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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남북 에너지 공영을 어떻게 추진할 것인가’ 토론회 장면
토론회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남북 에너지 공영을 어떻게 추진할 것인가’ 토론회 장면 ⓒ 고창남

"북한이 핵보유를 헌법에 명시한 지금, '선(先) 비핵화'를 외치는 것은 현실적 대안이 아닌 환상에 가깝습니다. 이제는 사실상의 핵보유국인 북한과 어떻게 '안정적 공존(Stable Co-existence)으로 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남북 관계의 교착 상태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기틀을 마련한 문정인 연세대학교 명예교수가 기존 대북 접근법의 대전환이 필요함을 강하게 역설했다.

문 교수는 6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남북 에너지 공영을 어떻게 추진할 것인가' 토론회 기조 강연을 통해, 기존 대북 접근법을 뒤집는 '발상의 전환'과 에너지를 고리로 한 담대한 평화 인프라 구축 방안을 제안했다.

문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기존의 대북 접근법을 완전히 뒤집는 '발상의 전환'과 함께, 에너지를 고리로 한 담대한 평화 인프라 구축을 제안했다.

"트럼프도 북한을 핵국가로 본다... 3단계 접근법 필요"

문정인 교수는 최근 북한 여자축구단의 방한 등 미세한 교류 움직임을 언급하며 "남북 관계에 작지만 의미 있는 바늘구멍이 보이기 시작하는 것 같다"는 말로 강연을 시작했다.

문정인 기조강연을 하는 문정인 연세대학교 명예교수
문정인기조강연을 하는 문정인 연세대학교 명예교수 ⓒ 고창남

그는 미국 카네기 국제평화재단(CEIP) 등에서 제기되는 '안정적 공존(Stable Co-existence)' 담론을 인용하며 우리 외교의 방향 전환을 촉구했다. 문 교수는 "미국 내에서도 북한을 '새로운 핵 국가'로 인식하는 흐름이 뚜렷하다"며 "핵을 당장 폐기하지 못한다면 현실로 인지(Recognition)하고, 증강 억제와 핵 군축에 집중하는 것이 차악(次惡)의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문 교수는 이재명 대통령이 제시한 ▲1단계: 핵·미사일 활동 동결 ▲2단계: 기존 전력 감축(Roll-back) ▲3단계: 장기적 비핵화로 이어지는 '3단계 접근법'을 적극 지지했다. 그는 "협상의 끝이 아닌 시작 단계에서 수교를 맺거나 대사관을 설치하는 파격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이끌 핵심 지렛대로 '에너지 협력'을 지목했다.

전략물자 규제 장벽, '패키지 딜'로 돌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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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교수는 "2018년 평양 방문 당시 갔었을 때 평양 전력사정이 상당히 나아졌더라고요. 북한 내 전력의 약 30%가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로 충당되고 있다"며 "북한 역시 대체에너지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상당하다"고 전했다. 이어 "이 지점이 남북관계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문 교수는 현재 남북 에너지 협력의 걸림돌로 세컨더리 보이콧(Secondary Boycott)과 바세나르 체제(Wassenaar Arrangement) 등 국제적 규제를 꼽았다. 태양광·풍력 설비에 포함된 고성능 부품들이 전략물자 수출 통제에 묶여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이 교착 상태를 풀 모델로 냉전 종식기의 '협력적 위협 감소(Nunn-Lugar) 프로그램'을 제시했다. 북한이 핵 시설을 검증 가능하게 해체할 때, 그 보상으로 현금뿐 아니라 재생에너지 인프라를 '패키지 딜'로 제공하자는 구상이다.

문 교수는 "더러운 평화가 이기는 전쟁보다 낫다"는 말이 있다고 하면서 "싸우지 않고 이기는게 중요하고, 더 중요한 것은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의 여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접근법이 옳다고 거듭 강조했다.

노후 LNG선으로 평양에 불 밝힌다... 'FSRU 모델' 눈길

문 교수의 거시적 담론에 이어 구체적인 실천 방안도 제시됐다. 장대현 국립군산대학교 해상풍력연구원 부원장은 '노후 LNG선을 이용한 평양 가스 공급'이라는 파격적인 제안을 내놓았다. 즉, 퇴역하는 국적 LNG선을 개조해 '부유식 가스 저장·재기화 설비(FSRU: Floating Storage Regasification Unit)'로 변신시킨 뒤 평양 인근 남포항에 계류시킨다는 구상이다.

장대현 발제하는 장대현 국립군산대학교 해상풍력연구원 부원장
장대현발제하는 장대현 국립군산대학교 해상풍력연구원 부원장 ⓒ 고창남

이는 인천 LNG 기지에서 셔틀선으로 연료를 공급해 평양 시내에 가스와 난방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강점으로는 LNG가 군사 전용이 어려워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면제(Exemption)를 이끌어내기에 매우 유리한 품목이라는 점이 꼽혔다.

장 부원장은 "세계 최대 LNG 수출국인 미국의 이해관계와도 맞물려 있어 비핵화 협상의 강력한 카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에너지 안보는 곧 생존... 위기를 기회로"

이번 토론회를 주최한 이용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양천구을)은 개회사를 통해 현재의 국제 정세를 '에너지 무기화'의 시대로 진단했다.

