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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고대사에는 황하(黃河)를 다스린 두 사람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먼저 곤(?)이 있었다. 요(堯) 임금의 명을 받아 황하 대홍수를 다스리러 나선 그는 제방을 쌓는 방법을 택했다. 사진은 감숙 난주의 황하 강변
중국 고대사에는 황하(黃河)를 다스린 두 사람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먼저 곤(?)이 있었다. 요(堯) 임금의 명을 받아 황하 대홍수를 다스리러 나선 그는 제방을 쌓는 방법을 택했다. 사진은 감숙 난주의 황하 강변 ⓒ 최종명

중국 고대사에는 황하(黃河)를 다스린 두 사람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먼저 곤(鯀)이 있었다. 요(堯) 임금의 명을 받아 황하 대홍수를 다스리러 나선 그는 제방을 쌓는 방법을 택했다. 물을 가두고, 흐름을 막고, 둑을 높였다. 9년이 지났다. 홍수는 잡히지 않았다. 오히려 더 크게 범람했다.

결말은 참혹했다. 순(舜) 임금은 치수에 실패한 곤을 우산(羽山)에서 처형했다. 고대 왕조에서 치수 실패는 단순한 행정 실패가 아니었다. 하늘의 뜻을 거역한 것과 같은 죄였다.

곤의 아들 우(禹)는 아버지의 죽음 앞에 섰다. 그리고 아버지와는 다른 길을 선택했다. 그는 물과 싸우지 않았다. 물이 흘러갈 길을 만들었다. 수로를 파고, 강을 나누고, 물이 스스로 흐르도록 이끌었다. 13년이 걸렸다. 그 사이 그는 세 번 자신의 집 앞을 지나치면서도 들어가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아내가 아이를 낳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치수를 멈추지 않았다. 황하는 비로소 안정을 찾았다. 우는 훗날 하(夏) 왕조를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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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부동산 정책은 오랫동안 곤의 방식과 다르지 않았다. 집값이 오르면 대출을 조였다. 세금을 올리고 거래를 막고 규제를 쌓았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방법은 조금씩 달랐지만 본질은 같았다. 막는 것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어땠는가. 서울을 막으면 수도권으로 이동했다. 수도권을 막으면 지방 광역시로 이동했다. 규제가 완화되는 순간 자금은 다시 부동산으로 몰려들었다. 제방은 반복적으로 무너졌다.

부동산으로 자금이 쏠리는 순간 그 만큼의 시중의 유동성은 사라졌다. 그리고 우리네 골목상권의 유동성도 함께 증발됐다.

이재명 정부 출범 1주년. 이제는 질문 자체를 바꿔야 할 시점인지 모른다. 수로는 어디에, 어떻게 파야 하는가. 그리고 그보다 먼저, 왜 한국인은 그토록 집에 집착하는가.

부동산 집착의 뿌리 "욕망이 아니라 공포"...집값이 아니라 불안이 문제다

 지난 10일 오후 서울 반포구 한강변에서 대규모 아파트 공사(반포디에이치클래스아파트)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 10일 오후 서울 반포구 한강변에서 대규모 아파트 공사(반포디에이치클래스아파트)가 진행되고 있다. ⓒ 권우성

취임 1주년을 맞은 8일, 이재명 대통령은 청와대 영빈관 기자회견장에 섰다. 그는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여러 문제가 있지만 그 중에 제일 심각한 게 부동산 투기"라며 "은행에서 돈을 빌려 집을 몇 채씩 사놨더니 일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수익을 준다"고 말했다. "근로의욕이 훼손되고 그 과정에서 온갖 탈법과 편법이 난무한다"는 진단도 덧붙였다.

그러나 이 진단 속 해법은 더 들여다봐야 한다. 한국 사회에서 아파트는 단순한 주거 공간이 아니다. 노후 대책이고, 자녀 교육비이며, 위기 상황에서 가족을 지켜주는 마지막 안전망이다. 주식은 불안하고 예금은 물가를 따라가지 못한다. 국민 다수에게 아파트는 가장 믿을 수 있는 자산이었다.

