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동화력발전소. ⓒ 전미경
발전 비정규직 노동자의 삶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기후위기는 더 이상 먼 미래의 경고가 아닙니다. 탄소중립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석탄화력발전소의 폐쇄는 이미 현실화되었고, 이는 에너지 전환을 넘어 노동자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생존의 문제가 됐습니다.
그러나 현재 정부와 발전 공기업의 대책은 무기력하기만 합니다. 고용 안정과 지역사회 붕괴 방지, 공공재생에너지 확대에 대한 책임 있는 대안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최근 정부는 당초 올해 6월로 예정됐던 하동화력발전소 1호기의 폐쇄 일정을 내년(2027년) 3월로 9개월 연장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중동전쟁으로 인한 가스 공급 차질에 대비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하겠다는 명분입니다.
하지만 이는 노동자들에게 대책이 아니라 잔인한 '희망고문'일 뿐입니다. 고용 불안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법적·제도적 보장 없이 미룬 9개월은, 시한부 선고를 받은 노동자들에게 하루하루 피 말리는 고통의 시간만 늘려놓은 것에 불과합니다. 임시방편으로 눈앞의 책임을 모면하려는 태도 때문에 현장의 불확실성은 더 커졌고, 노동자들의 삶은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기후위기 대응, 약자 희생 강요하는 면죄부가 되어선 안 돼
특히 이번 위기는 구조적 약자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삶을 통째로 흔들고 있습니다. 그동안 위험하고 힘든 현장을 묵묵히 지켜온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아무런 보호막도 없이 가장 먼저 실업의 벼랑 끝으로 내몰렸습니다. 제대로 된 재취업이나 직무 전환의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현실은, 고스란히 노동자 가정과 지역공동체의 붕괴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명분이 취약한 비정규직에게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면죄부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국제사회가 강조하는 진짜 '정의로운 전환'은 사회적 약자의 희생을 발판 삼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와 시민사회, 지역공동체가 주체로 참여해 상생의 길을 찾는 것입니다.
그 핵심은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를 포함한 전 구성원에 대한 실질적인 '총고용 보장'과 기후위기 대응의 공공성 강화에 있습니다. 약자의 일자리가 지켜져야 국가적 에너지 전환도 성공할 수 있습니다. 이 문제는 단순히 특정 업종 노동자들만의 싸움이 아닙니다. 우리 사회 전체의 지속 가능한 일자리와 미래를 지키기 위한 당면 과제입니다. 각자의 외침은 작을지라도, 시민과 노동자가 연대해 목소리를 높일 때 정부와 기업을 움직이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만들 수 있습니다.
오는 2026년 6월 13일 토요일 오후 3시, 창원시청 최윤덕 동상 앞에서 전국의 노동자와 시민들이 함께하는 대행진이 열립니다. 이번 모임은 정부의 무책임한 미봉책을 규탄하고, 공공재생에너지를 확대하며 발전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용 안정을 보장하라는 강력한 경고이자 연대의 장이 될 것입니다. 정부와 발전 공기업은 무책임한 태도를 버리고 실효성 있는 고용 안정 대책을 즉각 마련해야 합니다. 기후위기 시대, 모두를 위한 정의로운 전환의 길에 많은 시민의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발전HPS지부 하동지회장입니다.
6.13 공공재생에너지 확대! 발전노동자 총고용 보장!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노동자·시민 대행진
○ 일시 : 6.13(토) 15시
○ 장소 : 경남 창원(창원시청 최윤덕 동상 앞)
전국 참가버스 및 상영회 안내 페이지 : Bit.ly/letsgo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