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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의 수업은 테스트 응시 후 반이 배정이 된다. 혹여 학원을 다니다 그만두었던 학생들이 다시 수업을 듣기 희망할 시 간혹 선생님과 연락하여 바로 수업을 듣기도 한다. 강사가 그 학생에 대한 성취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어 테스트를 응시한다고 해도 다시 원래 반으로 배정 받을 확률이 높을 때 선생님의 판단하에 배정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다고 할지라도 행정상으로 입학 처리는 1순위가 되어야 한다.
어제, 한 강사가 그만두었던 A학생이 수업을 듣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는 이번 주 초부터 이미 수업이 진행 중이었고, 그 강사의 말을 듣고 나서야 2회차 수업까지 이미 진행된 사실을 알게 되었다. 데스크에는 전달조차 되어 있지 않은 상태였다. 명백히 순서가 잘못된 상황이었다.
학생이 강의실에 들어가서 수업을 듣는데 행정적으로는 수강료 청구도, 일정에 대한 안내도 전혀 이뤄지지 않고 강사의 오케이(OK) 사인 아래 진행이 되었던 것이다. '이제라도 알았으니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들기에는 조금 언짢았다. 단순한 실수라기보다 시스템 부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경우에는 데스크를 통해 먼저 공유가 돼야 한다고 전달했다. 하지만 그 강사 역시 경력이 적지 않은 사람이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을까 생각해 보았다. '느슨함'과 '관행', '나태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만 잘하면 되지란 생각이 '유기적'이란 협업을 잊게 만든 것이다.
얼마 전, 학원 CCTV 기계가 고장 났다. 설치업체에 의뢰를 해 하루 만에 긴급 복구를 하고 비용 청구서류를 결재 받으러 갔다가 잔소리를 들었다. 미리 보고를 했으면, 다른 기계 점검도 같이 받을 수 있는 기회였다는 것이었다. 생각해 보니 이런 유기적인 생각이 부족했단 생각에 '아차'싶었다.
'내가 알아서 하면 되지'라는 생각이 오만했던 판단이란 걸 깨달았다. 근무 연수가 오래되다 보니 자신의 판단이 앞섰던 것이다.
만약, 막 입사한 신입 강사라면 다시 등원하는 학생을 아무런 행정 절차 없이 수업을 듣게 했을까?
또한, 긴급 복구 공사라 해도 윗 상사에게 아무런 말없이 처리를 했을까? 그런 질문을 스스로 던지며, 이후에는 혼자 결정하기보다 공유하는 데 더 신경을 쓰게 되었다.
이후, 강의실 전등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강사의 말에 사후 점검(AS)을 받기로 했다. 이전 일을 계기로 미리 보고를 해 두었고, 공교롭게 다른 건물에서도 수리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와 AS를 함께 진행하는 방향으로 일정이 조율됐다.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단순히 개별적으로 처리되는 것이 아니라 공유가 되면서 전체적인 일 처리가 훨씬 더 매끄럽게 흘러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한 분야에서 오래 일하다 보면 경험이 쌓이는 만큼 판단도 빨라진다. 문제는 그 판단이 어느 순간 익숙함으로 변하고, 익숙함이 다시 느슨함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 일을 겪으며 조직은 개인의 능숙함 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
능숙함이 절차를 넘어서는 안 된다. 보고하고, 공유하고, 함께 움직이는 것. 어쩌면 협업의 기본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이런 작은 원칙을 지키는 데 있는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 그 기본으로 다시 돌아가 보려 한다.
덧붙이는 글 | 위 기사는 브런치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