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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9년 지방자치법이 제정되면서 1952년 최초의 지방의회가 구성되었다. 하지만 지방자치제도가 제대로 안착하기도 전인 1961년 5월 16일 군사쿠데타로 지방의회가 강제로 해산되었고, 1991년 지방의회가 부활하기까지 중앙정부가 단체장을 임명하는 관치행정이 30년간 지속했다.

이후 1995년 9월 27일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시작으로, 현재는 17개 광역자치단체와 시군구 등 226개 기초자치단체가 운영 중이다. 그리고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산업안전보건 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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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이 된 지방자치제도에서 노동정책이 입안된 것은 2010년 이후이다. 노동의 유연화와 사회 양극화 등 노동시장의 변화를 거치면서 지방정부가 노동정책에 개입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그에 따라 2011년 서울시의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 정책 시도를 기점으로 지역 특성을 반영한 일자리, 노동권익 보호, 비정규직 지원 등 지방 노동정책이 확산하는 계기가 되었다.1) 이후, 2017년경부터 '산업재해 예방에 관한 조례'가 제정되고 지방정부 정책이 도입되기 시작했다. 서울시, 경기도와 같은 몇몇 지방정부에서 선도적으로 추진하였으며 2021년부터 산업안전보건법에 '지방자치단체의 책무'가 포함되면서 지금과 같이 본격적으로 확대되었다.

지방자치단체가 노동정책 중 산재예방 정책을 본격적으로 고민하고 정책을 수립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니다. 하지만 확산 속도는 놀랍다. 전국 17개 시·도 광역지자체는 관련 조례를 모두 제정하였고, 2023년 후반에는 120여 개 기초지자체에서도 조례가 제정되었다. 이 과정에서 여러 지자체가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건강하고 안전한 일터 조성'을 정책목표에 포함하고, 관계부서 설치 및 예산 책정으로 정책과 사업을 추진하였으며,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모범 적 사용자로서 역할을 하고자 노력 중이다.

하지만 조례와 정책 이행 과정에서 지자체별 편차가 여전한데다가, 선거 결과에 따라 휘둘리는 정책 방향 역시 문제다. 기초 및 광역지자체 중 일부는 충분한 예산과 인력을 보장하지 않아 '보여주기식' 사업이 되는 경우도 많고, 지자체장이 바뀌는 과정에서 노동정책과 산재예방정책이 일관되게 추진되지 못하고 중단 또는 축소되어 충분한 효과를 내지 못하는 한계도 있었다.

길 잃고 헤매거나, 생색내기에 머물거나

대표적으로 충청남도는 2015년부터 양대노총, 전문가, 담당 공무원이 참여한 13차례 실무위원회를 거쳐서 2017년에 제1차 노동정책 기본계획을 만들었다. 이후 일자리노동정책과가 신설되었고, 충남노동권익센터를 출범하였다. 2022년 제2차 노동정책 기본계획은 노동단체 활동가, 도의원 등 36명으로 추진단을 확대하여 18차례 토론과 학습을 통해서 55개 실천 과제를 설계하였다.

주된 계획으로 정의로운 전환, 디지털 전환 대응, 감정노동자 보호, 이동노동자 지원 등 시대적 과제를 포함하였고, 이를 기반으로 전국 최초의 '정의로운 산업전환 노정 협약'도 체결하였다. 하지만 2022년 지방선거 이후 정치 지형의 변화 속에서 민주노총과의 노정협의가 중단되면서, '정의로운 산업전환 노정 협약'은 사실상 중단되었고, 노동안전보건센터 설치를 비롯한 주요 과제는 계획에만 머무르게 되었다.2)

 2024.10.30. 부산시청 앞에서 제2차 노동기본계획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2024.10.30. 부산시청 앞에서 제2차 노동기본계획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 중대재해없는세상만들기부산운동본부

