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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유성호

4월 30일 국회의 '조작 수사·기소에 대한 국정조사'가 종료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조작 기소에 대한 특검이 필요하다며 윤석열 정부 조작 수사·기소 의혹 특검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표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류가 흐르자, 이재명 대통령은 시기를 늦춰 숙의하자 제안했고, 민주당은 이를 받아들였다.

조작 기소에 대한 특검법 문제에 대해 법학자는 어떻게 보는지 들어보고자 지난 8일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와 전화 연결해 대화를 나눴다. 다음은 한 교수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이해충돌 논란? 해결책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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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윤석열 정부 조작 수사·기소 의혹 특검법안'이 선거 이후로 미뤄졌는데 이 흐름은 어떻게 보세요?

"특검법안이 너무 성급했습니다. 국정조사 결과가 사회적 이슈로 정리되기도 전에 특검법 제안이 나오고, 공소 취소 문제까지 거론되면서 불필요한 정쟁을 유발했어요. 지방선거를 앞두고 가장 민감한 시기에 사전 정지 작업도 없이 대통령이 연관된 법안을 급하게 발의할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입니다. 선거 이후로 심의가 미뤄진 건 잘된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 선거 이후로 미뤄지기만 하는 거지 원점 재검토는 아닌 거잖아요.

"어떤 법안이든 심의는 제로베이스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특검법안은 현재 발의된 상태에 불과하고 민주당의 당론이 결정된 것도 아닌 만큼 토론과 수정의 여지는 충분히 열려 있습니다. 선거라는 소용돌이를 벗어나 제대로 숙의하고 검토하면 됩니다."

- 이 특검법의 본질적 의미는 뭘까요?

"교과서적으로 보자면 이 특검법은 검찰 공화국이라는 잘못된 관행에 대한 엄중한 고발이자 경고입니다. 검찰권을 남용하면 언제든 진상이 밝혀지고 책임을 진다는 당연한 진리를 확인한 정치적 결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부수적이지만 중요한 의미도 있습니다. 우리 정치사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정치 보복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런 현실에서 현직 대통령에게 부과된 사법적 리스크를 우리 정치와 사회가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가, 그 고민이 이 특검법안에 깔려 있다고 봅니다."

- 특검법에서 문제 되는 게 위헌성인 것 같아요.

"요즘 너무 쉽게 헌법을 끌어들이는 경향이 있어 안타깝습니다. 결론적으로 이 특검법안에 위헌 소지는 없다고 봅니다. 주로 거론되는 평등의 원칙은 이런 개별 사건 법의 본질적 요소이기도 하지만, 우리 사회는 이미 시대적 필요에 따라 그 차별성을 수용해 왔습니다. 반대를 위한 위헌론 제기는 지양했으면 합니다."

- 이해충돌 논란도 있어요.

"맞습니다. 특검법안의 수사 대상이 대통령 관련 사건이 대부분인데, 권력분립 원칙상 특검은 대통령이 임명해야 한다는 헌법적 딜레마가 있습니다. 현재 제안된 특검법안은 이 점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해결책은 대통령의 특검 임명권을 형식적이고 기계적인 것으로 만드는 겁니다. 추천된 여러 명 중 대통령이 선택하는 기존 방식이 아니라, 단수로 추천된 사람을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임명하도록 하는 방식을 검토해야 합니다."

- 지난 4월 30일 종료된 '조작 수사·기소에 대한 국정조사'는 어떻게 평가하세요?

"집중적으로 진행되면서 검찰 수사 행태에 대한 의혹을 나름 정리했습니다. 검찰권 남용과 조작 기소 가능성을 확인하기도 했고요. 하지만 기존 국정조사와 마찬가지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진실 규명에는 충분히 가닿지 못했습니다.

조사위원인 국회의원들의 자기과시용 단독 플레이가 적지 않았어요. 분업과 협업으로 사실관계를 파헤치는 방식이 아쉬웠습니다. 의혹을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진실을 찾아 하나의 사건으로 구성해 내는 국정조사였어야 했습니다. 그랬다면 국민들이 이번 특검법안을 보다 흔쾌히 수용했을 것입니다.

박상용 검사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증인 선서를 거부했다고 퇴장시킬 게 아니라, 오히려 강력한 집중 심문으로 발언의 모순과 누락을 파헤쳤어야 했습니다. 국민들이 청문 장면을 지켜본 건 그가 쫓겨나는 모습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거기서 어떤 진실이 드러나는지 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국정조사의 목적도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은 빠를수록 좋다"

민주당, 윤석열정권 조작기소 특검법 제출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원내대표 직무대행과 국정조사특위 위원들이 4월 30일 국회 의안과에 '윤석열 정치검찰 조작기소 진상규명 특검법'을 제출하고 있다.
민주당, 윤석열정권 조작기소 특검법 제출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원내대표 직무대행과 국정조사특위 위원들이 4월 30일 국회 의안과에 '윤석열 정치검찰 조작기소 진상규명 특검법'을 제출하고 있다. ⓒ 남소연

- 송영길 전 대표나 노웅래 전 의원 사례처럼 이재명 대통령도 법원에서 무죄 선고 받는 게 낫지 않나요?

