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오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소방차와 구급차 등이 사업장 정문으로 나오고 있다. ⓒ 장재완
대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업장에서 또다시 폭발 사고가 발생해 5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친 가운데, 사망자 중 2명이 입사 2년 이내의 20대 계약직 노동자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1일 오전 대전 유성구 외삼동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56동 미사일 세척장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생산 현장에서 일하던 노동자 5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사망자들은 모두 생산 현장 근로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2명은 입사 2년 이내의 계약직 노동자로, 20대 후반인 것으로 파악됐다. 나머지 사망자는 50대 2명과 30대 1명이다.
사고 당시 이들은 추진체 제작 공정에서 사용한 도구를 세척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는 이날 현장 브리핑에서 "추진체를 제작하는 공정에서 사용한 도구를 세척하는 작업 중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정확한 발화 원인과 사고 지점은 관계기관 조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또 "해당 공정은 물로 세척하는 과정이어서 그동안 특별히 위험성이 높은 작업으로 분류하지는 않았다"며 "세척제를 이용해 도구를 닦고 정리하는 공간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소중한 직원 다섯 분 숨져 비통"... 손재일 대표이사 공식 사과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사업장 폭발 사고와 관련, 손재일 대표이사(가운데)가 1일 오후 대전 유성구 외삼동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앞에서 공식 사과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손재일 대표이사는 사고 직후 서울 본사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연 뒤 대전 사고 현장으로 이동해 사고 수습 상황을 점검하고, 유가족과 국민에게 공식 사과했다.
한화그룹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공식 입장문을 통해 "소중한 직원 다섯 분이 숨져 비통하고 안타깝다"며 "숨진 직원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께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사고로 부상을 입은 직원들의 쾌유를 바라며 치료에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국민 여러분께도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손 대표도 현장 브리핑에서 "이번 사고로 희생된 분들과 유가족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회사는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있으며 사고 수습과 유가족 지원,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 모든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안전체계를 근본부터 다시 점검하겠다"며 "사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 다시는 이런 참담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화 측은 현재 대전사업장에 대책본부를 설치하고 소방·경찰 등 관계기관과 함께 사고 수습에 나서고 있으며, 정확한 폭발 원인과 안전관리 실태는 관계기관 조사를 통해 확인될 예정이다.
반복된 폭발 사고... 젊은 노동자 희생 되풀이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사업장 폭발 사고와 관련, 손재일 대표이사(가운데)가 1일 오후 대전 유성구 외삼동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앞에서 공식 사과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에서는 지난 8년 동안 세 차례 대형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2018년 5월 사고로 5명이 숨졌고, 2019년 2월 사고로 3명이 사망했다. 이번 2026년 사고까지 포함하면 이 사업장에서 발생한 세 차례 대형 사고로 숨진 노동자는 모두 13명이다.
특히 공개된 연령을 보면 20·30대 젊은 노동자들의 희생이 반복됐다는 점이 주목된다.
2018년 5월 29일 사고 당시 현장에서 33세 노동자와 23세 노동자가 숨졌고, 이후 치료를 받던 중상자 가운데 24세, 29세, 34세 노동자가 추가로 사망하면서 최종 사망자는 5명으로 늘었다. 사망자 전원이 20·30대였다.
2019년 2월 14일 사고에서는 노동자 3명이 숨졌다. 당시 사망자 가운데 25세 노동자 1명의 나이만 공개됐으며, 나머지 2명의 연령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당시 한화 측은 숨진 노동자들이 조립동 직원 2명과 품질검사 직원 1명으로 모두 정규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사고에서는 5명의 사망자 중 2명이 20대 계약직 노동자로 확인됐다. 결국 이번 사고에서도 생산 현장의 젊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은 셈이다.
2018년과 2019년 사고는 모두 로켓 추진체 관련 작업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8년 사고는 로켓 추진 용기에 고체연료를 충전하던 중 폭발이 발생했고, 2019년 사고는 로켓 추진체에서 연료를 분리하는 이형 작업 중 폭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 역시 추진체 관련 세척 공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의 위험 공정 관리, 비정규직 노동자 안전교육과 배치, 반복 사고에 대한 근본적인 재발방지 대책이 제대로 작동했는지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소방당국과 경찰, 노동당국 등은 사고 현장을 통제한 채 정확한 폭발 원인과 작업 공정, 안전수칙 준수 여부, 위험성 평가가 적정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