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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달빛 멤버이자 김윤주 와우산레코드 대표의 음악 에세이. 김윤주의 일상과 이야기를 담아 당신의 오늘에 위로가 될 곡을 전달합니다. 음악을 들으며 한 편 한 편 감상해 주세요.
요조 언니와의 만남을 떠올리다 어디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하나 잠깐 고민에 빠졌다. 소규모아카시아밴드에서 객원보컬로 노래하던 언니를 처음 TV에서 본 2007년쯤이었나. 아니면 언니랑 같이 김광진 선배님의 '동경소녀'를 작업했던 2012년이었나.

사실 요조라는 아티스트는 홍대 인디신에 등장하자마자 화제가 된 인물이다. 그녀는 2004년 허밍어반스테레오, 015B 등의 객원 보컬로 활동하다 2007년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와 함께 <마이 네임 이즈 요조 My Name Is Yozoh>를 발매하며 데뷔했다.

수많은 소년 소녀가 신중히 골랐을 싸이월드의 BGM으로 요조의 '좋아해', '마이네임 이즈 요조', '에구구구', '허니허니베이비' 등이 자주 흘러나왔다. '홍대 여신'이라는 수식어도 빼놓을 수 없는데, TV를 켜면 페도라를 쓴 상큼한 그녀가 광고에 등장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다 보면 여기저기서 그녀의 노래가 들려왔다.

옥상달빛과 달랐던 요조의 관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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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달빛은 애초에 '여신'인 그녀와 가야 할 길이 달랐기에 '요조에 관심이 없었다'고 말하고 싶지만, 그렇지 못했다. 사실 먼발치에서 공연하는 모습도 본 적이 있다. 그녀는 음원과 거의 똑같다 싶을만큼 노래를 잘했고, 관객들은 행복해 취해 요조라는 가수를 바라봤다. 원래 공연은 여성들만 보는 거 아니었나 싶을 만큼 옥상달빛 공연의 관객은 90% 이상이 여성이었는데, 그녀의 무대는 달랐다. 수많은 남성이 동경의 눈빛으로 요조를 바라보며 응원했다.

난 그날부터 요조 언니를 싫어했다(농담). 그러다 기억도 가물가물한 2010년 언저리에 언니와 같은 회사 식구가 되었다. 그녀는 가까이서 봐도 이뻤다. 뭔가 확실하게 친해질 계기가 없어 어영부영 같은 회사라는 소속감만 지닌 채 시간만 보냈다. 언제부터였을까. 나는 틈만 나면 언니를 놀려먹기 시작했다. 지난해 '와우산레코드'에 합류한 후 함께하는 시간은 더 늘었다. 새삼스럽지만 요즘은 내가 이 언니를 참 좋아한다고 느낀다.

그녀를 생각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뭐냐 묻는다면, 언제 어디서든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 모습이라 답할 것 같다.(언니는 2015년부터 독립서점 책방무사를 운영하고 있다.) 공연 대기실에서도 언니는 늘 책을 읽었다. 옥상달빛은 그 옆에서 종이컵을 구겨 공처럼 만들어 밴드와 함께 컵 차기를 하며 놀았다. 시끌벅적한 상황에도 개의치 않고 책에 집중하는 언니의 모습을 보며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멀미가 없다는 언니는 차에서도 비행기에서도 늘 책을 읽었다. 그래서인지 고민이 되는 일들이 생기면 언니에게 달려가 물어보고 싶었다. 언니라면 현명하게 좋은 답을 알려줄 거란 생각이 들어서다.

라디오나 인터뷰를 하다 보면, 좀 멋지게 말하고 싶은 순간이 생긴다. 그럴 때면 언니를 떠올린다. '언니는 이럴 때 어떤 말을 어떻게 했을까'하며 언니에게 빙의를 시도한 적도 심심치 않게 있다. 놀리고 싶은 것도 많지만, 실은 참 닮고 싶은 부분이 많은 사람이다.

언니는 가만히 있지 않고 늘 무언가를 한다. 대체로 그 일을 한두 번에 하고 말지도 않는다. 지루함을 빨리 느끼지 않는 뭉근한 성격 때문인 걸까. 그녀는 꾸준하게 책을 읽고 꾸준하게 달리기를 하고 꾸준하게 근력운동을 하고 꾸준하게 책을 쓴다. 그렇다. 그녀는 음악만 하는 게 아니다.