그 믿음의 뿌리는 욕망이 아니라 공포다.

숫자가 현실을 말해준다. 66세 이상 노인의 소득 빈곤율은 39.7%로 OECD 최고 수준이다. 국민연금 실질 소득대체율은 OECD가 공식 계산한 기준으로 31.2%에 불과하다. OECD 평균 42.2%에 한참 못 미친다. 실제 수급자의 평균 가입기간은 19.2년에 불과하고, 20년 이상 가입 후 연금을 받는 사람은 전체 수급자의 8%에 그친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는 255만 명이지만, 2015년부터 2023년까지 복지 사각지대 발굴 시스템이 찾아낸 위기가구 666만 명 중 실제 서비스로 연결된 것은 290만 명에 불과했다. 발굴됐어도 지원받지 못한 사람이 절반에 가깝다.

이 구조에서 은퇴를 앞둔 중장년층이 아파트를 팔지 못하는 것은 탐욕이 아니다. 생존 전략이다. 중증 질환 하나가 가계를 통째로 흔드는 사회에서, 연금만으로 노후를 버티기 어려운 현실에서,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수십 년간 가장 안전하다고 검증된 자산에 집착한다.

투기 수요를 억제하는 것은 필요하다. 그러나 실수요와 투기 수요, 미래에 대한 공포는 서로 얽혀 있다. 규제는 이 두 층위를 구분하지 못한다. 강화되면 실수요자도 위축되고, 완화되면 투기수요도 살아난다. 이 얽힘을 풀지 않고 한쪽만 잘라내려 하면 또 다른 쪽이 터진다.

부동산 가격은 이동한다. 강남을 막으면 마용성으로, 마용성을 막으면 경기 남부로, 경기 남부를 막으면 지방 광역시로.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하남 위례신사선, 남양주 GTX가 단순한 교통 공약이 아니라 표심을 움직이는 핵심 변수가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인프라가 들어서는 곳의 집값이 오른다는 학습이 유권자들 사이에 이미 깊숙이 각인돼 있다.

공포가 욕망을 움직이고, 욕망이 표심을 움직이고, 표심이 인프라 정치를 움직인다. 이 연결고리를 끊지 않으면 부동산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제방이 아니라 수로다… 그러나 단순 보유세만으로는 부족하다

 싱가포르의 아파트. 사진 왼쪽의 건물들은 새로 분양하는 공공아파트(HDB)이며, 사진 오른쪽에 요트선착장 옆에 있는 아파트는 민간이 공급하는 고급 아파트 콘도
싱가포르의 아파트. 사진 왼쪽의 건물들은 새로 분양하는 공공아파트(HDB)이며, 사진 오른쪽에 요트선착장 옆에 있는 아파트는 민간이 공급하는 고급 아파트 콘도 ⓒ 싱가포르 국가개발부

이 대통령은 오늘 기자회견에서 "우리나라 보유세는 대체로 낮다"며 "서구 선진국처럼 보유 부담을 갖게 하는 것이 맞겠다"고 말했다. "세제와 금융, 규제, 공급 이런 것들을 조만간 한꺼번에 정리하려 한다"며 "세제 문제는 7월이 돼야 가능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보유세 강화는 필요한 조치다. 집을 200채, 500채 사모아 투기 수단으로 삼는 구조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진단은 옳다. 그러나 보유세는 제방이지 수로가 아니다.

보유세를 올려 다주택자 매물이 풀렸다고 치자. 그 자금은 어디로 가는가. 마땅한 대안이 없다면 다시 다른 지역의 부동산으로 흘러들어간다. 수요 자체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이동하는 것이다. 곤이 제방을 쌓을수록 물이 다른 곳으로 넘쳤던 것처럼.

진짜 수로는 따로 있다.

