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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락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서 학생들이 그림책 만들기 프로젝트 수업 중 ‘지구를 지켜라’ 를 주제로 이야기를 구상하며 그림을 그렸다.그리고 무엇보다 글과 그림을 통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시간을 이어갔다.
초락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서 학생들이 그림책 만들기 프로젝트 수업 중 ‘지구를 지켜라’ 를 주제로 이야기를 구상하며 그림을 그렸다.그리고 무엇보다 글과 그림을 통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시간을 이어갔다. ⓒ 김정아

누군가에게 그림책은 어린 시절 잠깐 스쳐 지나간 얇은 책 한 권일지 모른다. 그러나 어떤 이들에게 그림책은 말하지 못한 감정을 대신 건네는 언어가 되고, 상처 난 마음을 어루만지는 작은 위로가 된다. 무엇보다 아이에게는 세상을 처음 이해하는 창이 되고, 어른에게는 잊고 지낸 감정을 다시 꺼내보게 하는 가장 따뜻한 인문학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좋은 그림책 한 권은 나이를 구분하지 않는다. 아이와 어른, 교사와 부모, 그리고 노년의 시간까지도 하나의 이야기 안에서 서로를 이해하게 만든다.

충남 당진 신평면에서 활동하며 스스로를 "지금도 꿈을 꾸는 사람"이라 소개하는 그림책 작가 한선예 역시 그런 믿음을 품고 살아가고 있다. 당진에서는 기지시줄다리기를 소재로 한 그림책 <모두모두 의여차>로 잘 알려져 있지만, 한 작가의 시작은 장애유아와 비장애유아가 함께 어우러졌던 어린이집 교사 시절 경험을 담은 첫 동화 <도깨비귀>였다. 서로 다른 아이들이 함께 성장하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며 얻은 배움은 결국 한 권의 그림책이 되었고, 오늘의 작가 한선예를 만들어냈다.

그럼에도 한선예 작가 그림책은 책장 안에서 머물지 않았다. 아이들과는 자신의 마음을 한 권의 이야기로 피워내는 그림책 수업을, 성인들과는 우리동네배움터로 '한선예의 꿈꾸는 이야기'를 통해 삶을 돌아보는 그림책 그리기를 3년째 이어오고 있다. 교육원에서는 보육교사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아동문학·언어지도·보육실습을 가르치며 아이를 이해하는 감수성을 전하고, 노인대학에서는 시니어들과 함께 그림책 인문학 수업을 통해 삶의 기억을 다시 꺼내본다. 여기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낭독 봉사까지 준비하며, 그녀는 책을 읽는 사람을 넘어 사람의 마음에 작은 용기와 상상력을 심는 '꿈을 심는 사람'으로 삶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었다. 그런 한선예 작가가 지난 13일, 초락초등학교 아이들과 다시 마주 앉았다. 교실 안에서는 작은 손끝들이 자신만의 이야기를 세상 밖으로 꺼내기 시작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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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기자가 찾은 초락초등학교 '그림책 만들기 프로젝트' 두 번째 수업 현장은 아이들의 웃음과 이야기가 오가는 가운데서도 깊은 몰입으로 채워져 있었다. 교실 한편, 아이들은 연필을 꼭 쥔 채 저마다의 이야기를 종이 위에 천천히 꺼내 놓고 있었다. 무엇보다 완성될 그림책은 아직 세상 밖으로 나오지 않았지만 아이들의 반짝이는 눈빛 속에서는 이미 한 권의 책이 완성되어 있었다. 사실, 초등학교 학생들의 숙제처럼 느껴질 글쓰기가 초락초등학교 아이들에게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의 이야기'를 세상 밖으로 꺼내는 첫 용기가 되어가고 있었다.

