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소중한 한 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3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 중화산2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한 유권자가 투표함에 기표한 투표용지를 넣고 있다
'소중한 한 표'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3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 중화산2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한 유권자가 투표함에 기표한 투표용지를 넣고 있다 ⓒ 연합뉴스

개인적으로, 이번 제9회 전국 지방선거 결과에 특별히 주목하는 대목이 몇 있다. 지역별로 여야 후보 중에 누가 당선되느냐 여부는 솔직히 관심 밖이다. 하긴 한두 달 전만 해도 선거를 해보나 마나라며 여당의 압승 분위기였는데, 순식간에 접전 분위기로 급변하는 걸 보면 놀랍긴 하다.

최근의 여론 조사만 보면, 우리 사회의 정치적 양극화가 헌정 질서를 파괴한 '12.3 내란 사태'보다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게 증명되고 있다. 최근 '스타벅스 사태'마저 진영의 표 결집 소재로 활용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아이들조차 이번 선거가 '쫄깃한' 재미를 준다며 귀를 쫑긋 세운다.

정치적 양극화는 특정 세대만의 현상도 아닐뿐더러 자칫 정치 혐오를 확산시킬 우려가 크다. 정치에 대한 왜곡된 인식은 공동체의 위기를 불러올 수도 있는 심각한 사안이라서다. 다만,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정치적 양극화가 청년 세대의 투표율에 유의미한 변화를 몰고 올 거라는 데엔 대체로 동의한다.

궁금해지는 10~20대 청년들의 최종 투표율

AD
우선, 10~20대 청년들의 최종 투표율이 어느 정도일지 궁금하다. 세대별로 투표율을 비교할 때, 지금껏 실시된 거의 모든 선거에서 청년 세대는 맨 꼴찌였다. 그때마다 그들이 법정 공휴일인 선거일을 마치 휴가처럼 여긴다며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소중한 참정권을 포기하는 행태라는 거다.

이번 선거만큼은 과거와 다를 거라고 장담하는 이들도 더러 있지만, 대개는 이번에도 별반 다르지 않을 거라는 심드렁한 반응을 보인다. 다들 여야를 막론하고 청년 세대를 위한 내용이 없거나 뜬구름 잡는 공약뿐이라고 볼멘소리한다. 선거에 대한 효능감 자체가 낮은 거다.

부실한 공약만의 문제도 아니다. 정당마다 이른바 '셀럽'을 청년 정치인으로 영입하여 환심을 사는 기존의 방식도 그 수명을 다한 듯싶다. 청년 세대의 투표율이 낮을 걸로 예상되는 데다, 더욱이 그 수조차 줄어든 탓으로 보인다. 혹자는 '캐스팅 보트' 역할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반면, 천정부지로 치솟은 주가를 사례로 들며 '일잘러'인 현 정부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져 투표장으로 향하는 청년들이 조금이나마 늘 걸로 예측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이른바 '윤 어게인'을 외치는 이들로 인해 되레 청년들의 투표 열기가 불붙을 수 있다는 나름의 분석도 내놓는다.

투표율을 집계할 때, 청년 세대의 나이대를 세분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10~20대와 30대를 한데 묶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이는 60~70대를 비슷한 정치 성향으로 묶는 관행과 다를 바 없다는 거다. 민주화 세대라는 '586 세대'가 60대에 접어든 지금, 여론 조사마다 70대 이상과는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인다.

기실 10대와 20대의 가치관이 다르고, 20대 초반과 후반의 생각이 또 다르다. 하물며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시작한 30대라면 그들과 대화조차 쉽지 않을 것이다. 한날한시에 태어난 쌍둥이조차 세대 차이를 느낀다는 급변하는 사회에서 청년 세대의 투표율을 세분화하는 건 불가피한 흐름이다.

'다 같은' 청년인가?

그런가 하면, 최근엔 아예 청년 세대를 동질적 집단으로 뭉뚱그릴 수 없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나이를 세분화해야 한다는 주장에서 한 발 더 나간 것이다. 그들은 이구동성 나이가 아니라 '계급'과 '지역'의 문제라고 단언한다. 청년이라고 해서 '다 같은' 청년이 아니라는 의미다.