부동산으로 향하는 돈의 흐름을 막는 것이 아니라, 그 흐름이 다른 곳으로 자연스럽게 빠져나갈 출구를 만드는 것이다. 아파트를 직접 사지 않아도 자산을 키울 수 있는 구조, 미래 산업의 성장 과실을 국민이 함께 나눌 수 있는 구조, 시장 가격과 분리된 공공 주거의 경로. 이 방향들이 동시에 열릴 때 비로소 부동산으로 향하던 욕망은 다른 곳을 향하기 시작한다.

해외가 이미 다른 수로를 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싱가포르는 국가가 주거 공급의 주체로 직접 나서 시장 바깥의 주거 경로를 만들었고, 노르웨이는 자원 수익을 국부펀드에 적립해 국민 모두가 성장의 과실을 나누는 구조를 설계했다. 오스트리아 빈은 전체 주택의 40% 이상을 사회주택으로 운영하며 주거를 시장에만 맡기지 않았다. 방식은 달랐지만 방향은 같았다. 부동산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부동산이 아니어도 되는 사회를 만든 것이다.

핵심은 신뢰다. 새로운 수로가 아무리 잘 설계돼도 국민이 그것을 믿지 않으면 물은 다시 부동산으로 돌아간다. 구호가 아니라 실제로 수익이 나고, 실제로 안전하다는 경험이 쌓여야 한다. 그 신뢰를 쌓는 것이 수로를 파는 것만큼이나 어렵고, 그만큼 중요하다.

그러나 이 길이 쉽게 열릴 것이라 낙관하기는 어렵다. 공공이 시장에 개입하면 민간과 충돌한다. 다주택 보유자와 무주택 실수요자의 이해는 구조적으로 충돌한다. 집값이 올라야 이익인 사람과 내려야 집을 살 수 있는 사람이 같은 사회 안에 공존한다. 공급 확대론자들은 규제와 공공 개입이 늘수록 민간의 공급 의지가 꺾이고 장기적으로 주택 부족이 심화된다고 맞선다.

어느 쪽이 옳은가. 지금 당장 단언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부동산 시장은 금리, 유동성, 인구 구조, 지역 인프라, 심리가 복잡하게 얽혀 움직인다. 이념으로 재단하면 항상 현실이 비어져 나온다.

사회안전망 속 공급과 분산...강폭도 넓히고 강바닥도 다져야

 이재명 정부 출범 1주년. 이제는 질문 자체를 바꿔야 할 시점인지 모른다. 수로는 어디에, 어떻게 파야 하는가. 그리고 그보다 먼저, 왜 한국인은 그토록 집에 집착하는가. 사진은 분당 아파트 전경
이재명 정부 출범 1주년. 이제는 질문 자체를 바꿔야 할 시점인지 모른다. 수로는 어디에, 어떻게 파야 하는가. 그리고 그보다 먼저, 왜 한국인은 그토록 집에 집착하는가. 사진은 분당 아파트 전경 ⓒ 성남시

수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강물이 많아지면 강폭도 넓혀야 한다.

서울 핵심 지역의 공급 확대는 여전히 중요하다. 재건축과 재개발, 공공주택 공급, 역세권 고밀 개발은 멈추지 않아야 한다. 동시에 지방을 살려야 한다. 대한민국 부동산 문제의 본질은 서울 집중에 있다. 서울은 집이 부족해서 문제이고, 지방은 사람이 떠나서 문제다. 2025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한 해 11.26% 상승하는 동안, 같은 기간 평택은 -6.9%, 이천은 -6.5%를 기록했다. 상위 20%와 하위 20% 집값 격차를 나타내는 5분위 배율은 2025년 말 역대 최고인 12.8배까지 치솟았다.

