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명안전기본법 통과에 눈물샘 터진 유가족태안화력발전소에서 끼임 사고로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와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며 숨진 MBC 기상캐스터 오요안나씨의 어머니 장연미씨, 쿠팡 과로사 피해 장덕준씨의 어머니 박미숙씨, 세월호, 이태원, 제주항공 여객기,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참사 유가족들이 7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 안전권을 기본권으로 명시한 생명안전기본법이 통과된 후 눈물을 흘리고 있다. ⓒ 남소연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이자 국민의 안전권을 기본권으로 명시한 생명안전기본법이 처음 발의된 지 6년여 만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그동안 법안 제정을 기다리던 '두 엄마'도 2년 만에 다시 국회를 찾았고 통과를 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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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의원 191명 중 찬성 188명, 기권 3명으로 생명안전기본법이 통과되자, 방청석에 있던 참사 유가족과 피해자 등 20여 명은 손을 맞잡고 크게 기뻐했다. '용균이 엄마' 김미숙씨는 의사봉을 두드리는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감사합니다!"라고 외쳤다. '덕준이 엄마' 박미숙씨는 자리에 앉아 덤덤한 표정으로 주먹을 쥐고 흔들어 보였다.
박주민(더불어민주당)·용혜인(기본소득당)·한창민(사회민주당) 의원 등 77명이 지난해 3월 공동 발의한 생명안전기본법은 국가가 모든 사람의 안전권을 보장할 책무를 명시하고, 참사 발생 시 독립조사기구를 설치해 전문적·객관적 조사를 실시하게 했다. 정부가 5년마다 국가 차원의 안전권 보장에 관한 종합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지난 2020년 우원식 의장(당시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 법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에 상정됐으나 제대로 된 논의 없이 21대 국회 임기 만료로 자동 폐기됐다. 2023년엔 국회 국민동의청원 5만 명을 달성해 행안위에 회부됐으나 마찬가지로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지난 대선 때 이재명 당시 민주당 후보의 공약에 포함됐고, 최근 민주당이 신속한 처리를 약속하면서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이날 법안 통과 후 우원식 의장은 "세월호 참사 이후 오룡호 침몰,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밀양 세종병원 화재, 이태원 참사, 오송 지하차도 참사, 화성 아리셀 공장화재, 제주항공 참사, 산재 피해에 이르까지 수많은 재난과 희생을 반복해 겪어야 했다"라며 "진상규명을 위한 참사 유가족의 눈물과 수고가 있었기에 이 법이 통과될 수 있었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는 생명안전기본법 시행 이전과 이후가 분명히 다르다고 국민들이 체감하도록 하위 법령과 후속 조치 마련에 만전을 기해달라"라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생명안전기본법의 의미를 짚으면서 법 시행과 후속 제도 정비를 세심히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김용균 어머니'도 오늘은 웃었다태안화력발전소에서 끼임 사고로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가 7일 국회 본회의에서 생명안전기본법이 통과된 후 이 법을 공동발의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을 껴안으며 환하게 웃고 있다. ⓒ 남소연
'두 엄마'도 생명안전기본법 제정을 촉구하며 국회를 찾은 지 2년 만에 법안 통과를 지켜보기 위해 다시 국회를 찾았다.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끼임 사고로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은 "정말 감격스럽다"라며 "진상규명을 위해 이리저리 길거리로 뛰어다녔는데 다른 유족들은 이제 그러지 않아도 되겠구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디서도 안전해 죽을 걱정 안 해도 되는 사회였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쿠팡 물류센터에서 과로로 숨진 고 장덕준씨 어머니 박미숙씨는 "지금도 계속 거리를 돌고 있다. 쿠팡 김범석의 산재 은폐 지시와 관련해 고용노동청에서 1인 피켓 시위를 하고 지난주까지 전국 순회 투쟁을 했다"라며 "생명안전기본법이 제정돼 첫 발을 딛게 돼 좋지만 복잡한 감정이다. 길거리를 돌고 있는 입장에선 갈 길이 너무 멀다"라고 말했다. 박미숙씨는 "저희 싸움이 끝나지 않고 현재 진행형이라 오늘 통과된 법안을 세부적으로 다듬어 앞으로 일상을 포기하는 다른 가족이 생기지 않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생명안전기본법 통과에 안도하는 어머니들쿠팡 과로사 피해 장덕준씨의 어머니 박미숙씨(왼쪽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며 숨진 MBC 기상캐스터 오요안나씨의 어머니 장연미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끼임 사고로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가 7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 안전권을 기본권으로 명시한 생명안전기본법이 통과된 후 안도하고 있다. ⓒ 남소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