"사건이 법원에 계류 중인 만큼 법원의 판단을 통해 처리되는 것이 가장 정규적인 방법입니다. 국정조사도 이를 전제로 검찰의 조작 기소에 따른 공소권 남용의 증거를 찾는 절차가 돼야 했고요.

다만 우리 국정조사 제도의 한계상 법정에 제출할 수 있는 수준의 증거나 진실을 찾아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번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래서 일부 국회의원들이 보다 구체적이고 확정적인 증거를 찾기 위한 추가 절차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 특검법안을 제출한 것으로 보입니다.

특검이든 공수처든 제대로 수사가 이루어져 조작 기소나 공소권 남용이 입증된다면 그에 상응하는 교정 조치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공소 취소는 그 방법 중 하나입니다. 기소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면 재판을 계속할 필요 없이 공소 취소와 공소기각 결정으로 사건을 종결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대통령에게 지워진 사법적 리스크는 조속히 해소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고심해야 할 부분도 있습니다. 수사 결과 불법 수사나 조작이 한정된 범위에 그쳐, 그것을 제외하더라도 공소사실 증명이 가능하다는 판단이 선다면 공소는 계속 유지돼야 합니다."

- 국정조사에서 나은 얘기는 이미 다 재판 과정에서 확인된 것들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국정조사 대상이 된 사실관계들은 이전에도 거론되돼 온 것들입니다. 이번 국정조사는 의혹으로 제기됐던 것들을 상당히 신빙성 있는 사실로 확인했습니다. 다만 그 결과가 재판을 중단해야 할 정도의 확실한 증명력, 즉 실체적 진실의 수준에 이르렀는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특검이 해야 할 일은 바로 이 지점에 있습니다. 현재 법원에 제출된 증거 중 어떤 부분이 유효하고 어떤 부분이 폐기돼야 하는지를 규명해서, 검찰이 공소 취소 여부를 결정하거나 법원이 공소기각을 고려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 이 대통령 재판은 대선에서 당선된 뒤 중단된 상태입니다. 이 상황에서 대통령 본인에 대한 공소 취소 논의가 의미 있을까요?

"그렇기에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고 정규적인 절차를 통해 당당히 무죄를 입증하겠다는 의지를 밝힐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은 빠를수록 좋습니다. 정치 보복의 폐습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현직 대통령에게 주어진 사법적 리스크는 대통령 개인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무고함이 명확히 증명되거나 검찰의 조작 기소 사실이 확인된다면 이 리스크는 조속히 해소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공소 취소 제도의 존재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공소 취소는 필요하지만 두 가지가 중요합니다. 첫째, 공소 취소는 특검이 아니라 기소를 담당한 검찰이 해야 한다는 것. 둘째, 조작 기소나 불법 수사가 확실히 증명되고 그것이 재판의 중요한 부분을 이루는 경우에 한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통령을 위해서가 아니라 형사사법 체계의 정의로운 작동을 위해 그 권한이 행사돼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특검의 수사 과정과 결과, 공소 취소 여부에 관한 판단은 국민들에게 낱낱이 공개되어야 합니다. 국민이 납득하고 수용할 수 있는 수준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지요."

- 그러면 이번 정권에서 하긴 해야 한다는 입장인가요?

"국정조사가 이미 진행됐고 조작 수사에 관한 상당한 규명이 이루어진 만큼, 후속 작업을 길게 미룰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다만 현직 대통령과 관련된 사안인 만큼 정치적 논란의 여지가 있어 특검법 입법은 신중하게 처리해야 합니다.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특검 제도를 구성해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수사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한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공수처도 대안이 될 수 있지만, 현재 공수처의 역량과 수사 의지를 감안하면 특검 외에 별다른 해법이 없어 보이기도 합니다."

- 특검 추천권을 야당에 줘야 한다고 보세요?

"원내 제1야당이 특검 설치에 진지하게 참여한다는 전제라면 추천권 일부를 갖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현재로서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또 추천권 배정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추천 과정입니다. 국민들이 지켜볼 수 있고 신뢰할 수 있는 수준에서 추천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북의소리에도 실립니다.


#한상희#공소취소특검법#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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