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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예술-기억-행동] 세월호참사 12주기 기억전시: 엄마는 잘 있단다 (전시공간)
[2026 예술-기억-행동] 세월호참사 12주기 기억전시: 엄마는 잘 있단다(전시공간) ⓒ 대안문화연대
지난 4월 21일부터 5월 2일까지, 부산 연제구에 위치한 '사회적 기억 공간-기억의 방'에서 '세월호 참사 12주기 : 2026 예술-기억-행동'이 열렸다. 기억 전시, 재난 참사 유가족이 들려주는 재난 인권 강의, 기억 영화 상영으로 구성된 올해 세월호 참사 12주기 기억 행사는 대안문화연대에서 주최하고 기억의방 전시기획팀에서 주관, 독립예술기획사 효로인디넷 등에서 지원했다. 그리고, 대안문화연대 회원들과 뜻 모은 이웃들의 십시일반 후원으로 최소한의 자금을 마련하여 진행되었다.

전체 프로그램 중 <기억전시 : 엄마는 잘 있단다>에서는 세월호 유가족 예술동아리 '4.16공방'의 퀼트 9점, 양모펠트 9점, 유리공예 6점, 유화 1점을 전시했다. 그리고 전시장에는 부산 지역 대학생들, 세월호를 기억하는 사람들, 기억 운동을 이어가는 이웃들, 그리고 엄마와 아이들 등 다양한 관람객이 찾아와 각자의 느낌과 감동을 남기고 돌아갔다.

[2026 예술-기억-행동] 세월호참사 12주기 기억전시: 엄마는 잘 있단다  (관람객)
[2026 예술-기억-행동] 세월호참사 12주기 기억전시: 엄마는 잘 있단다 (관람객) ⓒ 대안문화연대

전시장 지킴이를 하는 며칠 동안 나는 청년 관람객들과 마음에 남는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가끔 나누기도 했다. 그 중 다수는 '천상재회'라는 작품을 꼽았는데, 그 이유가 같았다. 꿈에서라도 아이의 손을 잡아보고 싶었다는 그 작품 속, 아이의 등에 써진 글 때문이란다. 작품 설명에는 기재되어 있지 않았던 말.

"부모이기에 포기할 수 없다"

4.16공방 전시작품 '천상재회' (작품사진)
4.16공방 전시작품 '천상재회'(작품사진) ⓒ 대안문화연대
4.16공방 전시작품 '천상재회' - 아이의 등에 "부모이기에 포기할 수 없다"는 말이 쓰여져 있다.
4.16공방 전시작품 '천상재회'- 아이의 등에 "부모이기에 포기할 수 없다"는 말이 쓰여져 있다. ⓒ 대안문화연대

20대 초반이었던 2003년 2월 18일, TV에서 대구지하철 참사가 발생한 현장을 비추던 날. 나는 호프집에서 손에 들린 생맥주 잔을 나르며 울었다. 며칠 동안이나 손님 앞에서 갑자기 눈물을 터뜨리곤 하니, 자연히 아르바이트는 잘렸고. 그리고는 30대 초반.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다. 어찌할 바를 모르는 채로 잠시 멈춰 있다가, 뭐라도 해야겠다던 날들을 보냈다. 아니, 보내고 있다. 그렇게 40대에 들어서던 때,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 참사가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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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달라질 수 있을까? 이어지는 참사에서 한국 사회는 무엇을 배우고 있을까. 몸소 겪어 온 재난 참사는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는가. 우울한 날들이 흐르는 가운데에서 나는 대안문화연대가, 그리고 협력 단체인 극단새벽이 오래도록 이어온 문화 운동을 떠올린다. 그리고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4.16연대, 4.16재단 등이 멈추지 않는 기억 운동을 바라본다. 그리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렇게 연결되어 있구나. 이렇게 무언가의 씨앗이 되고 있구나.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당시 초등학교를 막 입학했을 지금의 스물에게 이 참사는 조금 멀어진 시점의 기억이 되어 버린 건 아닐까 싶어 쓸쓸한 마음이 드는 와중에, 한 청년이 꽃을 가져다 놓았다. 대안문화연대가 이어가고 있는 문화기획 '예술-기억-행동'의 의미를 소중히 여기게 되는 이유를 다시금 마음에 담는다. 꽃을 들여다보고 고르고 걸어왔을 그 청년이 지금도 나중도 쓸쓸하지 않기를. 우리는 연결되어 있음이 전해졌기를.

[2026 예술-기억-행동] 세월호참사 12주기 기억전시: 엄마는 잘 있단다 - 한 청년이 전시 작품 앞에 꽃을 가져다 놓았다.
[2026 예술-기억-행동] 세월호참사 12주기 기억전시: 엄마는 잘 있단다- 한 청년이 전시 작품 앞에 꽃을 가져다 놓았다. ⓒ 대안문화연대

[관람객들의 방명록 중에서]

기억하면서 아주 조금씩 연결된다는 마음으로
여기 남아있는 존재들, 그리고 저기 남겨진 존재들
서로서로 살피면서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새봄, 피어나는 꽃처럼
다시, 기억합니다.

친구들아, 오늘 밤 꿈에서 웃고 떠들자

우연히 찾아 온 방문에 당시의 기억이 다시 떠오릅니다.
부모가 되어보니 그 심정이 어떠하였을지 더욱 와 닿습니다.
가슴에 품고 살아 갈 부모님의 마음에도 꽃이 피길 기원합니다.

아픔을 품고서
산 사람들은 죽은 사람을 그리워하고
죽은 사람은 산 사람의 기억 속에서 살아갑니다.

왜 퀼트여야 했는지, 꼭 퀼트여야 했는지 알겠습니다.
꼭꼭 한 땀 한 땀에 붙들고 매 잡아 둔 마음이 찔려도 아프지 않을 때까지
엄마도 잘 지내고 있다고, 잘 지내고 있지 않다고, 그래서 잘 지낼 거라고
잘 지낼 수 있을 때까지, 오늘보다 내일이 더 선명하게 희미해지길.

학교 과제 때문에 이곳에 오게 되었습니다.
오기 전까지는 별 생각 없이 오게 됐는데,
와서 작품들 하나하나를 보며 눈물이 날 거 같아요.
벌써 12주기가 되었다는 게 믿기지 않네요.
부디 좋은 곳에서 편히 쉬었으면 좋겠습니다.
남은 유가족분들 앞길에도 행복과 평안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이런 전시 너무 뜻 깊고 좋은 거 같습니다.
13주기, 14주기에도 하게 된다면 과제가 아닌 제 의지로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세월호참사#416공방#기억의방#사회적기억#대안문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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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문화연대는 과잉경쟁, 물질 중심의 욕망을 부추기는 기존 문화의 부정적 양상을 극복하기 위해 대안적인 문화 형성과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시민들의 공동체입니다. 사회적 기억공간 <기억의 방>을 운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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