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노래 <이장님의 자월도>로 맺어진 인연을 잊지 않고 '피플엠' 회원들이 자월도를 찾았다.
노래 <이장님의 자월도>로 맺어진 인연을 잊지 않고 '피플엠' 회원들이 자월도를 찾았다. ⓒ 김효정

지난해 가을, 자월도 자월2리 김광배 이장은 직장인 음악동호회 '피플엠(People M)'의 합주실 리모델링 현장을 찾아 덕담과 함께 작은 바람을 전했다.

"좋은 문화와 풍습은 다음 세대에도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이것은 피플엠뿐만 아니라, 우리 자월도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그 진심 어린 한마디는 말로 끝나지 않았다. 피플엠은 인천의 문화를 재발견하는 '아이러브인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김 이장의 애향심을 담은 노래 <이장님의 자월도>를 제작했다. 섬마을의 풍경과 공동체의 기억을 오롯이 담아낸 이 곡은 그렇게 섬과 육지를 잇는 가교가 되었다.

​그로부터 7개월 뒤인 지난 5월 2일, 노래로 맺어진 인연은 자월도의 앞바다를 건넜다. 피플엠 회원 25명은 어버이날을 앞두고 자월도를 다시 찾아 어르신들을 위한 효(孝) 잔치 무대에 올랐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피플엠과 자월도 마을공동체의 업무협약(MOU) 체결식이었다.

 ?7개월 전 약속을 지키기 위해 '피플엠' 회원들이 자월도에 발을 내딛고 있다.
?7개월 전 약속을 지키기 위해 '피플엠' 회원들이 자월도에 발을 내딛고 있다. ⓒ 김효정

양 기관은 자월도의 역사와 삶을 기록하고, 이를 콘텐츠로 승화시켜 '지속 가능한 마을 브랜딩'을 구축하기 위해 손을 맞잡았다. 한 번의 만남으로 끝나지 않은 인연이 음악과 함께 돌아온 셈이다.

전설과 풍경을 품은 섬, 자월도

 안목섬으로 가는 길목을 분홍빛으로 물들인 꽃잔디. 자월도의 봄은 화사한 풍경을 선사한다.
안목섬으로 가는 길목을 분홍빛으로 물들인 꽃잔디. 자월도의 봄은 화사한 풍경을 선사한다. ⓒ 김효정

자월도(紫月島)는 이름 그대로 '자줏빛 달의 섬'이라는 낭만적인 뜻을 품고 있다. 옛날 한 선비가 유배 생활 중 육지를 바라보는데, 달빛이 유난히 붉게 비쳐 보여 '자월'이라 불렀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AD
​섬에 내리면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열녀바위부터, 썰물 때면 독바위까지 바닷길이 열리는 장골해수욕장, 바다 위를 걷는 듯한 목섬 구름다리, 그리고 임금을 향한 그리움을 간직한 국사봉까지. 자월도는 곳곳에 풍경과 이야기가 켜켜이 쌓여 있는 보물 같은 섬이다.

​인천 시민이라면 편도 1,500원으로 여객선에 오를 수 있다는 점도 큰 매력이다. 도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지만, 섬 안의 시간은 육지와는 전혀 다른 평화로운 속도로 흐르고 있었다.

행사장에 먼저 울려 퍼진 노래, <이장님의 자월도>

 다목적회관에 모인 김광배 이장과 어르신들. 공연 준비시간에 <이장님의자월도>노래가 나왔다.
다목적회관에 모인 김광배 이장과 어르신들. 공연 준비시간에 <이장님의자월도>노래가 나왔다. ⓒ 김효정

이날 행사 시작 전부터 행사장에는 익숙한 멜로디가 반복해서 흘러나왔다. 피플엠이 지난해 제작했던 <이장님의 자월도>였다.

"손에서 손으로 전해지던 / 그 놀이와 풍습 아직 살아 있네 / 우리 마음 이어져 / 자월도의 노래가 되어"

​주민들의 삶을 녹여낸 이 노래는 본격적인 공연이 시작되기도 전부터 현장의 분위기를 하나로 묶어주었다. 가사를 귀 기울여 듣던 주민들 사이에서는 "우리 동네 노래가 들린다"며 반가운 기색이 역력했다.