그들의 부모가 누구이고, 어디에서 사는지가 관건이라는 거다. 본인의 소득과 그의 부모가 소유한 재산에 따른 투표율과 정당별 지지율이 궁금하다. 이를 정확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통계 조사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테지만, 언론에서 크게 관심을 두지 않을 뿐 유추할 수 있는 자료가 아예 없는 건 아닐 것이다.

당장 지역별 청년 세대의 투표율과 정당 득표율을 따져볼 필요가 있겠다. 당장 서울과 지방의 청년들이 각각 어떤 선택을 했는지, 서울 내에서도 강남과 강북 청년들의 차이가 드러나게 될 것이다. 부유한 동네와 가난한 지역에 사는 청년들의 선택을 보면, 그들의 정치 성향을 대강 읽어낼 수 있으리라 본다.

같은 맥락에서, 지방 간에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도 궁금하다. 특히 호남과 영남 지역 청년들의 선택에 공통점과 차이점을 분석해 보면 흥미로울 듯싶다. 두 지역의 특정 정당 쏠림 현상이 청년들에게도 그대로 나타나는지, 아니면 세대의 공감이 지역의 편중된 정치 성향을 넘어설지 눈길이 간다.

'10대의 극우화' 현상, 광주에서는...

요즘 들어 '10대의 극우화' 현상에 관해 대화하다 보면, 부쩍 자주 받는 질문이 있다. "광주의 아이들도 그렇냐"는 것. 보통 사람들은 5.18로 상징되는 민주화운동의 성지에서 나고 자란 아이들은 뭐가 달라도 다를 거라고 여긴다. 주위 환경의 차이가 생각의 차이를 만든다며 근거를 댄다.

그들은 광주 지역의 학교엔 '일베' 등 인터넷 극우 커뮤니티를 들락거리는 아이들이 얼마 없을 줄로 안다. 그 수가 타지에 견줘 상대적으로 적을지는 몰라도, 능력주의를 신봉하며 차별에 동조하고 사회적 약자를 조롱하고 혐오하는 등 교실을 황폐화하는 데엔 모자람이 없다. '일베'는 지역과는 무관한 일종의 문화 현상이다.

아이들의 극우화는 해묵은 지역 갈등조차 수면 아래로 가라앉히고 있다. 정치인들이 선거 때마다 전가의 보도처럼 활용해 온 '지역감정'은 어느덧 기성세대의 전유물로 낙인찍혔지만, 그 빈자리는 시나브로 차별과 약자 혐오로 채워졌다. 민주주의를 휘청이게 하는 극우화의 위세가 이번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하다.

최근의 여러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세대별로 지지 정당이 확연하게 갈리고 있음이 확인된다. 특히 청년 세대의 보수 정당 지지율이 70대 이상 노년층의 그것을 상회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그래프로 나타내면, 청년층과 노년층이 중장년층을 위아래에서 포위하는 형국이다.

많은 이들이 이를 '청년 세대의 보수화'로 해석하며, 머지않아 집권 세력이 진보에서 보수로 자연스럽게 바뀌게 될 걸로 전망한다. 정치권력의 주기적 교체는 사회의 변화를 추동하는 촉매가 된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는 비유는 만고불변의 정치 문법이다.

다만, 청년 세대의 '극우화'를 혹여 '보수화'로 착각하고 있지 않는지 우려스럽다. 이는 단순히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나 반대로만 설명될 순 없다. 마치 현재의 여당을 진보 세력으로, 야당을 보수 세력으로 뭉뚱그려 규정하는 것만큼이나 단순하고도 위험한 발상이다. 극우와 보수는 진보와 보수의 차이보다 더 크다.

사족. 나이와 계급, 지역에 따라 정치 성향이 천차만별인 청년 세대를 더는 동질적인 집단으로 뭉뚱그릴 수 없다지만, 은연중에 극우화라는 공통 분모를 공유하고 있음을 느낀다. 생애 첫 투표를 앞둔 몇몇 아이들이 일부 소수 정당을 뭉뚱그려 '페미당'으로 통칭하는 걸 들었다. 그들의 투표 결과는 20대 청년들과 크게 다르진 않을 성싶다.

#제9회지방선거#청년세대투표율#10대의극우화#청년세대의보수화
댓글1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잠시 미뤄지고 있지만, 여전히 내 꿈은 두 발로 세계일주를 하는 것이다.



독자의견13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