈 때는 장동혁과 관계없는 것이라고 계속 말씀해 오셨다"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제가 계속 침묵하고 아무런 답도 하지 않는 것은 당원들을 모욕하고 국민들을 모욕하는 것에 대해 침묵하는 것"이라고 했다.

장 대표는 이날 SNS에서도 공세를 이어갔다. 그는 "이재명이 '시민 저항 운동'을 '음모론'으로 몰았다"라며 "평생을 음모론 팔아 정치해 왔으니, 남들도 다 그런 줄 안다"라고 비난했다.

그는 광우병, 사드 전자파, 후쿠시마 오염수, 천안함, 서해 공무원 사건 등을 거론하며 "진짜 음모론이 뭔지 알려주겠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재선거' 주장이 음모론일 수 없다"라며 "단언컨대, 음모론에 휩쓸릴 시민은 없다"라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당내 비판 세력도 직접 겨냥했다. 그는 "그런데 우리 안에도 이재명 음모론에 동조하는 자들이 있다"라며 "올림픽공원 단 한 번 나가보지도 않는 자들"이라고 했다. 이어 "시민 저항을 음모론으로 몰면 막을 수 있다고 믿는가"라며 "분노의 물결이 이 정권을 무너뜨릴 것이다. 그들도 함께 쓸려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승-전-당 대표' 흔들기" 반발하는 당권파

당권파 인사들은 장 대표 책임론에 공개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당 대표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박준태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백그라운드 브리핑에서 양향자·우재준 최고위원을 겨냥해 "선거 이후 처음 출석하는 최고위원회의에 와서 총사퇴를 주장한 본인들이 책임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재선거 이슈로 지도부 출범 이후 지지율 최고치를 찍었다는 보도들이 있다"라며 "중대 국면에서 국민 여론과 시민들 요구는 외면하고 '기-승-전-당 대표' 흔들기만 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개인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그렇게 하는 것으로 이해한다"라고도 했다.

양 최고위원을 향해서는 "책임져야겠다고 생각하면 본인이 스스로 사퇴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책임지면 된다"라고 했다. 김민수 최고위원도 SNS에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양향자, 우재준 최고는 조속히 사퇴하시라"라고 적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비공개 회의 분위기도 전했다. 정희용 사무총장이 양 최고위원 발언에 대해 당 사무처를 대표해 강력한 유감을 표했고, 양 최고위원에게 앞으로도 회의에 계속 참여할 것인지 입장을 밝히라는 요구도 회의 중 나왔다. 양 최고위원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 수석대변인은 정 사무총장의 발언 취지에 대해 "지도부 일원인 최고위원께서 하신 발언"이라며 "당원이나 국민에 대한 모독도 있지만, 지방선거를 위해 애쓴 당직자분들에 대한 모독이라는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선관위 의혹에 대해 더욱 투쟁하고 함께 싸워야 하는 시점에 다른 부분으로 국민께 실망을 안겨드리면 안 된다"라며 "비판에도 선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성권·안상훈 "장동혁 체제로 다음 선거 어렵다"

반면 장 대표 비판론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소장파 모임 '대안과 미래' 간사인 이성권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장동혁 대표 체제와 노선으로는 다음 총선과 대선이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그는 장 대표의 '정신 패배' 표현에 대해서도 "공당 대표로서 적절한지 의문"이라며 "본질은 보지 않고 현상적인 얘기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국민의힘 지지율 상승을 장 대표의 성과로 해석하는 데에도 선을 그었다. 그는 지방선거에서 장 대표와 거리를 둔 오세훈 서울시장, 유의동 의원, 무소속 한동훈 의원 등이 당선된 점을 거론하며 "보수 재건에 대한 기대감"과 정부여당 실책이 반영된 결과라고 해석했다.

특히 "'부정선거'와 '재선거'가 같이 광장의 목소리로 나오고 있다"라며 "부정선거 부분을 제1야당 대표가 강하게 강조하면 우리 당이 음모론자들의 논리를 표방하는 것처럼 인식될 소지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장 대표가 의원들의 의견 수렴 없이 광장과 SNS 정치를 반복하고 있다며 "정당 민주주의를 방기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안상훈 의원도 KBS라디오 <전격시사> 인터뷰에서 장 대표 퇴진을 요구했다. 안 의원은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장동혁 대표의 노선은 민심으로부터 심판을 받았다"라며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상식적인 국민이라면 '이건 아니다'라고 보는 방향으로 장 대표가 거꾸로 갔다"라며 "강성 당원에 기대 자기 정치를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 의원은 장 대표가 의원총회에 제대로 참석해 의원들을 설득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장 대표가 불편한 의총에는 나오지 않고 최고위원회의나 올림픽공원 집회 등 본인이 편한 공간에서만 메시지를 내고 있다고 지적하며 "지도자는 그래서는 안 된다"라고 했다.

또한 장 대표 체제가 계속될 경우 "국민들이 어렵사리 준 기회에 또다시 부응하지 못하게 된다"라고 우려했다. 그는 선출직 최고위원들 가운데 일부가 "동반 침몰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할 가능성이 있다며, 장 대표가 스스로 결자해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장동혁#양향자#최고위원#총사퇴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독자의견0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