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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도전하는 것을 좋아한다. 라디오를 듣다가 퀴즈에 도전하기도 하고, 삼행시에도 도전한다. 도전할 때마다 모두 당첨되진 않지만, 도전 자체가 즐겁다.
지난해 10월 중순 이웃 학교에 시간 강사로 나갔다가 수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운전할 때면 늘 라디오 방송을 듣는다. 그날은 4교시 수업이어서 오후 1시경 퇴근하였다. 극동방송을 들었는데 '핸드폰'을 북한에서는 어떻게 부르는지 퀴즈를 냈다. 퀴즈 정답은 보냈으나 설마 내가 당첨되었을 거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차를 주차하고 핸드폰을 보는데 내가 당첨되었다고 상품 받을 주소를 보내라는 문자가 와 있었다. '이게 꿈인가?' 생각하다가 상품 받을 주소를 보냈다.
시간이 좀 지난 후 콜드브루 커피 두 병이 배달되었다. 상품을 받으니 가벼운 마음으로 보낸 퀴즈 정답이 행운이 되어 돌아온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이것 외에도 가끔 라디오를 듣다가 퀴즈 정답을 보내면 생각지도 않게 당첨된다. 지난 4월 초에도 당첨되어 상품을 받았다.

▲극동방송에서 받은 상품콜드브루 커피 두 병을 받았다. ⓒ 유영숙
라디오에 보낸 사연
지난 2월 설 연휴에 강원도에 여행 갔다가 주차블록에 걸려 넘어지면서 크게 다쳤다. 이가 부러지고 얼굴과 무릎에 크게 타박상을 입었다. 속초에서 119구급차를 타고 3시간 넘게 이동해 원주 세브란스 기독병원까지 가서 응급치료를 받았다. 나는 60대 후반인데 119구급차를 탄 것도, 응급실에 간 것도 생애 처음이었다.
입술과 잇몸을 꿰매고 앞니가 하나 부러지고 옆에 있는 이 두 개도 흔들려 이를 세 개 빼야 한다고 들었다. 휴일이라 구급차에서 세 시간이나 대기하였다가 겨우 응급치료를 받고 밤 11시 30분에 출발하여 인천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설 연휴가 끝나고 치과에 가서 앞니 세 개를 빼고 치아 치료를 시작했고, 오른쪽 손목과 팔이 아파서 물리치료를 받으러 병원에 다녔다.
사고로 외출하지 않고 집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우울하기도 하고 생각이 많아졌다. 라디오 방송을 듣다가 '이번 사고 사연을 나도 라디오 방송에 보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당한 사고가 흔한 일도 아니고, 시청자들에게 이런 일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을 소개해주면 일상에서도 조심할 수 있고, 또 공감이 될 것 같았다.
사고가 나고 거의 20일이 지난 3월 6일에 노트북을 켜고 MBC 라디오 창을 열었다. 방송국에 사연 보내는 것은 처음 해 보는 일이다. 그동안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쓰고 글쓰기 플랫폼 브런치에 글도 쓰고 있지만, 방송 사연은 뭔가 조금 달라야 할 것 같았다. 대화 글도 중간에 넣고 숨기고 있던 속마음도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사연을 써서 '일반 사연'에 올렸다.
MBC 라디오 <여성시대> 게시판에는 그날도 정말 많은 사연이 접수되어 있었다. 사연이 채택되리란 확신은 없었는데 사연을 접수한 다음 날인 토요일에 문자가 왔다. 처음으로 보낸 사연이 채택된 거다. 사연이 채택되어 3월 9일에 방송될 예정이라는 문자였다.
내 사연이 방송되었던 3월 9일, 아침부터 'MBC 라디오'를 켜놓았다. <여성시대>는 오전 9시 5분부터 11시까지 진행된다. 내 사연은 세 번째로 방송에 나왔는데 방송으로 들으며 그날 사고 나던 순간이 생생하게 다가왔다. 진행자인 양희은님 말씀처럼 '액땜했다'라고 생각하며 자책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고로 우울했는데 <여성시대> 사연 채택으로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이벤트로 크게 위로받은 느낌이었다.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으로 줄어든다'라는 말처럼 슬픔을 나누었더니 속상한 마음도 줄어들었다. 이젠 속상해하지도, 자책하지도 말아야겠다. 그냥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사고였을 뿐이다.
사연 채택 후 받은 푸짐한 상품

▲MBC 라디오 '여성시대'에서 보내준 상품네 가지 상품 중 가장 먼저 도착한 것은 청송 사과 한 상자였다. ⓒ 유영숙
방송이 나가고 일주일쯤 뒤에 MBC 라디오 <여성시대>에서 상품 수령 관련 문자가 왔다. 상품 수령을 위해서는 당첨 상품 조회 사이트에서 당첨내역 확인 후 직접 배송받을 주소를 입력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처음에는 '청송 사과'를 보내준다는 문자 하나인 줄 알았는데 다시 확인하니 상품을 네 가지나 보내준다며 문자가 네 개가 와 있었다. 상품은 '청송 사과' 외에 '간편식 세트'와 '원두커피 세트', '타월 세트'였다. 상품을 네 가지나 보내주다니 감동이 되었다.
"여보, <여성시대>에서 상품을 네 가지나 보내준다네요."
"당신 사연이 특별해서 그럴까요? 상품을 그렇게 많이 보내준다니 고맙네요."
상품이 언제 올까 기다렸는데 상품 중 가장 먼저 도착한 것이 '청송 사과'였다. 남편과 아침에 커피를 내려서 과일을 넣은 샐러드를 먹는데 사과는 기본으로 꼭 들어간다. 요즘 제철이 아니다 보니 사과값이 비싸서 '금사과'라고 한다. 얼마 전에는 그리 크지 않은 사과였는데 사과 여섯 개에 2만 4800원을 주고 샀다. 상품으로 사과를 보내주니 반가울 수밖에 없다.
사연이 지난 3월 9일에 방송되었으니 방송 후 한 달 반 정도가 지나서 상품이 배송되었다. 사과가 작은 상자로 배송될 줄 알았는데 큰 상자에, 그것도 먹을만한 사과 두 종류가 배달되어 기쁨도 두 배가 되었다. 아침에 상품으로 받은 사과를 넣은 샐러드로 아침 식사하며 남편과 앞으로는 다치지 않도록 조심하자고 다짐했다.
물론 사고는 늘 예고 없이 일어나지만, 그래도 돌다리를 두드려보고 건너듯이 조심하면 사고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내 생애 가장 큰 사고였지만, 라디오 방송을 타면서 큰 위로가 되었다. 거기다 상품까지 받고 보니 보너스까지 받은 기분이다.

▲남편과 아침에 주로 먹는 샐러드기본 샐러드 채소에 사과와 오렌지, 달걀, 견과류, 요플레를 넣어 샐러드를 만들어 아침마다 먹고 있다. 집에 과일이 있으면 있는 과일도 넣는다. 소스는 올리브오일과 발사믹 식초를 4대 1로 섞어서 뿌려 먹는다. ⓒ 유영숙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유영숙 시민기자의 개인 브런치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