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당 대표가 14일, 이재명 대통령의 SNS 메시지를 향해 "구구절절 옳은 말"이라며 "정작 자신이 지킨 건 하나라도 있나?"라고 따져 물었다.
이 대통령이 지난 13일, X(옛 트위터)를 통해 집권 여당을 향해 책임과 실적, 포용과 통합을 주문했는데, 갑자기 제1야당 대표가 나서서 대통령을 비난한 것이다. 그는 대통령의 이른바 '사법 리스크' 문제를 재차 부각했다. 또한, 지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투표 용지 부족 사태를 연결고리로 '재선거'를 요구하는 "청년과 시민들의 목소리부터 챙겨 듣기를 바란다"라고 꼬집었다.
선거 패배의 책임론이 불거지며 당 안팎의 사퇴 요구에 직면한 장 대표가, 여권 내 갈등 상황을 부각하는 동시에 대여 전선을 최대한 강화하며 시선을 돌리려는 모양새이다.
"친명·친청 머리 터져라 싸우니 피곤한 모양... 재선거 목소리부터 챙겨 들어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정점식 원내대표. ⓒ 남소연
장동혁 대표는 이날 본인의 SNS에 "이재명이 '여당의 책무'에 대해 글을 올렸다"라며 "구구절절 옳은 말이다. 단 한 줄 버릴 곳이 없다. 비꼬는 게 아니라 진심이다"라고 운을 뗐다. 하지만 곧바로 "문제는, 그렇게 잘 아는 사람이 지금껏 어떻게 해왔냐는 것"이라며 "그 긴 글 가운데, 정작 자신이 지킨 건 하나라도 있나?"라고 반문했다.
장 대표는 이 대통령이 언급한 '사익이 아닌 대의에 대한 열정'을 두고 "1년 내내 본인 감옥 안 가겠다고 국가 사법체계를 다 무너뜨린 사람이 할 말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결과에 대한 무한한 책임감'에 대해서도 "3고 지옥, 부동산 지옥에, 일자리 지옥까지 만들어놓고, 대책 없이 주식 타령만 하는 게 무한한 책임감인가?"라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이 '우리 진영'이 아니라 '국민 전체'를 향해야 한다고 강조한 데 대해서도 장 대표는 "집 가진 국민 '마귀'로 몰고, 반대편을 향해 '최악의 저질'이라고 했던 건 다 잊었나 보다"라고 꼬집었다. 또한 이 대통령의 "해결책 없이 편가르기에 집중하는 무능한 선동가"라는 표현을 가져와 "본인에 대한 평가라면 딱 맞는 말"이라고도 지적했다.
장 대표는 "친명·친청 머리 터져라 싸우니 어지간히 피곤한 모양"이라며 "순방 가서 이런 글까지 올린 걸 보니"라고 의구심을 표했다. 이어 "여당이 바뀌길 원하는가? 그러면 먼저 본인부터 바꿔야 한다"라며 "대통령과 여당은 한 몸"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장 대표는 "'재판 취소'부터 깨끗하게 포기해 보라"라며 "여당이 민생에 쓸 시간이 열 배는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경제정책, 부동산정책, 노동정책, 일자리정책, 복지정책, 대북정책, 외교·안보정책까지, 국정 전반을 테이블에 다시 올려놓고 국민의 의견을 들어서 바로 잡아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장 대표는 마지막으로 "균형 감각을 잃고 있는 건 바로 이재명 본인"이라며 "당장 재선거를 외치는 청년과 시민들의 목소리부터 챙겨 듣길 바란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말하지만 참 좋은 글"이라며 "이대로만 실천하면 좋은 대통령, 좋은 여당이 될 것"이라고 비꼬았다.
이재명 "집권 여당, 신념의 언어보다 책임의 언어 집중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에서 진행된 4부 요인과의 회동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6.8 ⓒ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SNS에 '여당과 야당 그리고 정치적 책임'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대통령은 "여당은 이미 집권에 성공하여 주어진 공식 권력으로 주장 아닌 행동을 통해 자신의 가치와 신념을 실현할 수 있는 대신, 국가의 미래와 온 국민의 삶을 통째로 책임져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야당과 여당의 역할을 구분하며 "야당은 여당과 정부에 대한 감시, 견제, 공격이 중요하지만, 여당은 주어진 권력으로 책임을 지는 능력과 실적, 포용과 통합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철학자 막스 베버를 인용해 정치인이 지녀야 할 자질로 ▲사익이 아닌 대의에 대한 열정 ▲자신의 행위가 초래할 결과에 대한 책임감 ▲현실과 이상 사이의 균형감각 등을 꼽았다.
특히 이 대통령은 "집권 여당은 신념을 버리지는 않되 신념의 언어보다는 '책임의 언어'에 더 집중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그는 "야당은 이상과 신념을 외치고 상대를 부정하며 투쟁에 매달릴 수 있지만, 여당은 장애와 방해를 뚫고 국민의 먹고사는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며 결과로 증명해야 하는 책임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미 쟁취한 권력에 근거한 정책 결정과 집행의 결과가 국민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집권세력은 구호나 주장이 아닌 냉철한 균형감각에 의한 실행에 집중해야 한다"라고도 했다. "이상이 없는 현실주의자는 눈앞의 이익만 좇는 기회주의자가 되고, 현실이 없는 이상주의자는 해결책 없이 편가르기에 집중하는 무능한 선동가가 된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또한 "여당의 열정은 '우리 진영'이 아니라 '국민 전체'를 향해야 한다"라며 "대결과 배제보다 끊임없는 대화 소통을 통해 갈등을 조정하고 반발을 최소화하는 '큰 그릇' 역할을 해야 한다"라고 했다. "강한 힘이라면 모든 것을 휩쓰는 격류보다는 모든 것을 담아 정화하는 큰 바다가 더 좋겠다"라며 "불가피하게 깨고 나가야 한다면 깨지는 이들에 대한 배려, 공감도 잊지 말아야 한다"라고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 당장 우리의 손에 이 나라의 운명과 5200만 국민의 삶이 달려 있다"라며 "더 크게 더 넓게 더 멀리 보며, 더 많은 국민과 함께 갑시다"라고 밝혔다. 이어 "전쟁을 통해 점령한 것이라면 배제와 독점이 이상할 게 없지만, 경쟁을 통해 부분의 힘으로 승리하여 전체를 대표하게 되었다면, 이제 모두를 위한 포용과 개방은 필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