요조만이 할 수 있는

 오는 27일 요조의 '좋아해'가 리메이크 되어 발매된다.
오는 27일 요조의 '좋아해'가 리메이크 되어 발매된다. ⓒ 요조

독서가, '책방무사'의 책방주인, 작가, 영화감독, 영화배우, 프로방송인, 팟캐스트 진행자, 그리고 뮤지션으로 불리는 그녀는 이 많은 일들을 참 잘한다. 자기의 앨범을 내면서 드라마, 게임, 영화, 광고 음악에도 참여하고 OST 작곡도 한다. 많은 걸 시도하며 여러 결과물을 내는데 그게 딱 요조 답다.

밴드 언니네이발관, 나이트오프의 이능룡님이 프로듀싱을 맡은 <이름들> 앨범(2022년 발매)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언니의 앨범이다. 다정한 시선으로 사람들을 보며 서로에게 응원 주고 받는 음악 7곡이 담겨있다. 앨범에 실린 곡 모두 언니가 직접 가사를 썼다. 타이틀곡 'Unknown Horses' 가사는 그녀가 아끼는 책 중 하나인 일본의 역사학자 후지이 다케시의 저서 <무명의 말들>과 관련한 일화를 배경으로 삼는다.

당시 청음회에 가서 처음 수록곡들을 순서대로 쭉 들으며 '와, 이 사람은 이런 음악도 이렇게 잘하는구나'하며 놀랐다. 내가 알던 언니의 무지개에 또 하나의 색이 더해진 기분이었다. 음악도 음악이지만 'Unknown horses'의 뮤직비디오만 봐도 이 사람이 얼마나 음악까지 잘 해내는지 알 수 있다. 막상 제대로 보여줘야 할 때 수줍어하며 제대로 못 하는 아마추어 같은 나와 차원이 달라 보인다.

이뿐일까. 언니의 노랫말은 어떤가. 지난 2014년 한글날을 맞아 이뤄진 '노랫말이 아름다운 뮤지션' 조사(카카오뮤직과 문학과지성사 공동 진행)에서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와 요조의 '우리는 선처럼 가만히 누워'는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정말 그녀의 가사는 한 곡 한 곡이 시처럼 아름답다. '우리는 선처럼 가만히 누워'의 가사는 모두가 한 번쯤은 읽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선처럼 가만히 누워
볼 수 없는 것을 보려 눈을 감아보았지
어딘가 정말로 영원 이라는 정류장이 있으면 좋을 텐데
그럼 뭔가 잔뜩 들어있는 배낭과
시들지 않는 장미꽃 한 송이를 들고 우리 영원까지 함께 가자고 말할 수 있을 텐데

- 우리는 선처럼 가만히 누워, 요조

선처럼 누워 가장 편한 모습으로 언니의 음악을 들어보기를 추천한다. 언제 들어도 복잡한 마음과 바쁜 일상을 조금은 잊게 해주는 곡이다. 그렇게 마음을 탁 놓고 쉬다 언니의 목소리를 통해 추억을 소환해 보는 건 어떨까.

최근 언니에게 곡을 쓰라고 재촉하는 모습이 KBS 2TV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를 통해 방송됐다. 신곡은 아니지만 그녀의 2026년, 지금의 목소리를 만날 수 있는 기회도 있다. 오는 27일 언니가 달콤하게 '정말 좋아해', '여전히 널 좋아해'라고 속삭이는 곡 '좋아해'를 리메이크해 발매하기 때문이다. 17년 전, 당시 소녀들이 수줍게 고백하며 부르던 이 곡을 들으며 추억에 빠져보면 어떨까.

요조 언니는 내가 만나본 사람 중 알기 전과 알고 난 후가 가장 다른 사람이다. 고양이 같은 사람이라 어느 정도의 거리 두기가 필요한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강아지도 이런 강아지가 없다. 사람을 좋아하고 본인이 하는 일을 사랑하며 소소한 것에 행복감을 느낄 줄 알며, 즐겁게 산다. 이런 언니의 기운이 고스란히 담긴 곡이 여기저기에 울려 퍼졌으면 좋겠다. 모두가 자기 자리에서 설렘을 그리고 고요함을 찾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요조#오마이와우산#옥상달빛#김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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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 와우산!

김윤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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