이 의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정세 불안은 에너지가 단순한 경제 자원이 아니라 국가 안보의 핵심 변수임을 보여준다"며, "북한의 태양광·풍력 등 잠재적 자원과 남한의 기술·자본을 결합하는 것은 서로의 생존을 위한 필수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또한 서면 축사를 통해 "에너지는 인간다운 삶을 위한 기본 조건"이라며, "북한의 에너지 안보 문제를 인도적 규범과 기본권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힘을 보탰다.

허상수 발제하는 허상수 지속가능한사회연구소 소장
허상수발제하는 허상수 지속가능한사회연구소 소장 ⓒ 고창남

허상수 지속가능한사회연구소 소장은 발제를 통해 과거 2005년 개성공단 송전 사례를 언급하며 "단절된 혈맥을 이었던 57년 만의 대사건"을 상기시켰다. 그는 "평화는 조건을 만들고 관계를 쌓으며 시간을 견디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며, 작고 쉬운 것부터 성사시키는 '행동 대 행동' 원칙을 강조했다.

이어진 지정토론은 노태구 경기대학교 명예 교수를 좌장으로 하여, 김정기 국민통합위원회 위원, 문경환 국회환경포럼 정책자문위원, 문양택 기후에너지환경부 전략산업정책관, 임동수 초록에너지 대표, 조길영 국회환경포럼 사무총장 등이 토론자로 참여하여 열띤 토론을 벌였다.

노태구 토론회 좌장을 맡은 노태구 경기대학교 명예 교수
노태구토론회 좌장을 맡은 노태구 경기대학교 명예 교수 ⓒ 고창남

문경환 정책자문위원은 파주-개성 간 평화마라톤 축전 등 체육 교류를 통한 신뢰 회복을, 김정기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은 갈등을 줄이는 '정치의 태도' 변화를 각각 주문했다.

임동수 초록에너지 대표는 남북 에너지 협력에 있어서 민간단체 활용의 필요성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단도직입적으로 남북 에너지 협력문제를 접근하는 것보다는 우회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임 대표는 앞서 제안된 '파주-개성 평화마라톤'처럼 남북이 부담 없이 접촉할 수 있는 실천적 방안들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에너지 협력의 다각화를 제안하며, "에너지 수입로를 호르무즈 해협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사할린 루트 등을 활용해 공급망을 넓혀야 한다"고 역설했다.

조길영 국회환경포럼 사무총장은 남북 에너지 및 관광 협력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도,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 등 국제 제재로 인한 현실적 한계를 짚었다. 조 총장은 이를 타개할 우회로로 '남북 관광협력'의 선제적 추진을 제안하는 한편, 에너지 협력 측면에서는 민간의 유연성을 활용한 가칭 '남북 에너지 공영 추진위원회'와 같은 시민단체 차원의 접근이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 측을 대표해 참석한 문양택 기후에너지환경부 전략산업정책관은 협력의 필요성엔 공감하면서도 냉정한 현실론을 덧붙였다.

문 정책관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보듯 북한 경유 가스관 방식은 에너지 안보 위험이 크고, 남북 송전로 연결 또한 전력계통 안정성 문제로 북측이 수용할지 미지수"라고 짚었다.

또한 재생에너지 협력에 대해서도 "'일방적 퍼주기' 프레임을 넘어 북한이 에너지를 얻을 때 우리(남한)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은 무엇인지에 대한 호혜적 모델이 구체화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 정책관은 "현재 구체적 돌파구를 당장 내놓기는 어렵지만, 오늘 제시된 아이디어들을 향후 정책 수립 시 깊이 유념하겠다"고 밝혔다.

"에너지는 한반도 경제 공동체의 마중물"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필자(고창남 제주건설환경포럼 회장)는 "미국조차 북한의 비핵화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인정하는 분위기"라며, "문정인 교수가 제안한 '안정적 공존(Stable Co-existence)'을 위해 현실적으로 '북미 수교'와 같은 북미 정상 간의 정치적 결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필자는 "오는 5월 14~15일 개최되는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미 정상회담'을 끌어내어, 단계적인 '북미 수교'로 나아가는 방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허상수 소장은 "너무나 소중한 질문"이라고 화답하며, "북미 수교는 한반도 평화와 공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법적·제도적 장치이자 '신의 한 수'와 같은 묘책"이라고 평가했다.

허 소장은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의 합의 정신에 따라 양국이 적대 정책을 폐기한다면 얼마든지 새로운 관계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렇게 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원산 갈마지구 관광단지에 '트럼프 타워'를 세우는 등 북미 관계 진전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기념촬영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남북 에너지 공영을 어떻게 추진할 것인가’ 토론회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기념촬영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남북 에너지 공영을 어떻게 추진할 것인가’ 토론회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고창남

이날 토론회는 이용선·이학영·윤후덕·민병덕·염태영 의원실과 국회환경포럼 등 다수의 민간 단체가 공동 주최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에너지가 단순히 자원을 나누는 것을 넘어, 한반도 전체의 탄소중립과 경제 공동체를 형성하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는 데 뜻을 같이하며 토론을 마무리했다.

얼어붙은 남북 관계 속에서 '에너지'라는 따뜻한 불씨가 평화의 봄을 앞당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남북에너지공영#국회토론회#허상수#문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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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남 (kcn0822) 내방

저는 철도청 및 국가철도공단, UNESCAP 등에서 약 34년 공직생활을 하면서 틈틈히 시간 나는대로 제 주변에 대한 이야기를 글로 써온 고창남이라 힙니다. 2022년 12월 정년퇴직후 시간이 남게 되니까 좀더 글 쓸 수 있는 시간이 되어 좀더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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