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평 양서파충류생태공원에 들어서면 입구에서부터 거대한 뱀(?)이 관람객들을 맞아준다. ⓒ 김종수
전라남도 함평군 신광면 학동로에 위치한 '양서파충류생태공원'은 체험형 생태 관광지로 주목받고 있는 곳 중 하나다. 국내 최대 양서·파충류 전문 전시관으로 한국관, 사막관, 열대관, 체험관, 아나콘다관, 교육관 등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89종 700여 마리를 관람 및 체험할 수 있다.
지난 24일, 이곳에서 가장 먼저 느낀 점은 '낯섦'과 '호기심'이 동시에 존재하는 독특한 분위기였다. 파충류라는 소재 자체가 주는 거리감에도, 전시관에 들어선 순간부터 관람객들은 예상보다 빠르게 그 간극을 좁혀나가고 있었다.
입구를 지나 전시장 내부로 들어서자 유리 너머에서 움직이는 다양한 파충류가 눈에 들어왔다. 길게 몸을 말아 휴식을 취하는 다양한 종의 뱀부터, 벽면을 타고 오르는 도마뱀, 느릿하지만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거북이까지 종별 특징이 뚜렷했다.
나도 모르게 발걸음이 늦춰지는 가운데 볼파이톤과 같은 비교적 온순한 뱀을 비롯해 화려한 무늬를 가진 콘스네이크, 그리고 특유의 체형으로 인기 있는 레오파드게코 등 다양한 종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실내 구조도 해당 파충류가 살고 있을 것 같은 형태로 구성됐다. ⓒ 김종수

▲‘양서파충류생태공원’에는 다양한 종의 뱀이 가득하다. ⓒ 김종수
실제 서식 환경 구현, 몰입도 높인 전시 구성
이곳 박물관의 눈에 띄는 특징 중 하나는 단순 진열형 전시를 넘어, 실제 서식 환경을 재현한 공간 구성에 있다. 열대 환경을 구현한 전시 구역에 들어서자 온도와 습도, 식생까지 세밀하게 조성되어 있어 관람객이 자연스럽게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
나뭇가지 위에 몸을 감고 있는 도마뱀류나 바위 틈에 몸을 숨긴 파충류의 모습도 관찰할 수 있었다. 특히 이구아나처럼 비교적 큰 체구를 가진 개체는 관람객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또 다른 전시관에서는 단단한 등 껍질을 지닌 설가타거북이 느릿하게 움직이며 특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러한 연출은 관람 경험의 질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한다. 단순히 생물을 '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해당 생물이 살아가는 환경을 함께 체험함으로써 이해도를 높이기 때문이다. 필자와 함께 이곳을 찾은 지인은 "영상으로 볼 때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 실제 환경을 어느 정도 느낄 수 있어 더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사막관에 들어서면 사막에서 살고있는 파충류들이 모여있다. ⓒ 김종수
체험 프로그램으로 확장된 '참여형 관람'
양서파충류생태공원이 차별화되는 또 다른 지점은 체험 프로그램이다. 일부 구간에서는 사육사의 지도 아래 파충류를 직접 만져보는 체험이 가능하며, 먹이 주기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다.
필자가 참여한 체험 프로그램 현장에서도 관람객들의 반응은 뚜렷하게 갈렸다. 처음에는 망설이거나 뒤로 물러서는 모습이 많았지만, 실제 체험이 시작되자 분위기는 빠르게 바뀌었다. 특히 체험에 활용되는 볼파이톤이나 레오파드게코는 비교적 온순한 성격으로 알려져 있어 초보 체험자들도 부담 없이 참여하는 모습이었다.
파충류를 직접 만져본 관람객들은 일행들과 함께 소감을 주고받으며 특별한 체험을 즐겼다. 특히 아이들의 반응이 좋았다. 이러한 체험은 단순한 흥미를 넘어 인식 변화를 이끌어내는 역할을 한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부정적 이미지나 두려움을 줄이고, 생물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먹이 주기 체험에서는 뱀이나 도마뱀의 빠른 반응과 정확한 움직임을 가까이서 확인할 수 있었다. 관람객들은 자연스럽게 집중하며 생태적 행동에 관심을 보였고, 단순한 관람을 넘어 '학습의 순간'으로 이어지는 모습이었다.

▲‘양서파충류생태공원’ 상당수 건물들은 컨셉에 맞게 만들어져있다. ⓒ 김종수
생태 교육과 지역 관광을 잇는 거점
현장을 둘러보며 확인할 수 있었던 또 하나의 특징은 '교육적 기능'이다. 박물관 곳곳에는 생태 보전과 관련된 설명이 배치되어 있으며, 일부 전시 개체는 보호가 필요한 종으로 소개되고 있다. 이를 통해 관람객은 자연스럽게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사육사 해설 프로그램 또한 이러한 역할을 강화한다.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각 파충류의 생태적 역할과 특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다. 예를 들어 뱀은 설치류 개체 수 조절에 기여하고, 도마뱀은 곤충을 먹으며 생태계 균형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이곳을 돌아보고나니 파충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나 거리감은 현장에서의 경험을 통해 상당 부분 해소되는 느낌이었다. 물론 개인 성향상 여전히 친근하지는 않지만 편견은 상당수 덜어졌다.
최근 관광 트렌드가 '경험'과 '학습'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화하는 가운데, 양서파충류생태공원은 이러한 흐름에 부합하는 장소가 아닐까싶다. 낯선 생명을 가까이에서 이해하고, 직접 경험하며, 새로운 시각을 얻는 공간. 그런 점에서 이곳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의미 있는 체험 장소로 추천할만 하다.