부산광역시의 경우, 2019년 2월 '부산광역시 노동자권익 보호 및 증진을 위한 조례'와 2020년 5월 '부산광역시 산업재해예방 및 노동자 건강증진을 위한 조례' 제정 이후 2025년 3월부터 제2차 부산광역시 노동정책 기본계획이 수립되어 추진 중이다. 3대 정책목표 중 첫 번째가 '안전한 일터 조성'으로 12개 추진 과제를 계획하였으나, 이를 위한 2026년 예산은 고작 4억 7천만 원 정도다.3) 이중 부산광역시 '노동안전보건지킴이단'(2021년 4월 최초 구성) 사업은 사업장 100개소의 현장 점검을 목표로, 2026년 4,500만 원의 예산이 책정돼 있다. 경기도의 노동안전지킴이 사업(31개 시·군 112명 구성, 45억 예산)과 비교하면 규모와 운영에서 엄청난 편차를 확인할 수 있다. 경기도는 노동국 산하에 3개의 전담 부서를 두고 그 중 '노동안전과'는 18명의 인력을 배치하고 있다. 하지만 부산은 시민안전실 내 중대재해예방과와 디지털경제실 내 일자리노동과 산하 '산업안전팀'이라는 이중구조로 분리되어 운영 중이며, 지방자치단체의 산업재해예방 책무가 있음에도 산업안전팀은 3명의 인력만이 배치되어 있다.

이러한 현실은 충남, 부산만의 상황은 아닐 것이다. 지자체별 규모나 재정의 한계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지자체의 노동정책과 산재 예방을 위한 철학과 의지, 이를 기반으로 한 체계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그래야 지역 특성에 맞는 다양한 노동정책, 취약 노동자에 대한 지원, 산재 예방 정책이 만들어질 수 있다.

6.3 지자체선거, 노동자의 목소리를 들어라

지방정부 권한 이양이나 지역 경쟁력 강화라는 구호가 절대선도 아니다. 자칫 노동기본권과 건강권 훼손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서다. 2024~2025년 대형마트 월 2회 공휴일 휴무제가 재벌 유통기업의 요구를 반영하여 일부 지자체장(대표적으로 부산시장)의 권한으로 일요일에서 평일로 바뀌었다. 이재명 정부의 근로감독 권한이양이 지자체장의 기업 유치와 이를 위한 규제 완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는 노동자 시민의 노동권과 안전 및 생명권 훼손으로 귀결될 것이다. 그로 인한 책임 또한 지방정부로 전가될 가능성도 크다. 수도권, 동남권, 대경권, 중부권, 호남권의 5대 초광역 메가시티와 제주·강원·전북의 3대 특별자치도를 중심으로 국토를 재편하겠다는 '5극3특 지역통합' 전략이 가속화되고 있다. 수도권 집중 완화와 지역 경쟁력 강화, 초광역협력을 통한 혁신 성장이라지만 사실상, 반도체산업 등 자본의 이윤 창출을 위한 공간 재편 전략에 가깝다.4)

이러한 국면에서 지방정부의 역할이 기업 유치를 위한 적용 제외나 규제 완화는 아닐 것이다. 그간의 지자체 노동정책에 대한 진단을 시작으로, 지역에서 일과 삶을 꾸려나가는 노동자와 시민의 요구에 귀 기울이는 것이다. 지자체장의 권한 독점과 비민주적인 운영이 아니라 노동계 및 지역 주체들의 참여 보장과 협업 구축을 통해 제대로 된 '풀뿌리민주주의'를 꽃 피우자.

[참고문헌]
1) 2022년 4월 26일 노동권익센터 제24회 노동권익포럼 자료집 참조.
2) 2026년 4월 10일 사)내일의내일이 주최한 '양대노총과 노동자·시민이 함께하는 일하는 모두를 위한 노동공약 토론회' 자료집 참조.
3) 2026년 2월 개최한 부산광역시 노동권익위원회 회의 자료 참조.
4) 남영란, <자본의 공간전략에 '지역정의'로 맞서자 - 체제전환운동의 거점으로서 지역을 재구성하기> 중 발췌, 『2026년 체제전환운동포럼 자료집』 참조.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월간 일터 5월호에도 실립니다. 이 글을 쓴 이숙견 님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상임활동가입니다.


#선거#지자체#노동정책#노동안전보건정책#산업안전보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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