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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르무즈 해협 안쪽 UAE 인근 해역에서 정박중에 공격을 받은 HMM나무호의 피격 부위 사진. 정부 합동조사단의 현장조사 결과 “5월 4일 현지 시각 15시 30분경 미상의 비행체 2기가 HMM 나무호 선미 좌현 평형수 탱크 외판을 약 1분 간격으로 2차례 타격하였고, 타격으로 인한 충격 후 진동을 동반한 화염 및 연기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좌측 선미 외판이 폭 약 5m, 선체 내부로 깊이 약 7m까지 훼손되었으며, 선체 안 프레임은 내부 방향으로 굴곡되었고 선체 외판은 외부 방향으로 돌출 및 굴곡되었다”라고 외교부가 발표했다.
호르무즈 해협 안쪽 UAE 인근 해역에서 정박중에 공격을 받은 HMM나무호의 피격 부위 사진. 정부 합동조사단의 현장조사 결과 “5월 4일 현지 시각 15시 30분경 미상의 비행체 2기가 HMM 나무호 선미 좌현 평형수 탱크 외판을 약 1분 간격으로 2차례 타격하였고, 타격으로 인한 충격 후 진동을 동반한 화염 및 연기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좌측 선미 외판이 폭 약 5m, 선체 내부로 깊이 약 7m까지 훼손되었으며, 선체 안 프레임은 내부 방향으로 굴곡되었고 선체 외판은 외부 방향으로 돌출 및 굴곡되었다”라고 외교부가 발표했다. ⓒ 외교부제공

지난 4일 아랍에미리트 근해에 정박하고 있던 한국 선사의 화물선이 누가 쐈는지 밝혀지지 않은 발사체 2발을 맞고 기관실에 불이 났다. 정치권에선 '이란의 소행인데 왜 이란이라고 말을 못하냐'라고 정부를 질타하면서 강경대응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책임있는 정치인이라면, 페르시아만에는 아직 한국 선박 26척이 갇혀있고 언제든 선박에 대한 공격이 재발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이란과 관계가 좋다는 중국과 일본의 선박도 피격을 당했지만, 그 대응이 즉각적이지 않고 수위가 높지 않다는 점도 참고할 만하다.

개연성 가장 높은 건 이슬람혁명수비대의 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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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나무호를 공격한 주체가 명백히 밝혀지진 않았다. 정부는 "수거된 비행체 엔진 잔해에 대한 분석 등을 통해서 추가 사실 확인 및 공격의 주체를 특정하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다. 공격 주체가 식별되기 전까지는 특정 국가에 대한 언급은 삼가고자 한다"(12일 박일 외교부 대변인 브리핑)라는 방침이다.

미국의 선박 탈출 작전인 '프로젝트 프리덤'이 개시된 5월 4~5일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해협에서는 여러 척의 선박이 공격을 받았다. 한국 선사의 HMM나무호, 중국 선사의 유조선 JV이노베이션호(IMO:9276688), UAE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ADNOC) 소속인 바라카호(IMO:9902615)는 4일에, 프랑스 선사의 컨테이너선 CMA CGM 산안토니오(IMO:9294173)는 5일에 공격받았다.

이 중에서 UAE의 바라카호와 프랑스의 산안토니오호에 대한 공격은 이슬람혁명수비대의 소행이 분명하다. 허가 없이는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할 수 없다고 공언해 온 이슬람혁명수비대에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려 한 이 배들을 공격할 동기가 충분하다.

하지만 한국의 나무호, 중국의 이노베이션호는 전혀 사정이 달랐다. 이들 선박은 해협 인근이 아니라 UAE 근해에서 무리지은 수십 척의 다른 배들과 함께 닻을 내린 상태로 정박해 있다가 공격받았다.