피플엠은 AI 기술과 주민의 목소리를 결합한 홍보 콘텐츠 제작을 위해 주민 인터뷰를 진행하며 섬마을의 소중한 이야기를 기록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우리 섬 이야기를 잊지 않고 노래까지 만들어준 정성이 참 고마웠다. 이 소중한 노래를 주민들에게 꼭 직접 소개해드리고 싶어 이번 잔치에 다시 초청하게 됐다."

김광배 이장이 소회를 전하자, 현장의 열기는 곧이어 시작된 화합의 무대로 이어졌다.

150분간 이어진 웃음과 박수

 신명 나는 장구 소리에 맞춰 어르신들이 어깨춤을 추며 무대와 하나 되어 호응하고 있다.
신명 나는 장구 소리에 맞춰 어르신들이 어깨춤을 추며 무대와 하나 되어 호응하고 있다. ⓒ 김효정

오전 11시 30분부터 시작된 공연은 약 150분 동안 쉼 없이 이어졌다. 감미로운 색소폰 연주로 문을 연 무대는 통기타 선율과 합창, 흥겨운 장구 공연으로 채워지며 섬마을을 들썩이게 했다.​

잔잔한 연주에는 따뜻한 박수가, 신명 나는 장단에는 어르신들의 어깨춤이 더해졌다. 주민 노래자랑 시간에는 육지 방문객과 섬 주민이 하나 되어 어우러지는 진정한 공동체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피플엠 멤버들이 자발적으로 모은 기금으로 준비한 쌀, 라면, 커피 등 '어버이날 선물'은 마을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봄날의 선물이 되었다.

이날의 활동은 자월도 주민과 피플엠의 거리를 좁히는 것을 넘어, 인천의 문화를 노래로 알리는 '아이러브인천' 프로젝트의 2026년 시작점이기도 했다.

일회성 수상이 아닌, '재방문'으로 증명한 진정성

 김광배 자월2리 이장(가운데)과 조영훈 피플엠 회장(오른쪽)이 MOU 협약서를 주고 받았다
김광배 자월2리 이장(가운데)과 조영훈 피플엠 회장(오른쪽)이 MOU 협약서를 주고 받았다 ⓒ 김홍의

피플엠은 오래전부터 헌혈을부탁해 캠페인, 경서 한마을축제, 동네방네 기후변화캠페인 등 다양한 행사의 주최와 주관을 맡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을 인정받아 '2025 인천시 마을공동체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자월도 공연은 수상이 일회성 기록이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25명의 멤버가 주말을 반납하고 다시 섬을 찾은 것은 관계를 맺는 것보다 지켜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우리동네 문화사절단'으로서의 진정성을 보여준 실천이었다.

"단순한 직장인동호회를 넘어 지역과 함께 숨 쉬는 문화공동체가 되고 싶다. 이번 MOU가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2026년 한 해 동안 이어질 협력의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

조영훈 피플엠 회장의 말이다.

기록이 인연을 만들고 노래가 사람을 다시 만나게 했다. 지난해 한 곡의 노래로 시작된 인연은 올 봄 다시 자월도에 닿았다. 주민들의 웃음과 박수 속에서 음악은 섬과 육지를 잇는 가장 따뜻한 다리가 되고 있었다.

[관련기사] 당일치기 가을섬 여행, 제철 주꾸미 낚시 어때요? https://omn.kr/2fejo

덧붙이는 글 | 필자는 지난해 9월 자월도 여행을 통해 김광배 이장과 피플엠의 인연을 처음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번 기사는 노래 한 곡으로 시작된 약속이 어떻게 실천으로 이어졌는지 기록하기 위한 후속 보도입니다.


#자월도#피플엠#아이러브인천#마을공동체#옹진군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10,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사진을 취미로 하고 있으며 주로 담는 사진은 여행사진입니다. 하지만, 여행뿐만이 아니라 봉사활동, 직장인 공연 활동, 사회인 야구단 등등 사람과 사람 사이의 다양한 사진과 이야기를 담는걸 좋아합니다.



독자의견0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