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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 민원과 과도한 행정 업무 속에서도 '좋은 교육'을 고민하는 젊은 교사들이 있습니다.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그들의 목소리를 전합니다.
충남의 교실이 달라지고 있다. 예전에는 한 반에 이주배경학생이 한두 명 있는 정도였다면, 이제는 한 학급 안에 여러 언어와 문화가 함께 들어와 있다. 산업단지와 외국인 노동자 거주지가 가까운 지역에서는 이 변화가 더 빠르게 나타난다.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충남 A초등학교 학교현황에는 전체 학생 239명 가운데 한국인 학생 36명, 외국인 학생 203명으로 기록돼 있다. 전교생 10명 중 8명 이상이 외국인 학생인 셈이다. 물론 '외국인 학생'과 '이주배경학생'이 완전히 같은 개념은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해당 지역 일부 학교에서 학생 구성의 변화가 이미 학교 운영과 수업 방식 전반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더 복잡한 점은 단순히 학생 수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데 있다. 한두 나라 출신 학생이 모여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나라와 언어권의 학생들이 한 학교 안에 함께 생활한다. 러시아어권, 중앙아시아권, 베트남, 중국 등 다양한 배경의 학생들이 같은 교실에서 수업을 듣는다. 같은 '이주배경학생'이라는 이름 안에도 사용하는 언어, 한국 체류 기간, 가정의 교육 지원 수준, 학교 적응 정도가 모두 다르다. 그래서 현장의 어려움은 단순한 통역 문제를 넘어 수업과 생활지도, 평가, 가정 연계 전반으로 확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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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적인 학생 수 증가에 따라 정책도 뒤따르고 있다. 교육부는 다문화교육 정책학교와 한국어학급 등을 운영해 왔고, 충남에서도 이주배경학생 지원을 위한 '충남다우리학교'가 문을 열었다. 문제는 현장을 지원하는 정책이 존재 여부가 아니다. 현장의 변화 속도와 교실 안의 복합적인 어려움을 얼마나 지원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이주배경학생의 학습 부진은 언어 문제 하나로만 설명되기 어렵고, 정서적 적응, 가정 배경, 학교 제도, 지역사회 지원이 함께 작용하는 복합적 문제로 분석된다. 또한 이주배경학생의 증가는 단순히 '외국에서 온 학생이 늘었다'는 말로만 설명하기 어렵다. 이 문제는 교실에서 교사들이 주도하는 수업, 평가, 생활지도, 학부모 소통, 진로교육까지 연결된다.

한국어가 익숙하지 않은 학생에게 교과서 내용, 시험 문항, 수행평가 안내, 가정통신문은 모두 소통의 장벽이 될 수 있다. 수업 시간에 교사의 설명을 알아듣지 못하면 학생은 교실 안에 앉아 있어도 배움에서 멀어진다.

지금의 교실과 어울리지 않는 말,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자신의 나라를 소개하는 수업 장면. 이주배경학생의 언어와 문화적 배경은 교실 안에서 새로운 배움의 자원이 될 수 있다.
학생이 자신의 나라를 소개하는 수업 장면.이주배경학생의 언어와 문화적 배경은 교실 안에서 새로운 배움의 자원이 될 수 있다. ⓒ 송민규

교육부는 기초학력 보장법에 따라 학생들의 기초학력을 진단하고 지원하고 있다. 물론 기초학력은 매우 중요하다. 학생이 수업을 따라가고 더 높은 배움으로 나아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어려움이 많다. 한국어가 아직 어려운 학생이 기초학력 진단검사에서 낮은 결과를 받았을 때, 그것을 곧바로 '기초학력 미달'로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그 결과는 정말 학습능력의 부족을 보여주는 것일까. 아니면 한국어라는 학습 언어에 아직 접근하지 못했다는 뜻일까. 특히 국어, 사회, 과학처럼 개념어가 많은 교과에서는 언어 장벽이 곧 교과 이해의 장벽이 된다. 문제를 읽지 못하면 답을 할 수 없고, 설명을 이해하지 못하면 실험이나 활동에 참여하기 어렵다.

기초학력은 성적표 위의 숫자만이 아니다. 학생이 수업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 곧 학습권의 문제다. 한국어가 어려운 학생에게 필요한 것은 낙인이나 제외가 아니라, 그 학생이 배움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 체계다. 국어를 배우는 일과 과학, 수학, 사회를 배우는 일은 따로 떨어져 있지 않다. 학생은 한국어를 완전히 익힌 뒤 교실에 들어오는 것이 아니다. 교실 안에서 한국어와 교과 개념을 동시에 배운다.

현장 교사들은 이미 다양한 방식으로 교실 수업을 이끌어나가고 있다. 번역기를 켜고 학생과 소통하고, 활동지를 쉽게 고치고, 인공지능을 활용하거나 그림과 사진을 더 많이 넣고, 같은 언어를 쓰는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한다.