특히 학년별 그림책 작업은 벌써부터 아이들의 마음속 상상력을 깨우고 있었다. 1학년은 '지구를 지켜라', 5학년은 '우리들의 친구 토마토'를 주제로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자신들만의 세계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앞으로 8번의 수업이 더 남아 있지만, 아이들은 벌써부터 "우리 책이 어떻게 완성될지 기대된다"며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한 장의 종이 위에 자신의 마음을 그리고, 친구들과 생각을 나누며 이야기를 함께 완성하는 과정 속에서 표현력과 자신감을 자연스럽게 키워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정답을 찾는 책 놀이가 아니라, 스스로 질문하고 상상하며 자기만의 이야기를 발견해 가는 배움의 시간에 가까웠다.

 초락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이 ‘그림책 만들기 프로젝트’ 수업에서 ‘우리들의 친구 토마토’ 이야기를 구상하며 손을 들고 자신의 생각을 발표하고 있다.
초락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이 ‘그림책 만들기 프로젝트’ 수업에서 ‘우리들의 친구 토마토’ 이야기를 구상하며 손을 들고 자신의 생각을 발표하고 있다. ⓒ 김정아

충남 당진시 석문면에 위치한 초락초등학교는 올해 '2026 충남형 작은학교 지속성장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 사업의 일환으로 전교생이 참여하는 '그림책 만들기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사업은 작은학교의 특성을 살린 맞춤형 교육과정을 통해 인문학적 경험을 확장하고, 학년 별 독서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학생들이 직접 그림책을 제작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완성된 작품은 향후 '풀꽃(초락) 글빛 전시회'를 통해 지역사회와 공유될 예정이다. 아울러 이번 프로젝트는 5월부터 9월까지 진행되며, 1학년부터 6학년 전교생이 참여 한다. 무엇보다 이번 그림책 만들기 프로젝트는 학생들이 자신의 마음을 한 장 한 장 이야기로 풀어내며, 한선예 작가의 지도 아래 단순한 독후활동을 넘어 생각과 감정을 그림과 글로 표현하는 인문학적 경험을 쌓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하고 있다.

초락초등학교 5학년 박지빈 학생은 "처음에는 책을 직접 만든다는 게 신기하고 어려울 것 같았는데 친구들과 같이 이야기를 만들다 보니 점점 재미있어졌다"며 "토마토 친구 이야기를 우리가 직접 상상해서 만드는 게 뿌듯하고, 나중에 진짜 책처럼 완성되면 가족들에게 가장 먼저 보여주고 싶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앞으로 남은 수업도 기대되고, 나도 언젠가 사람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주는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초락초등학교 성정순 교장은 "그림책 만들기 프로젝트를 통해 학생들이 자신의 마음 한 장 한 장을 그림 속에 담아내며 세상과 소통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나와 친구들이 함께 만든 세상에 단 하나뿐인 책을 통해 내면의 힘을 키우고, 배움에 대한 열정이 지속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지은 담당 부장교사는 "작은학교 교육의 가장 큰 가치는 '한 아이도 놓치지 않는 배움'에 있다. 그림책 만들기는 단순한 미술이나 글쓰기 활동이 아니라, 아이 스스로 자신의 감정을 언어화하고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는 인문학적 교육 과정"이라며 "특히 AI와 디지털 기술이 빠르게 확장되는 시대일수록 상상력과 공감 능력은 더욱 중요한 역량이 된다. 초락초 아이들이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나는 표현할 가치가 있는 존재'라는 자기 확신을 얻고,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시민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선예 작가는 "그림책은 단순히 글을 배우는 교육이 아니라 아이들이 자신의 마음을 안전하게 꺼내놓는 하나의 언어"라며 "어른들은 종종 아이들이 아직 어리다고 생각하지만, 아이들 안에는 이미 하나의 세계가 존재한다. 그림책 만들기는 그 세계를 밖으로 꺼내어 서로 이해하고 공감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작은학교에서는 한 명 한 명의 이야기가 더욱 소중하게 다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아이들이 '내 이야기도 누군가에게 읽힐 가치가 있구나'라는 경험을 통해 자기 존재에 대한 자신감을 얻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완성된 결과물보다 중요한 것은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며 "친구와 의견을 나누고, 자신의 생각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하며 스스로를 발견하는 시간이 아이들 삶에 오래 남는 자양분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초락초등학교그림책#만들기#프로젝트#5학년우리들의#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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