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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오늘 생각지도 않은 '카네이션'을 작은 도서관에서 선물 받았다. 가슴에 달아주려는 것을 애써 사양했지만 카네이션을 오랜만에 손에 쥐면서 뭉클한 감정을 느꼈다.

지난주 금요일은 스승의 날! 작은 도서관에서 이날을 기념해 조그만 행사가 있었다.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준비한 카네이션이 일부 남아 그것을 나에게 전달한 것이다. 행사 보조 교사님이 도서관에서 청소하는 내가 선생님이나 다름없다며 스승의 날에 드려야 하는데 늦어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 말에 내가 과연 카네이션을 받을 스승인지 속으로 반문했다.

 작은도서관에서 선물 받은 카네이션
작은도서관에서 선물 받은 카네이션 ⓒ 이혁진

선생님이라는 호칭은 내가 다른 사람을 부를 때 자주 쓰는 표현인데, 젊은 교사가 내게 붙이는 선생 호칭은 어딘가 생소하게 들렸다. 그리고 스승의 날이 아니면 어떤가? 그날 받지 않아도 문제 될 게 전혀 없었다. 나에게 카네이션을 주려는 생각 자체가 아름답고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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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일과를 마치고 카네이션을 집으로 가져왔다. 굵은 색깔실로 만든 카네이션을 보고 아내는 "카네이션을 누구에게 선물할 것이냐"며 화들짝 놀라는 표정이었다. 내가 받았다고 하니 아내는 자초지종을 물었다.

이야기를 듣더니 아내는 내가 카네이션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고 추켜세웠다. 가재는 게 편이라고 아내의 칭찬이 쑥스러웠지만 남편을 선생으로 인정해 주니 마음이 뿌듯한 것도 사실이었다. 그리고 아내는 말없이 내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주었다. 그러면서 엄지를 치켜들었다. 이어 나는 카네이션을 떼어 아내 가슴에 달아주었다. 순간 서로를 격려하는 분위기가 연출됐다.

 아내에게도 카네이션을 달았다.
아내에게도 카네이션을 달았다. ⓒ 이혁진

작은 도서관 카네이션이 우리 부부에게 온 것은 보통 행운이 아니다. 이는 또한 스승의 날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고 지난 과거를 떠올리게 했다. 사실 칠십 평생 살면서 개인적으로 몇 분의 '인생 스승'을 모시고 있다. 사회 조직과 단체에서 만나 모셨던 구순의 아버지 뻘 어르신들은 지금도 필자와의 인연을 이어가며 자식처럼 아껴주고 응원해주시고 있다.

나는 이 은사들을 잊지 못해 해마다 스승의 날 전후로 카네이션을 달아드리곤 했는데 최근 몇 년 우환이 생겨 한동안 찾아뵙지 못해 송구한 마음이었다. 오늘 카네이션 선물은 존경하는 스승께 달아드려야 할 것을 대신 받은 기분이다. 멀리 계신 스승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해본다.

60대 이상 시민기자들의 사는이야기
#스승의날#카네이션선물#인생스승#은사#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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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은퇴 후 살림하는 남자’(은살남)

일상을 메모와 기록으로 남기고 있습니다. 기존 언론과 다른 오마이뉴스를 통해 새로운 시각과 영감을 얻고 있습니다. 주요 관심사는 남북한 이산가족과 탈북민 등 사회적 약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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