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양화초등학교 IB 학부모 연수에서 강의를 진행하고 있는 서울교대 국여교육과 이향근 교수 ⓒ 이용신
국제 바칼로레아(IB) 교육을 들어보기는 했지만 한 번에 와 닿지 않았다. 프랑스의 대입제도인 바칼로레아 이야기를 들을 때 관련한 교육방법인가 생각했다. 그런데 서울양화초등학교가 IB 후보학교라는 것에 내심 놀랐다. 우리 교육 현장에도 IB가 스며들고 있으며, 내가 사는 지역에서 실험이 진행되고 있었다. 프랑스 바칼로레아와 우리 수능시험문제의 질적 차이를 생각해보면 교육혁신의 한 가지 방법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4월 29일 수요일 오전 10시 양화초등학교 시청각실에서 '우리아이 미래를 여는 수업, 탐구하고 성찰하는 IB 교육' 이 진행됐다. 현장에는 70여 명의 학부모가 참여했다. 강사는 서울교대 국어교육과 이향근 교수, 양화초등학교가 IB 교육을 잘 할 수 있게 조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같은 것을 봤지만 다른 것을 이야기하는 것, 이것이 IB 스타일
이향근 교수는 IB 학교가 국제 인증을 받기 때문에 모든 학교의 교육과정이 같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한다. IB의 교육 철학은 공유하지만, 교육과정은 다르다고 강조한다. 심지어 강남의 IB 교육과 양천의 IB 교육이 다르다고 한다. 다행인 것은 2022 교육과정과 IB 교육의 방향은 같다는 것이다. IB의 프레임워크를 통해 틀을 정하여 지도하되 국가교육과정을 따라도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동화책 <물고기는 물고기야>을 예로 들려주고, 청중 2명에게 동화의 주제에 대해 질문했다. 청중 두 명은 다른 내용으로 설명했다. 이를 들은 이 교수는 이처럼 같은 것을 봤지만 다른 것을 이야기하는 게 IB 스타일이라고 한다. 서로 다른 생각을 공유할 수 있도록 IB에서는 토론하고 말하고 글쓰기 수업을 많이 진행한다고 한다. 이 교수는 학부모들이 수업에서 진행했던 주제에 대해 어떤 생각이었는지 자녀에게 다시 물어보기를 권했다. 집안에서도 토론이 이루어진다고 하였다.
이 교수는 학생이 사고난 현장을 바라보는 사례를 예로 들었다. 만약 자기 앞에서 자동차사고가 났다고 생각해보자. 현장이 무서워 도망을 칠 수 있다. 그 행동은 판단하지 않는 반사적인 행동일 뿐이다. 그 상황을 통해 배울 것이 없다. 사고를 보고 나와 연결하고, 원인을 파악하고, 내가 할 일은 없는 건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한다. 이런 교육을 받는다면 세상을 대면하는 힘이 커진다고 한다.
당당히 대면하게 하는 힘 그리고 그 힘은 연결 짓기에 있다고 한다. 나의 삶과 학교는 연결돼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2022 교육 과정 기준의 하나인 '행위 주체성'이다. '행위 주체성'이란 학생들이 나의 판단을 가지고 행동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을 말한다.
이 교수는 "프레임워크를 통해 교육 과정을 새롭게 짜는 게 고된 과정"이라고 말하며, 그만큼 양화초등학교 교사들과 코디네이터 선생님들이 품을 들여 교육 연구를 진행한 결과라고 한다. IB를 접하지 않고 교과서대로 가르치면 교사 입장에서 편하다고 한다. "양화 스타일로 교육과정을 바꿨으며 이는 선생님의 역량이 높음을 증명한다"라고 단언했다.
한편 양화초등학교는 교육당국에서 주는 인센티브 없이, 사업진행 2년 만에 IB 월드스쿨 인증에 도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