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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학년도 6월 모의평가 실시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가 열린 4일 서울 마포구 서울여자고등학교에서 3학년 학생들이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27학년도 6월 모의평가 실시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가 열린 4일 서울 마포구 서울여자고등학교에서 3학년 학생들이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연합뉴스

4일 치러진 2027학년도 수능 6월 모의평가 영어는 결코 쉽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수능 영어의 1등급 비율이 3.11%에 불과했고, 그로 인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난 만큼 올해 6월 모의평가는 쉽게 출제될 거라는 예측이 많았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EBS 현장교사단은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영어 출제 경향 브리핑에서, "6월 모의평가 영어 영역은 지난해 수능보다 쉽게 출제됐다. 학교 수업에 성실히 참여한 수험생들이 풀 수 있는 문항으로 구성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투스, 종로학원 등 입시업계가 수험생들의 가채점 결과를 바탕으로 추정한 영어 1등급 비율은 4% 안팎에 그쳤다.

이번 모의평가에 응시한 수험생 중 (상대적으로 학업성취도가 높은) N수생 비율이 19.8%에 달해 2011학년도 이후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영어 시험이 상당히 어려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빈칸 추론(4문항), 순서(2문항), 문장삽입(2문항) 등 8개 문항은 주어진 시간 내에 해결하기에는 버거운 수준이었다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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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입시 전문업체의 추정치와 대전의 한 인문고 3학년 전체 학생 가채점 결과치 등을 종합해 볼 때, 이번 6월 모의평가의 원점수 90점 이상 영어 1등급 비율은 5%에 조금 못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4.71%에 그친 2024학년도 수능과 비슷한 수치다.

여기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수능 영어 난이도를 조정하는 능력이 없는 것인가, 아니면 변별력 확보를 위해 의도적으로 적정 난이도를 4~5% 정도로 설정한 것인가? 전자라면 출제 역량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이고, 후자라면 안일하고 무책임한 현실 인식이 아닐 수 없다.

1등급 4~5%가 적정 난이도?

수능 영어 1등급 비율 추이 절대평가로 치른 2018학년도 수능부터 올해 6월 모의평가까지 10회 영어 시험의 1등급 비율 추이를 보여준다(2027-6모 5%는 추정).
수능 영어 1등급 비율 추이절대평가로 치른 2018학년도 수능부터 올해 6월 모의평가까지 10회 영어 시험의 1등급 비율 추이를 보여준다(2027-6모 5%는 추정). ⓒ 신정섭

위 그래프를 보면, 수능 영어영역 1등급 비율은 절대평가로 처음 치른 2018학년도 수능 이후 2026학년도 수능까지 아홉 번의 시험 중 두 번을 빼고는 8%에도 못미쳤다. 2025년 11월 2026학년도 수능에서는 3.11% 수준으로 떨어져 수시 최저학력기준 미달자가 속출했고, 거센 비판이 쏟아지자 오승걸 평가원장이 자리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그런데도 별로 달라진 게 없어 보인다. 올해 6월 모의평가 1등급 비율이 5%에도 못미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학교 현장 교사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절대평가로 치르는 수능 영어의 원점수 90점 이상 1등급 학생 비율은 10% 또는 최소한 (위 그래프의 초록색 선에 해당하는) 8%는 넘어야 한다. 2022 개정 교육과정 내신평점 1등급이 상위 10%라는 점을 고려해도 그렇다.

6월 모의고사 다음 날 수업에 들어갔더니 몇몇 학생들이 "선생님, 평가원에서 영어 시험을 왜 계속 어렵게 내는 거예요?"라고 묻는다. 뭐라고 답해야 할지 난처해 "작년에 불수능 사태를 겪었으니 11월 수능은 조금 더 쉽게 내지 않을까? 시험이 쉽든 어렵든, 최저 충족이 중요하니 대비는 잘해야 한다"라고 얼버무렸다.

6월 모의평가 36번 문항 식물의 방어 기제를 진화론적 관점에서 설명한 학술적인 글인데, 1분 30초 내에 독해를 마치고 글의 순서를 추론하기가 상당히 어려웠다.
6월 모의평가 36번 문항식물의 방어 기제를 진화론적 관점에서 설명한 학술적인 글인데, 1분 30초 내에 독해를 마치고 글의 순서를 추론하기가 상당히 어려웠다. ⓒ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수험생들이 1분 30초 내에 주어진 글을 읽고 내용을 이해한 후 적절한 순서를 추론할 수 있는지, 6월 모의평가 영어 36번 문항을 살펴보자. 식물의 방어 기제를 진화의 관점에서 설명한 학술적인 글인데, 정보의 양이 많은 데다 (C)에 나오는 (파란색으로 표시한) 'Nor' 하나를 놓치면 글의 적절한 순서를 찾아내기가 어렵다. 게다가, 구글링을 해도 출처가 나오지 않고 AI에게 물어도 알 수 없다고 나온다.

영어 교사도 못 푸는 문제는 이제 그만

위 36번을 포함하여, 물리학 또는 건축학에나 나오는 '와류 흘림(vortex shedding)' 현상에 관한 38번 등 일부 문항은 대학에서 영어교육을 전공했고 수십 년간 학생들에게 수능 영어를 가르쳐 온 교사가 풀기에도 버겁다. 깊이 있는 이해 없이 답이야 찾을 수 있겠지만, 70분 내에 45개 문항을 해결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이런 고난도 문항은 이제 그만 출제해야 한다.

영어를 제2언어(ESL)가 아닌 외국어(EFL)로 학습하는 언어 환경에서, 고3 학생들에게 과도하게 추상적이고 학술적인 텍스트를 읽혀야 할 이유가 있는가? 영어는 절대평가인데 9등급 상대평가에 적용하는 '1등급 4%' 변별력을 요구할 필요가 있는가? 교육부와 평가원은 이 질문에 답해야 한다.

#6월모의펑가영어#6월모의고사영어#6월모평영어1등급#영어1등급비율#6월모의평가영어36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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