광역 교통망을 확대하고, 기업과 대학을 지방으로 분산하며, 지역 산업을 육성하지 못한다면 어떤 부동산 정책도 대한민국 경제 위기의 근본적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

수로를 파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있다. 강바닥을 다지는 일이다. 부동산이 수십 년간 대한민국 최고의 자산으로 군림한 이유는 단순하다. 그것 말고는 기댈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연금이 노후를 충분히 보장하고, 실직해도 생계가 유지되고, 의료비 걱정 없이 살 수 있다면 아파트 한 채에 전 재산을 쏟아부을 이유는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수로만 파고 안전망을 방치하면 부동산 수요는 다시 돌아온다. 안전망만 쌓고 수로를 내지 않으면 자금이 갈 곳을 잃어 다시 부동산으로 몰린다. 두 가지는 패키지다.

재원은 어디서 오는가. 보유세 강화로 거둔 세수를 사회 안전망 재원으로 직접 연결하는 선순환 구조가 하나의 방향이다. 다만 증세가 경제 활력을 꺾는다는 반론, 복지 확대가 근로 의욕을 떨어뜨린다는 오래된 논쟁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어느 쪽도 단번에 답이 나오지 않는다.

부동산 앞 시험대 선 이재명 정부...이제 진짜 시험이 시작된다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답변하는 이재명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답변하는 이재명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의 정치 스타일에는 일관된 패턴이 있다. 어느 한쪽이 완전히 손해 보는 구조를 피하고 양쪽 모두 명분을 가져갈 수 있는 절충점을 찾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부동산 문제는 그 어떤 의제보다 이해충돌이 첨예하다. 기존 다주택 보유자와 무주택 실수요자의 이해는 구조적으로 충돌한다. 공공 리츠가 시장에 개입하면 기존 민간 임대사업자와 충돌한다. 국민펀드 재원을 위한 초과이익세는 대기업 저항을 부른다. 사회주택 확대를 위한 토지 수용은 재산권 헌법 조항과 충돌할 수 있다.

"양쪽 다 손해 보지 않는 해법"이 아니라, 누가 어느 정도의 조정을 감수해야 하는지를 명확히 설계하고 사회적으로 합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대통령은 오늘 6·3 지방선거와 부동산 정책의 연관성에 대해 "상승 압력을 나름 잘 막아왔다고 생각한다"며 "나쁜 영향보다 좋은 영향이 더 많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이 원하는 것은 집값이 '잡히는 것'이 아닐 수 있다. 부동산 없이도 미래를 계획할 수 있는 사회를 원하는 것일 수 있다.

새 정부가 증명해야 할 것은 "집값을 잡는 정부"가 아니라 "부동산 없이도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나라"다.

황하는 수로를 통해 잡혔다, 그러나 13년이 걸렸다

우(禹)가 황하를 다스리는 데 13년이 걸렸다. 그 사이에 그는 세 번 집 앞을 지나치면서도 들어가지 않았다. 단기성과가 아닌 구조의 변화를 설계했기 때문이다.

부동산 문제는 단임 정부 임기 안에 완결되지 않는다. 수로를 파는 것, 강바닥을 다지는 것, 사람들이 그 수로를 신뢰하게 만드는 것. 이 세 가지 모두 시간이 필요하다.

이재명 정부가 집값과 싸우는 정부로 기억될지, 국민의 불안을 줄인 정부로 기억될지는 7월 발표될 세제 개편안과 그 이후의 선택에 달려 있다.

부동산을 안정시키고, 성장의 물길을 만들고, 그 아래에 든든한 사회 안전망을 까는 것. 취임 1주년을 맞은 오늘, 국민이 기다리는 것은 바로 그런 국가의 설계도다. 그것이 곤(鯀)이 아닌 우(禹)의 길이다.

그리고 그 길은, 13년짜리 기획이다.

#부동산#아파트#이재명#이재명정부1주년#황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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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friday76) 내방

"삶은 기록이다" ... 이 세상에 사연없는 삶은 없습니다. 누구나의 삶은 기록이고 그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사람사는 세상 이야기를 사랑합니다. p.s 오마이뉴스로 오세요~ 당신의 삶에서 승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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