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부산교도소에서 집단 구타로 재소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검찰 조사 결과 같은 방 수용자들로부터 상습 구타를 당했다. 사건 당시 3명의 교도관이 500명의 수용자를 순찰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지만, 집단 구타 사실을 아무도 알아채지 못했다. 부산구치소 수용률은 150%가 넘는 상태였다. 구치소 측은 법원에 구속영장 발부를 신중히 해달라는 공문까지 보내는 등 진작부터 한계 상황을 호소하고 있었다. 그러나 과밀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고 그 대가는 사고로 돌아왔다.
KBS 1TV <시사기획 창>은 지난 26일 교도소 고밀 문제를 다룬 '과밀지옥'을 방송했다. 기자가 직접 교도소를 방문해 과밀도가 얼마나 심각한지 확인하고, 일본은 어떻게 이 과밀 문제를 해소했는지 다뤘다. 취재 뒷이야기를 들어보고자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해당 회차를 취재한 신선민 기자를 만났다. 다음은 신 기자와 나눈 대화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것이다.
교도소는 지금...

▲시사기획 창 '‘과밀 지옥’. ⓒ KBS
- 교도소의 과밀 문제에 대한 취재는 어떻게 하게 되었나요?
"최근 '마약과의 전쟁' 등 국가적 단속으로 마약 수용자가 많이 늘었어요. 정신질환 수용자도 10년 새 2배나 늘었고요. 마약 수용자나 정신질환자를 단순 구금만 하는 게 답일까 싶어 살펴보다가 과밀 수용 문제가 굉장히 심각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새 교도소를 짓는 게 지역 정서상 쉽지 않은데, 수용자는 가파르게 늘고 있으니 해결이 요원하잖아요. 해법까지 제시하지 못하더라도 '우리 사회 교도소가 지금 이런 상황이에요'라고 환기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 취재하면서 생각이 달라진 점이나 새롭게 알게 된 게 있나요?
"취재하면서 점점 더 확실해진 건, 이 문제가 대중적 관심을 받기가 정말 어렵다는 거예요. 3개월 내내 주변 사람들, 스태프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마다 느꼈어요. 과밀 수용 문제는 해결이 필요하다는 걸 이성적으로는 알면서도 정서적으로는 따로 갈 수밖에 없는 문제라는 걸 확인하게 됐어요."
- 취재할 때 처음에 뭐부터 했나요?
"인터뷰이로도 나오시는 형사법무정책연구원 황지태 본부장님이 올해 초 과밀 수용에 대한 보고서를 쓰셨어요. 그래서 우리와 비슷한 수준의 나라들은 교정 환경이 어떤지 찾아봤어요."
- 프로그램 시작할 때 사례가 다소 자극적으로 보이더라고요.
"자극적인 거 저도 알아요. 지난해 교도소에서 사망한 수용자의 이야기였는데, 당시 1심 재판 중인 미결수였어요. 상당히 왜소한 분이셨는데 미결수 신분으로 오랜 기간 집단 구타를 당했어요. 그런데 아무도 몰랐다는 게 너무 충격적이었어요. 왜 몰랐을까 했죠. 그 좁은 공간에서 이런 사고가 일어나도 알 수 없다는 게 이 사건을 처음 접했을 때 가졌던 의문이었어요.
취재해 보니 수용동 담당 교도관 한 명이 안을 제대로 살필 수가 없더라고요. 특정 수용자와 면담하는 사이 다른 곳에서 사고가 나면 즉각 대응이 어려운 거예요. 교도관님들도 관리 교도관이 한 명만 더 있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수용자는 폭발적으로 늘어나는데 교도관 인력난은 정말 심각해요. 이 사례를 소개하는 게 다소 자극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그만큼 시청자의 관심을 끌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 의정부교도소 가셨잖아요. 어땠나요?
"처음 갔을 때는 엄청 긴장했어요. 같이 간 촬영 기자 선배는 워낙 긴장해서 교도소 취재 갈 때마다 두통을 겪으셨어요. 의정부교도소를 세 번 갔는데, 갈수록 익숙해지더라고요. 마지막 방문 때는 당직 교도관님도 익숙한 얼굴이라 '저 또 왔어요!'라고 반갑게 인사도 했죠."
- 입소자들 들어오는 장면 찍으셨잖아요.
"교도소가 과밀하다는데 얼마나 많은지 궁금해서 최대한 오래 교도소에 머물려고 했어요. 1시간 정도 있는 동안 5명 정도 들어왔어요. 형사 재판이 오전 10~11시에 많이 열리거든요. 그러다 보니 법정 구속이나 구속영장 발부가 그 시간대에 집중돼서 아침이 굉장히 바쁘더라고요. 끊임없이 수용자가 들어오는데 입소 절차를 계속 준비해야 하니 신입실 교도관님들이 점심도 제때 못 드시는 걸 볼 수 있었어요."
- 교도소 내 방에서 화장실 안이 보이는 거 같더라고요.
"전부 다 투명한 건 아니고 가슴 위 정도만 보이는 수준이에요. 교정시설 내 사건·사고가 엄청 잦고 자살 사건도 있다 보니 딜레마인 것 같아요. 교도관의 고민 중 하나가 수용자 인권을 고려해야 하는데, 관리 효율성과 계속 부딪히는 거예요. 화장실 문제도 마찬가지로 다 가리면 인권적으로는 맞지만, 사각지대를 만들면 안 되는 딜레마가 있죠."
- 잠자기도 좁아 보였어요.
"몸을 다 뻗는 순간이 교도소 방이 가장 좁아지는 시간이죠. 필리핀 교도소의 교대 취침 영상을 보면서 이런 곳이 세상에 있다고 생각했는데, 취재하면서 우리 교도소에서도 요즘 교대 취침하는 사례가 있다고 해서 많이 놀랐어요. 이 얘기를 형사정책 연구하시는 분들께 말씀드리니 그분들도 놀라워하셨어요."