자국 선사의 배를 공격한 행위에 대해 한국에서는 즉각적인 분노 반응과 함께 '대체 왜?'라는 의구심도 표출되고 있다. 한국은 미국-이란 휴전 이전부터 테헤란에 있는 대사관 인력을 철수시키지 않았고 외교부 장관 특사를 파견해 아락치 장관을 면담하는 등 호르무즈해협 봉쇄 국면에서 이란과의 외교에 힘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층 더 의아한 것은 중국 선박에 대한 공격이다. 이 배는 한국 선박과 마찬가지로 정박 중에 공격받았다. 공격 이틀 뒤인 6일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중국을 방문해 왕이 외교부장과 회담했고, 중국은 이란을 원칙적으로 지지하는 뜻을 밝혔다. 공격이 이뤄질 당시 회담이 이미 예정돼 있었다는 점에서 '중국 선박인 것을 알고도 공격했을까'라는 의구심이 제기된다.

그렇다면 이란이 아닌 다른 국가나 세력의 공격 가능성은 있을까. 페르시아만 연안의 다른 국가들에는 한국이나 중국 선박을 공격할 동기를 찾을 수 없다. 프로젝트 프리덤을 시작한 미국도 정박 중인 선박을 공격해 페르시아만 전체에 불안을 고조할 필요가 없다.

가장 개연성이 높은 것은 역시 이슬람혁명수비대의 공격이다.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놓지 않으려는 이슬람혁명수비대로선 선박을 공격해 통제권을 과시하려는 동기가 있다.

특히 HMM나무호를 비롯해 여러 나라의 선박에 대한 공격이 이뤄진 5월 4일은 미국이 페르시아만에 갇힌 선박들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탈출시키는 '프로젝트 프리덤'을 시작한 날이다. 오도가도 못하는 선박들의 안전을 위협해 페르시아만 전체에 불안을 조성하고 항해하기 어려운 상황을 만들면 선박들이 미군의 탈출 유도 작전을 따라 운항하기가 어려워진다.

 이란 정부는 지난 22일 정병하 한국 외교부 장관 특사가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을 22일 테헤란에서 면담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란 정부는 지난 22일 정병하 한국 외교부 장관 특사가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을 22일 테헤란에서 면담했다고 23일 밝혔다. ⓒ 이란 정부 제공

국영방송도 엉뚱한 내용 보도...'전통적 우호관계'인 일본 선박 공격도

이슬람혁명수비대의 소행이라 가정하면 한국과 중국의 배를 공격 대상으로 삼은 이유가 의문인데, 이란 쪽에서 나오는 정보의 혼선 양상을 보면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일단 호르무즈해협을 책임지는 수비대와 이란 정부 간 정보 전달이 잘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란 국영 프레스TV는 지난 6일 "이란이 새롭게 정한 해상 규정을 위반한 한국 선박을 표적으로 삼은 것은 이란이 무력을 통해 자국의 주권적 권리를 행사할 것을 분명히 보여주는 신호"라고 보도했다. HMM나무호가 호르무즈해협을 허가 없이 통행하려고 해서 무력을 행사했다는 것인데, 사실과 다르다. 피격 당시 나무호는 UAE 근해에 정박중인 상태였다.

이란의 국영방송조차 호르무즈해협에서 일어난 자국 군대의 무력 행사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정황이다. 이슬람혁명수비대의 지휘 구조가 분절화 돼 독자적으로 행동하는 양상이 나타난다는 분석에도 일치하는 양상이다.

게다가 이슬람혁명수비대의 공격 대상 선정에 정부의 방침, 외교적인 고려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을 정황도 다분하다.

4월 29일 일본 선사의 이데미츠마루호가 이란의 허가를 받아 원유를 싣고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했다. 이란 측에선 봉쇄를 뚫고 이란의 석유를 실어간 닛쇼마루호 사건 등 일본과 전통적으로 우호관계에 있다는 언급이 나왔다.

하지만 이보다 앞선 지난 3월 11일 이슬람혁명수비대는 호르무즈해협 인근에 정박 중인 일본 선사의 원마제스티호를 공격해 선체를 파손했다. 이란 정부는 일본과 전통적인 우호관계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데 수비대에는 이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었던 것이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왼쪽)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6일 베이징에서 만나 회담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왼쪽)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6일 베이징에서 만나 회담했다. ⓒ 중국 외교부 제공




#호르무즈#이슬람혁명수비대#이란#나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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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홍기 (anongi) 내방

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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