어떤 교실에서는 한국어와 러시아어를 함께 제시한 자료로 수업이 진행된다. 학생이 자기 나라를 소개하고, 교사는 이를 교과 수업과 연결한다. 수업 중 실시간 번역 프로그램이나 AI 번역 도구를 활용하는 교사들도 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은 대부분 교사의 개인 역량과 선의에 기대고 있다. 한두 명의 학생을 돕는 일과, 학급의 상당수가 언어적 지원을 필요로 하는 상황은 전혀 다르다. 이주배경학생이라고 해서 모두 같은 어려움을 겪는 것도 아니다. 한국에서 태어나 자라 한국어에 능숙한 학생도 있고, 중도입국으로 갑자기 한국 학교에 들어온 학생도 있다. 어떤 학생은 번역기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교사와 소통하지만, 어떤 학생은 말이 통하지 않아 교실에서 고립되기도 한다.

학부모와의 소통도 중요한 문제다. 외국인 가정이라고 해서 자녀 교육에 관심이 낮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자녀의 한국어 실력과 학교 적응을 위해 적극적으로 방법을 찾는 가정도 있다. 아산 둔포 일부 지역에서는 한국어 과외를 받는 학생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정의 관심과 지원은 아이의 성장에 분명한 영향을 미친다. 다만 학교 안내, 상담, 평가, 진로 정보가 학부모에게 충분히 전달되지 못하면 그 관심이 실제 지원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결국 학교와 가정 사이의 언어 장벽을 줄이는 일도 학생의 학습권 보장과 연결된다.

교육감 선거, 학습권 보장의 해법을 물어야 한다

한국어와 러시아어가 함께 제시된 수업 중 발표 자료. 한국어가 익숙하지 않은 학생에게 교과학습은 언어 장벽과 함께 찾아온다.
한국어와 러시아어가 함께 제시된 수업 중 발표 자료.한국어가 익숙하지 않은 학생에게 교과학습은 언어 장벽과 함께 찾아온다. ⓒ 송민규

현장에서 필요한 것은 하나의 처방만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어 교육, 교과 기초학습, 정서적 적응, 진로 상담, 학부모 소통이 함께 종합적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특히 전입 직후 초기 적응 시기가 매우 중요하다. 이 시기를 놓치면 학습 결손은 생활 부적응과 결석, 무기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교사의 부담도 작지 않다. 이주배경학생이 밀집된 학교에서는 수업 준비, 생활지도, 통번역 보조, 학부모 소통, 학습지원이 동시에 요구된다. 아산의 일부 밀집학교에서는 이러한 학교 환경에 적응하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는 특정 교사의 의지 부족으로 볼 문제가 아니다. 학교가 감당해야 할 변화의 폭이 그만큼 커졌다는 뜻이다. 담임교사 한 명, 개별 교사 한 명에게 모든 역할을 맡기는 방식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충남의 상황은 더 세밀하게 봐야 한다. 같은 충남이라도 이주배경학생이 밀집된 학교와 한두 명만 있는 학교의 어려움은 다르다. 밀집학교에는 한국어와 교과학습을 결합한 집중 지원이 필요하고, 일반학교에는 소수 학생이 지원망 밖에 놓이지 않도록 하는 장치가 필요하다. 지역에 따라 통학, 학부모 소통, 진로 정보 접근성도 다르다. 평균적인 학교를 기준으로 한 정책만으로는 현장의 차이를 따라가기 어렵다.

충남의 이주배경학생 밀집학교 교실 게시판. 이주배경학생이 늘어나면서 생활지도와 학급 운영 관련 국어 안내문과 러시아어 안내문이 함께 붙어 있다.
충남의 이주배경학생 밀집학교 교실 게시판.이주배경학생이 늘어나면서 생활지도와 학급 운영 관련 국어 안내문과 러시아어 안내문이 함께 붙어 있다. ⓒ 송민규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충남교육이 살펴야 할 지점은 분명하다. 이주배경학생의 기초학력을 일반 학생과 같은 방식으로만 진단하고 지원해서는 충분하지 않다. 한국어 미숙으로 인한 학습 결손을 구분해 살피고, 밀집학교와 일반학교의 차이를 반영한 지원 모델을 마련해야 한다. 학부모와 학교 사이의 언어 장벽을 줄이는 통번역·상담 지원도 더 필요하다. 무엇보다 교사 개인의 희생에 기대는 지금의 방식에서 벗어나, 교육청 차원의 지속 가능한 지원 체계로 나아가야 한다.

이주배경학생의 증가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다. 충남의 산업, 지역사회, 인구 변화와 맞물린 구조적 변화다. 이 학생들의 배움은 특정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라 충남교육 전체가 함께 준비해야 할 과제다. 한국어가 어려운 학생에게 '기초학력 미달'이라는 결과만 남기는 방식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교육감 선거를 앞둔 지금, 앞으로의 교육 현장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지원 체계다. 이주배경학생이 밀집된 학교와 소수 학생이 재학 중인 학교의 차이를 반영하고, 교사 개인에 기대던 지원을 교육청 모두의 역할이 되도록 나눠야 한다. 기초학력은 단순한 성적 관리가 아니라 학생이 수업에 참여할 수 있는 학습권의 문제다.

충남교육이 이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교실의 다음 모습도 달라질 것이다. 이제 교육감 선거는 이 변화 앞에서 학교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답해야 한다.

#이주배경학생#기초학력#다문화교육#학습권#충남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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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child left behind. 교육의 희망과 미래를 믿습니다. 교육소식을 기록하고 교육정책을 연구하는 과학교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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