- 교도소 한 방에 수용자 정원을 초과하는 것 같은데, 교도소 수를 못 늘려서일까요?
"수용자 수가 2022년까지는 줄었는데 2023년부터 갑자기 늘었어요. 정원은 5만 명인데, 6만 명을 훌쩍 넘었더라고요. 교도소를 짓고 교도관 숫자를 늘리는 속도가 수용자가 증가하는 속도를 못 따라가는 게 문제인 것 같아요."
- 2023년부터 늘어났다고 했는데, 이유가 있나요?
"크게 세 가지예요. 첫 번째는 마약과의 전쟁이에요. 단순 투약도 실형으로 구금하는 사례가 늘었어요. 두 번째는 정신과병원 강제 입원이 어려워지면서 정신질환자 수용이 늘었고요. 세 번째는 전세 사기, 보이스피싱 같은 기획 단속이 늘어난 거예요. 3년 사이에 약 1만 명이 늘어서 지금은 6만 3천여 명이에요."
일본의 시도

▲<시사기획 창>의 한 장면 ⓒ KBS
- 수용자들이 노동하는 걸 출역이라고 하던데, 공간 부족으로 출역을 못 시키나요?
"수용 공간이 부족하다 보니 의정부교도소 같은 경우 작업 나가던 공장동을 수용동으로 바꿨다고 해요. 남은 작업장이 하나밖에 없으니 출역을 못 나가는 거예요. 징역형이라는 건 노역을 포함해야 하는데, 요즘 징역형 받은 사람들은 노역을 잘 안 하고 방에만 있는 거예요."
- 범죄 유형을 나누지 않고 한 방에 수용되는 건, 문제가 없나요?
"그게 저희 프로그램을 관통하는 주제예요. 지금은 빈자리가 있으면 그냥 신입 수용자를 넣다 보니 섞이면 안 될 수용자들이 한 방에 있게 되는 거예요. 그러면 미결수 사망 사례처럼 일어나서는 안 될 사고가 발생하기도 하고, 교화는 꿈도 꾸기 어렵고, 오히려 범죄를 학습하는 계기가 되는 거죠."
- 일본의 교정 시스템을 취재하셨더라고요.
"우리 교정 시스템 많은 부분이 일본에서 왔다고 알았는데, 일본 통계를 보니 수용률이 너무 낮은 거예요. 어떻게 이렇게 됐을까 싶어 취재를 시작했어요. 작년에 큰 변화가 있었는데, 징역형을 아예 폐지하고 교육·재활 중심으로 기조를 바꿨더라고요. 이런 변화가 가능했던 최소 조건이 '적정 수용인원 유지'였기 때문이죠. 그래서 한국 시청자들에게 소개할 만하다고 생각했어요.
일본은 과밀 문제를 손 놓고 있지 않았어요. 2007~2008년에 민간 자본을 끌어들인 PFI 교도소 4개를 빠른 속도로 지었어요. 일본은 집행유예 비율도 높고 가석방도 꾸준히 하고 기소율 자체도 낮아요. 고령화 같은 인구 구조적인 요인도 있어서 교도소를 더 지은 것만으로 해결된 건 아니에요. 그럼에도 배울 점은 과밀 문제에 발 빠르게 대응하려는 정책적 의지예요. 교도소 문제는 인기가 없다 보니 보통 살피지 않는데, 일본은 그럼에도 강한 의지를 가지고 시도했다는 게 인상적이었어요."
- 과밀 문제의 대안이 벌금형 확대인가요?
"단순하게 보일까 봐 걱정돼요. 가택 구금 같은 홈 디텐션이라든지 발상의 전환으로 형벌 방법을 더 늘리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게 방송의 메시지였어요. 일단 교도소 과밀이 심각하다는 걸 환기하고, 정책 당국에서 더 적극적으로 고민하길 바라면서요. 구금형보다 경제 제재가 더 효과적인 경우도 분명히 있을 거고, 그렇게 해서 생기는 재정 수입으로 피해자 지원 기금이나 마약 수용자·정신질환자 치료에 활용할 수도 있어요. 수용자 1인당 1년에 3000만 원 정도가 드는데, 구금을 안 하면 그 비용이 줄어드는 거니까요."
- 그렇게 하면 유전무죄 이야기가 나올 수 있잖아요.
"맞아요. 돈 없는 사람은 몸으로 때워야 하냐는 문제가 생기죠. 하지만 세밀하게 봐야 해요. 경범죄와 중범죄를 케이스별로 잘 나눠서, 갱생 가능성과 사회 재적응 가능성, 응보 등을 모두 고려해 세심하게 형벌을 결정하는 게 필요해요. 경제 제재가 구금보다 더 고통을 줄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모든 경우에 경제 제재가 더 좋다는 얘기는 절대 아니에요. 충격 구금이 재범 방지에 더 효과적인 경우도 분명히 있으니까요."
- 교정 교화에 더 노력하는 게 사회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무기수나 사형수가 아니면 수용자들은 결국 우리 옆으로 다 돌아와요. 그 안에서 조금이라도 변화돼서 나오는 게 우리 안전을 위해서도 좋고, 변화돼서 나와야 다시 안 들어오잖아요. 교화가 잘 되면 사회적 비용도 줄일 수 있고요. 사실 대중들은 강력한 처벌을 바라지만 교도소 짓기는 바라지 않아요. 참 모순된 정서고, 그래서 이 문제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요. 그래도 이런 문제가 있고 결국 우리 사회에 비용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걸 환기라도 해줄 수 있다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